[줌인]문선명 사후 ‘형 만한 아우’가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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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7남 문형진이 3남 문현진 제치고 장례위원장… 4남 문국진은 장례부위원장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7남으로 성화위원장(장례위원장)인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이 빈소 참배객을 접견하고 있다.


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9월 3일 별세함에 따라 통일교를 비롯한 재단의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월 15일 치러질 영결식을 앞두고 6일 발표된 공고에서 성화위원장(장례위원장)은 7남인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33)이 맡았다. 통일교가 공식적으로 문형진 세계회장이 문 총재의 후계자임을 알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형진 목사는 2008년 세계회장에 취임했다. 통일교 측에서는 문 총재의 부인인 한학자 여사가 총재직을 맡을 것이라고 알려졌다. 통일교 안호열 대외협력실장은 “한학자 여사가 원래 공동총재를 맡고 있는 만큼 그 자리에 계속 있는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종교 후계자는 문형진 세계회장”이라고 설명했다.

4남인 통일그룹 문국진 이사장(42)은 유족으로는 문 목사에 이어 두 번째로, 장례부위원장으로는 첫 번째로 이름이 올려졌다.

종교는 문형진 세계회장이 맡고, 통일그룹의 경영은 문국진 이사장이 맡는다는 통일교 측의 설명이 장례위원 명단에서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애초 장례명단에는 3남이 빠지기도
반면 장남·차남이 사망해 실질적인 장남인 3남 문현진 통일교세계재단(UCI재단) 이사장(43)의 이름은 유족칸에만 네 번째로 올려졌다. 당초 언론에 처음 보내진 명단에는 문현진 이사장의 이름이 없었다. 문현진 이사장 측 인사는 “문현진 이사장뿐만 아니라 문현진 이사장 가족의 이름도 없었다”고 말했다. 통일교 관계자는 “문현진 이사장의 경우 혈통논리를 따라야 할지 조직논리를 따라야 할지 통일교 내부에서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현진 이사장의 이름이 겨우 올라갔지만 다소 논란이 있었다는 점을 토로한 것이다. 한때 통일교의 2인자이자 3남 문현진 이사장의 장인인 곽정환 전 세계평화초종교초국가연합 회장은 장례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7일 현재까지 문현진 이사장은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청심평화월드센터에 마련된 빈소를 방문하지 않았다. 통일교 측은 “못 오게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이사장 측 한 관계자는 “(가평쪽에서) ‘오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빈소는 꼭 가평에만 차려지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별도로 마련된 빈소에서 참배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몇년 사이에 통일교는 문선명 총재의 7남·4남과 3남 사이 형제간의 갈등으로 몇 건의 소송이 국내외에서 진행됐다. 이 소송에서 문 총재의 부인인 한학자 여사는 7남·4남의 편에 섰다. 결국 3남인 문현진 이사장이 문 총재 가족과 갈등하는 구도가 됐다.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3남인 문현진 이사장(왼쪽부터), 4남인 문국진 이사장, 7남인 문형진 세계회장.


대표적인 것은 여의도 파크원 관련 재산 소송이다. 주차장이던 이곳의 땅 주인은 통일교 재단이다. 이곳에 오피스 건물과 비즈니스 호텔을 짓는 파크원 개발사업은 Y22디벨롭먼트 회사가 자산 및 개발 관리를 맡고 있다. 통일교 재단과 Y22사 간의 분쟁이 생기면서 통일교 재단은 지상권 반환 소송을 냈으나 두 차례 패소했다. 여기에는 현재 통일교 재단 이사장인 4남 문국진씨와 3남 문현진 UCI재단 이사장의 갈등이 얽혀 있다. 계약 당시 통일교 재단 이사장이 바로 문현진 이사장의 장인인 곽정환씨였기 때문이다. 통일교 재단 측은 곽 전 이사장이 Y22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갖고 있다.

형제간 갈등으로 국내외 소송 진행
통일교 측의 관계자는 “문선명 총재가 문현진 이사장이 (통일교의) 공적 자산을 마음대로 한다는 것을 알고는 문현진 이사장과는 거리가 생겼다”고 말했다. 반면 문현진 이사장 측은 “국내외에서 모두 7건의 소송이 진행됐지만 모두 문현진 이사장이 승소했다”고 말했다. 문현진 이사장 측은 후계자가 7남인 문형진 세계회장이라는 통일교 측의 주장에 대해 “통일교의 원리에는 후계자라는 개념이 없다”면서 “후계자 논쟁은 무의미하며 문 총재의 뜻과 정신을 상속하고 실천하는 자가 바로 후계자”라고 말했다.

통일교 관계자는 문현진 이사장 측의 후계 관련 주장에 대해 “(문현진 이사장이) 후계자라고 주장하고 싶다면 상주의 도리로서 일단 빈소에 먼저 얼굴을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2009년 문총재 가족 취재기

200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문 총재의 구순 행사는 통일교 재단의 후계구도를 예견할 수 있는 자리였다.

2009년 1월 31일 미국 뉴욕에서는 2000여명의 신도가 운집한 가운데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구순 행사가 성대하게 펼쳐졌다. 뉴욕 도심의 맨해튼센터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는 문 총재를 비롯한 온가족이 참석했다. 행사의 주인공은 문 총재였지만 주목받은 인물은 7남인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이었다. 문 총재가 부인인 한학자 여사와 함께 중앙에 앉았고, 문 총재의 오른쪽 편에 문형진 세계회장과 그의 부인이 앉았다. 그리고 문 총재의 왼쪽 편에는 문 총재의 아들과 딸, 손자·손녀가 자리를 잡았다.

가족석 가운데에 왠지 모르게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가 있었다. 3남인 문현진 UCI재단 이사장이었다. 4남인 문국진 통일그룹 이사장의 표정과는 사뭇 달랐다. 실질적인 장남인 문현진 재단 회장이 문선명 총재의 사후 통일교를 이끌고 나갈 것이란 관측이 오래 전부터 제기됐으나 문국진·문형진 형제가 한국에 와서 문국진 이사장은 사업을, 문형진 세계회장은 종교 분야를 나눠 맡으면서 이런 관측은 수그러들었다. 문선명 총재가 문현진 이사장에게 단지 NGO사업만을 맡긴 채 통일교의 핵심적인 부분을 문국진·문형진 형제에게 넘겨줬기 때문이다. 문국진 그룹 이사장은 그룹의 경영을 맡은 이래 많은 성과를 거둬 문 총재에게서 사업 수완을 인정받았다.

2009년 2월 1일 문선명 총재를 인터뷰하기 위해 자택인 이스턴 가든을 찾았다. 한국에서 온 기자들을 맞이한 것은 문국진·문형진 형제와 문인진 미국 총회장(문선명 총재의 둘째딸)이었다. 비록 문 총재의 인터뷰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들 삼남매의 인터뷰가 즉석에서 성사됐다. 문인진 미국 총회장은 한때 통일교 2인자였던 박보희 전 세계일보 사장의 며느리다.

기자들이 삼남매에게 궁금해한 것은 바로 문선명 총재 사후의 후계구도였다. 문형진 세계회장이 “종교쪽만 맡았다”고 겸손하게 이야기하자, 곧 문국진 이사장이 동생을 치켜세웠다. 문 이사장은 “형진 동생이 영적 지도자”라면서 “아버님도 동생이 종교적 후계자임을 공식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문형진 세계회장은 문 이사장의 말을 받아 “사업은 형이 맡고 미국쪽은 누나가 맡는다”며 삼남매의 역할에 대해 답변했다. 이에 대해 문 이사장은 “중심은 교회”라며 동생인 문형진 세계회장에 대한 각별한 배려를 나타냈다.


<윤호우 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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