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의 한 하천변, 시장 골목 초입. 이곳에는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이 모이는 순댓국집이 있다. “동태찌개 돼요?” 지난 10월 13일 저녁, 식당으로 들어선 김형철씨(59)는 메뉴에 없는 동태찌개를 찾았다. 메뉴판에 순댓국, 머릿고기, 수육은 있었는데 동태찌개는 보이지 않았다. “미리미리 얘기했어야지. 오늘은 동태가 없어, 동태가.” 주인은 핀잔을 줬다. 김씨는 친구와 둘이 와 순댓국 하나만 시켰다. 그는 ‘이가 나빠’ 국물을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셨다. “원래 누이가 이 해준다고 했는데, 말이 없네. 아직….”
김형철씨의 치아는 겉이 질긴 순대를 씹지 못할 정도로 약하다. 가끔 들어오는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그는 치과에 다닐 형편이 되지 않았다. 순댓국집에는 이가 안 좋지만, 치과에는 가지 못하는 손님이 적지 않게 찾아온다. 주인은 “손님 절반은 건더기가 무른 찌개를 찾는다”고 했다. 잇몸으로 으깨 삼킬 수 있는 동태찌개가 이들을 위해 주인이 내놓는 특별메뉴다. 순댓국 한그릇에 6000원인데다 메뉴에 없는 음식도 만들어주기에 삶이 고단한 이들의 단골집이 됐다.
소득 수준에 따라 벌어지는 건강격차는 상식처럼 받아들여진다. 치아의 세계에서 건강 격차는 더 크게 다가온다. 전체 진료비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64.2%지만 치과 진료비는 그 절반 수준이다(32.15%). 상태에 따라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들어가는 치과 치료는 먹고살 만한 이들에게도 부담이다. 소득이 적다면 치과 치료는 후순위로 늘 밀린다. 목돈 드는 치과 치료 대신 하루 세끼 챙겨먹는 데 돈을 쓰는 게 나은 선택이다.
저소득층의 치아는 일상을 버티는 데 쓰이다가 사라진다. 치통이 심해 스스로 이를 빼는 이들도 적지 않다. 노인세대에 이르면 남아 있는 치아 개수가 인생사를 말해준다. 만 65세 이상 노인 3405명을 조사한 결과, 소득 1분위의 평균 치아 개수는 15개였지만 소득이 가장 많은 소득 5분위의 평균 치아 개수는 20.6개라는 연구 결과(제7기 국민건강영양조사)도 확인된다.
치아로 확인하는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가난하면 이가 안 좋다’라는 말만으로 함축할 순 없다. 치과 진료를 챙길 여유조차 없었던 생애가 치아에 새겨져 있다.
■입안엔 삶의 흔적이 있다
이현준씨와 박상우씨는 1958년생 동갑내기다. 부산에서 월세 15만원, 23만원하는 월세방·여인숙에 각각 산다. 이현준씨는 11개, 박상우씨는 왼쪽 위 어금니가 딱 하나 남았다. 이현준씨는 지난 1년 사이 어금니 3개가 깨졌다. 지금은 임시 틀니를 한다. 어렸을 때는 치과도 꼬박꼬박 다니며 간수했던 이였다.
“저 같은 경우는 통증은 없었는데, 밥 먹다가 부러져 버린 거예요.” 이현준씨가 한쪽 이를 보여주며 말했다. “사업 망하기 직전까지 바빠 치과를 못 갔는데, 그사이 (이가) 나빠진 거죠 뭐.” 건설기계 사업이 커지면서 치아를 관리하지 못했고, 사업이 기운 뒤에는 돈이 없어 치과를 찾지 못했다. 잇몸이 주저앉아 위아래 앞니가 길쭉해보였다.
박상우씨도 통증은 없다. 이가 다 빠져버려 통증이 없다. 10년 전, 20년 전에는 이와 잇몸이 늘 아팠다. 스무 살 이후 통증이 시작됐는데 태어나 단 한 번도 치과에 가지 못했다. 40대 중반, 지인의 지인을 통해 견적을 받아보니 1000만원 가까이 나왔다. 약국에서 받은 진통제로 통증을 해결했다. 부기가 가라앉기만을 기다렸다. 눈물이 흐를 만큼 아파 흔들리는 이를 손으로 직접 빼기도 했다. 직접 발치한 이만 3개가 넘는다.
“신경을 안 썼다기보다는 치과에 가는 걸 망설였던 것 같아요. 돈이 감당이 안 될 것 같으니까…. 참다 보니 참을성도 강해졌어요” 박상우씨가 웃으며 말했다. “공사판 막노동이라도 해야 하니 눈 건강은 지키려 했어요” 병원에 들러 치료라도 받은 건 오른쪽 눈이었다. 지금은 실명에 가까운 상태다.
망가진 치아는 몸과 마음의 자존감을 낮춘다. 음식물 섭취가 잘 안 되면 체중 감소로 이어진다. 이가 빠지면 얼굴도 변해 사회활동에 소극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현준씨는 지역에서 노래 봉사활동을 하는데 자꾸 발음이 새 요새는 행사 세팅과 뒷정리만 한다. 박상우씨는 집에서 과일즙과 미음을 해먹는다. 언제부턴가 “제대로 먹을 수 없으니 모임도 거의 안 나간다.” 답답할 법한 마스크가 박상우씨에겐 자신감을 안겨준다. “코로나가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죽을 때까지. 마스크 끼면 더 마음 편하고, 환하게 웃고 그래요.”
종종 치아 상실은 “분노와 좌절의 기폭제”(이재안 부산지역 사회복지사) 역할을 한다. 사회복지 일선 현장에는 사업실패나 해고로 소득이 확 줄었을 때, 이까지 나빠지면 삶의 의욕을 상실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들어온다고 한다. 박인순 부산·경남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건치) 공동대표는 “일본에선 노인들이 치아 개수에 따라 사회활동폭이 달라진다는 연구도 있다. 치아 건강이 치매처럼 노인질환과도 연결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악순환의 굴레
지난 10월 19일 저녁 7시 30분, 서울의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의 한 고시원 건물 1층. 경기 부천에서 치과의사 1명과 치위생사 2명이 무료 진료를 나왔다. 진료 시작 30분 전부터 대기하는 환자만 30여명. 구직 중인 정영수씨(49)는 끝에서 세 번째 환자였다. “어렸을 때부터 이가 안 좋았는데 치과 가는 데 공포감이 있었어요.” 정영수씨가 마스크를 낀 채로 말했다. “지난해에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턱관절을 다쳤더니 그 이후로는 댐 무너지듯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정영수씨에게 남은 치아는 아래 4개, 위에 6개다. 턱관절 수술을 하면서 치아를 4개나 뺐다. 치아 상실의 영향은 연쇄적이다. 최근엔 경제활동도 어려워졌다. “관리직 주임으로 면접을 몇 번 봤는데, 치아가 안 좋아진 뒤에는 다 떨어졌어요. 외부 사람들 만나야 하는데 괜찮겠냐고 묻는 분들도 있었고요.” 마음이 답답해 건강보험공단에 전화를 걸었더니 “치아 손실은 장애가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날 세 번째로 진료를 받은 이선혜씨(50)도 사고로 이를 잃었다. 그는 마트 캐셔나 식당 일을 주로 한다. 올해 초 반지하방 계단을 내려가다 넘어져 앞니 3개가 깨졌다. 지금까지 어금니까지 합쳐 치아 7개가 빠졌다. 왼편 치아로만 음식물을 씹는다. 요즘엔 다섯 살 손녀까지 돌봐주면서 스트레스가 커져서인지 앓던 치주염이 더 심해졌다. 입안 건강이 나빠지면서 지병인 당뇨도 더 악화됐다. 치아 상태는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폐렴과 연관이 있다.
치아상실에서 시작되는 악순환의 굴레는 입 안팎에서 작용한다. 사고로 이를 한꺼번에 잃으면 어디부터 치료를 받아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그사이 빠진 치아에 기대고 있던 이가 빈 공간으로 기울면서 치아는 또 손상된다. 치아상실로 구강 건강이 나빠지면 정영수씨처럼 재취업 실패를 경험하거나 기존 질병의 악화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이날 진료소를 방문한 박민수씨(54)나 최지민씨(39)는 이가 각각 7, 8개밖에 없어 소화불량에 위장병을 달고 산다. 이 같은 사례는 진료소에서 쉽게 목격됐다. 재취업에 실패해 소득이 줄거나 다른 질병이 악화되면 앞으로도 값비싼 치과 치료는 요원해진다.
치과 치료를 주저하는 게 반드시 돈 때문만은 아니다. 이를 치료하려 적금까지 깰 마음 먹고 치과를 찾더라도 “자신을 반기지 않는 치과를 경험하고 나면 자포자기하는 분들이 제법 된다”(조병준 건치 공동대표). 미국 빈곤 여성의 생존기를 담은 책 <핸드 투 마우스>는 “치아는 우리의 빈곤 상태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표지”라면서 치과 치료 중 필로폰 투약자로 의심받은 저자의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행색과 치아 상태만으로 내린 편견어린 판단이었다고 지적한다.
치과 질환은 다른 질병과 달리 환자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경향이 짙다. “양치질을 열심히 안 해서 그런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꼭 개인을 탓하기만은 어렵다. 양치와 무관하게 타고난 모양에 따라 치과 질환을 얻기도 하며, 양치질을 자주 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하는 곳곳의 현장에서 점심식사 직후 양치질이 늘 가능한 건 아니다. 박인순 부산·경남 건치 공동대표는 “제도가 구강 건강 불평등을 초래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 치과 치료를 불편하게 만드는 환경 자체가 불평등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벌어지는 ‘격차’
어릴 적 자신의 유치가 몇 개나 빠졌는지 직접 세어보는 아이는 드물다. 부모가 돌보지 않으면 유치-영구치 교체를 모른 채 지나갈 수 있다. 어린 나이부터 스스로를 챙겨야 했던 진희(18)는 앞니 한 개만 유독 작은 게 늘 이상했다. 치과에 가보니 “앞니하고 안쪽 어금니까지 7개나 유치라고 하더라고요.” 진희에겐 유치를 대신할 영구치가 잇몸 속에 매복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치과의사는 “평생 유치로 살아야 한다”고 알렸다.
영구치와 유치가 뒤섞이면서 부정교합이 심해졌다. 학년이 바뀔 때마다 음식물 섭취가 점점 어려워졌다. 하루 한 끼만 먹어도 소화가 안돼 속이 더부룩했다. 고등학생인 진희의 키는 153㎝. 제대로 씹으려면 치료비로만 400만원 가까이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버지와 둘이 사는 진희는 기초생활수급자다. 무리해 치료를 시작했다가 1년만에 포기했다가, 비영리재단의 지원으로 올초부터 치료를 재개했다. 민간에선 “의료비 지원 신청을 받으면 30~40%가 치과치료비 지원으로 결정된다”(박애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 과장)고 한다. 진희는 “치료비 때문에 치과 다녀온 날은 엄마 눈치가 너무 보인다는 친구도 있다”고 했다.
치아 상태로 어려움을 겪는 건 어른들만의 일이 아니다. 전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론 나쁘지 않은데 꼭 한두 명씩 어린 나이에, 식사를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입안이 무너진 사례가 발견된다”(박인순 부산·경남 건치 공동대표). 뇌수술을 한 진우(12)는 합병증으로 잇몸이 상하면서 이가 하나둘 빠지기 시작했다. 유진(12)이는 영구치로 난 ‘6번 어금니’가 없었다. 충치로 빠졌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과자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많았다.
아이를 돌보는 이들의 소득 수준은 아동·청소년의 구강 건강 격차를 벌리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격차를 곧 불평등이라고 한다면, 아이들 사이 구강 건강 불평등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류재인 경희대 치과대학 교수·한동헌 서울대 치과대학 교수가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만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의 치과 미치료율에서 소득 수준 상(5.9%)과 하(16.9%)의 격차가 눈에 띄었다. 이는 소득 수준을 다섯 단계(하-중하-중-중상-상)로 나눠 계산한 수치다.
격차가 줄어든 것도 아니다. 미치료율의 소득수준 상과 하의 차이가 2009년과 2019년이 거의 비슷했다. 상·하 모두 미치료율이 개선(하: 31.4%→16.9%, 상: 20.9%→5.9%)됐지만, 소득에 따른 격차만큼은 좁혀지지 않았다.
격차는 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된 뒤에도 이어진다. 류재인·한동헌 교수의 분석 자료를 보면 만 19세 이상 성인의 ‘치과 질환 미치료율’도 저소득층에서 확연히 높았다. 소득수준 ‘상’(24.7%)보다 ‘하’(37.5%)에서 치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진료받기를 포기했다고 응답한 사례가 많았다. 치료하지 못한 이는 취식 제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음식물을 씹어먹기 불편하다고 한 이들 중에서도 소득수준 하(23.9%)와 상(13.8%)의 격차가 났다.
노인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 기준으로 만 65세 이상 노인에서 ‘20개 미만 치아보유율’을 보면, 소득수준 하(50.2%)와 상(36.4%)의 차이가 보였다. 같은해 씹기 불편하다고 호소한 노인의 비율도 소득 수준 하(42.7%)와 상(31.7%)의 격차가 확인된다. 남아 있는 치아가 상대적으로 적으니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정부도 아는 불평등
정부도 “경제적 격차가 구강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진다는 사실”(보건복지부 아동 치과 주치의 사업 보도자료·2021년 4월)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치과 진료비를 낮추는 ‘보장성 강화’는 더디다. 치과 보장성은 느리게 확대되는 동안 소득 격차는 더 벌어지는 게 현실이다. 정부의 ‘구강병 예방서비스 격차 완화 성과지표’(2019년 기준)를 보면 소득에 따른 아동 청소년(6~18세) 치아홈메우기 이용률·성인 스케일링 이용률 격차가 2015년에 비해 오히려 늘어났다.
경제적 격차에 따른 ‘구강 건강 불평등’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심해질 가능성도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8월 12일 “시급하지 않은 치과 치료는 미룰 것”을 권고했다. 입을 벌리고 진행하는 진료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키운다는 게 이유였다. 치과 병·의원은 거리 두기 지침을 지켜가며 문을 열었지만, 무료 치과 진료소는 상당수가 잠시 문을 닫았다. 상당수의 저소득층, 장애인, 이주노동자, 해고노동자들에게 ‘치과의원’ 역할을 했던 곳들이 코로나19 기간에 잠시 사라진 것이다.
류재인 교수는 “구강 건강 불평등은 정부 안팎에서 큰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개선도 느린 편”이라며 “일부 건강보험 급여화되는 범위가 늘었다고 해도 여전히 자가부담금이 높은 수준이라 급여화 범위를 늘리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급여화 확대와 더불어 예방사업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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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에 따라 구강 건강 격차가 벌어지는 현실을 개선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치과 진료 보장성 강화’가 기본 과제라고 말한다. 한국 치과병원과 치과의원의 진료비 보장률은 전체 진료비 건강보험 보장률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재정에는 우선순위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장성 강화’는 장시간에 걸쳐 이뤄질 수밖에 없다. “저소득층이 접근하기 쉬운 치료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예방 차원의 진료를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한동헌 교수)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저소득층 노인에게는 ‘틀니 보장’의 효과가 큰 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틀니·임플란트의 소득수준별 수진율(치료받은 비율)을 보면 소득 수준이 낮은 의료급여 대상자는 틀니를, 소득 상위 계층은 임플란트를 주로 택했다. 현재 틀니와 임플란트의 만 65세 이상의 본인부담금은 전체 비용의 30%다.(임플란트는 최대 2개) 보통 전체틀니는 37만원, 임플란트는 35만원 수준이다. 임플란트는 개당 가격이기 때문에 틀니가 저소득층에게 접근성이 더 좋다. 전문가들은 “틀니의 본인부담금(37만원)이나 건강보험 적용 연령을 더 낮춰 저소득층 노인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아동들의 구강 건강 격차는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조금 더 복잡하다. 한국 아동의 구강 건강은 선진국에 비해 대체로 좋지 않은 데다, 소득 수준에 따른 구강 건강 격차도 큰 편이다. 한국의 만 12세 충치 경험 영구치 지수는 1.8로 영국(0.8), 독일(0.5) 등에 비해 높다. 만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의 ‘치과 미치료율’의 소득 격차는 11%포인트(소득 ‘상’ 5.9%, 소득 ‘하’ 16.9%)에 이른다(2019 국민건강영양조사).
아동에게는 ‘예방’에 방점을 찍고, 치과의 문턱을 낮춰주는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치료 중심의 접근은 상류에서 떠내려온 사람을 하류에서 구조대가 건져올리는 작업만 반복하겠다는 것”(정승화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이라는 지적처럼 불평등 구조를 제대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기 점검부터 유도해야 한다. 예방은 미래의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아동치과주치의 건강보험’은 예방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전문가의 호응을 얻고 있다. 만 12세의 아동 모두에게 ‘치과 주치의’를 선정해주고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하게 하는 사업으로, 올해 5월부터 광주와 세종을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아직은 불소를 도포해주고 구강교육을 해주는 정도지만, 지역과 항목을 확대해 시행한다면 저소득층 아동에게도 치과의 문턱을 낮추게 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김원진·송윤경 기자 one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