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몸이 나에게 보내는 경고

인체는 하루 동안 음양의 사이클을 반복하며 정상 컨디션을 유지한다. 아침에 양의 기운이 왕성해져 활동적으로 하루를 보내면 저녁부터는 음의 리듬으로 돌입해 하루의 독을 풀어내고 다음날을 맞이한다.

이런 음양의 활동과 가장 일치하는 신경계가 자율신경계다. 인간의 의지와 관계 없이 스스로 작용하기 때문에 자율신경계라고 불린다. 사람이 활동을 시작하려면 양의 기운이 돌아야 한다. 이는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가 전체적으로 높아진 상태를 의미한다. 교감신경계가 극단적인 우위를 점하게 된 때는 싸움을 하거나 화가 나서 흥분된 경우다. 긴장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일을 하거나 스트레스가 지속될 경우에도 교감신경계가 우위를 보인다. 이런 경우 근육이 긴장하며 약간 굳어진다.

몸이 이완되고 소화작용을 할 때는 부교감이 우위가 되는 음의 상태가 나타난다. 긴장이 지속되면 부교감 신경을 억제해 분비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침 분비가 줄어 입이 마르고, 위액 분비도 줄어들어 소화 장애가 온다. 그리고 심장이 자주 두근거리면서 말초혈관이 긴장해 수축하게 되면 말초순환이 줄어들어 냉증을 느끼게 된다. 수족냉증과 추위를 많이 타는 현상이 나타난다. 장 리듬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다. 위장에 음식이 들어왔는데도 잘 움직이지 않게 되어 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면역 기능이 떨어지고 몸의 배기가스인 활성산소가 올라간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질환은 양의 항진 상태가 지속되면서 배출되지 못한 독소가 누적되어 발생한다. 처음엔 우리 몸이 어떻게든 복구시키지만 양항진상태가 반복적으로 지속되면 쉬어도 풀리지 않는다. 위에서 말하는 증상은 몸이 자신에게 보내는 경고다. 평소에 숨을 천천히 들이쉬고 내쉬고, 약지를 제외한 손가락 끝을 자극해줘도 해소 효과가 있다. 2000년 전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엔 ‘여름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고, 겨울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 몸은 빛과 함께 깨어나고 잠든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도 완전히 자연에 순응할 순 없지만 너무 어긋나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철훈 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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