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알바로 내몰면서 대학경쟁력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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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치훈 연세대 총학생회장

[목소리]“학생들 알바로 내몰면서 대학경쟁력 타령”

2008년 한국의 20대는 ‘88만 원 세대’로 불린다. 올해부터는 여기에 새로운 꼬리표가 하나 더 붙을 전망이다. 2008년 대학 등록금이 10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20대는 ‘등록금 1000만 원 세대’가 됐다. 그런 가운데 고려대, 단국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등 서울 소재 5개 대학 총학생회가 ‘세상을 바꾸기 위한 대학생들의 교육 권리 찾기 공동체’(약칭 세대교체)가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 투쟁에 나섰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성치훈씨(환경공학과 4학년)의 입을 빌려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세대교체는 언제 결성됐나.
“지난해 12월 대선 전 대선 후보들에게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고대 총학생회와 함께 연대한 게 출발점이다. 이후 좀 더 많은 대학과 연대하여 1월 등록금 협상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5개 학교 총학생회가 뭉쳤다. 지난 2월 4일에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세대교체의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등록금에 대한 국고보조금을 확충해달라는 것이다. GDP 대비 고등교육비 공부담 비율을 OECD 평균 수준인 1%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다음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등록금 관련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등록금 문제를 협의할 수 있는 정기적인 토론의 장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고등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연세대는 등록금 협상이 이미 끝난 상태인가.
“2008년 등록금 인상률은 1월 30일에 이미 결정됐다. 연대의 경우 2005년까지 매년 열리던 등록금책정심의위가 2006년 교수들의 불참으로 힘을 잃은 뒤 등록금책정협의위원회로 바뀌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다섯 차례 등협위를 열었는데, 당시 학교 관계자의 첫마디가 ‘결정은 대학이 하고 등협위에서는 학생들 얘기만 듣는 게 전부’라는 것이었다. 1월 30일에 인상률이 최종 결정됐는데, 그것도 8.9%로 결정됐다는 사실을 학교 측에 전화해보고 알았다. 협상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

학생들이 요구한 인상률은 몇 퍼센트였나.
“인상률이 문제가 아니라 등록금 결정이 학생들을 배제한 상태에서 비민주적으로 결정된다는 것과 등록금 자체가 너무 비싸다는 게 문제다. 재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연간 1000만 원 수준이다. 학자금 대출도 현재 2500명가량이다. 몇 년 전만 해도 1000명 대였는데 2000명 선을 넘어선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비를 벌기 위해 과외를 하는 학생이 늘었다. 평균 2개 정도로 주당 10시간 이상이 투입된다. 학생들이 전공 공부에 들이는 시간보다 많다. 학교 경쟁력이 학생 수준에 달려 있다고 볼 때, 이건 낭비다.”

남학생들의 경우 입대하는 방법도 있지 않나.
“오히려 입대를 꺼리는 분위기다. 연세대의 경우 2006년부터 올해까지 등록금이 200만 원쯤 올랐다. 제대하고 나면 등록금이 더 많이 올라 있을 테니 빨리 졸업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여학생들은 어떤가.
“선배들은 한 학기 정도 휴학하면서 기업체에서 인턴을 하기도 하는 등 비교적 여유 있게 학교 생활을 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어학 연수도 되도록 교환학생 형식으로 하는 방법으로 최대한 빨리 졸업하려는 추세다.”

대학들이 등록금을 경쟁적으로 인상하는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나.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국립대의 경우 세 번째, 사립대는 다섯 번째로 등록금이 비싸다. 그럼에도 대학 평가에서는 늘 최하위 수준이다. 등록금 인상을 통한 재정 확충이 대학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하느라 공부할 시간이 없다. 학생 수준이 낮은데 어떻게 대학의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나.”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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