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진 배달앱 시장, 공공배달앱은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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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는 좋으나 민간앱에 비해 불편하고 혜택 부족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배달앱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공공배달앱의 가장 큰 특징은 소상공인을 위한 낮은 수수료다. 하지만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배달앱 시장에서 공공배달앱이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서울시는 지난 8월 4일부터 ‘제로배달 유니온’에 입점할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 유니온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공배달앱으로 9월부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유니온에는 총 16개 민간 배달 플랫폼이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는 오는 10월 화성, 오산, 파주 3개 시·군을 시작으로 공공배달앱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내년에는 서비스 지역을 16개 시·군으로 확대하고 2022년에는 31개 시·군 전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경북도와 충북도, 강원 춘천시 등도 공공배달앱 관련 예산을 배정하고 사업을 검토 중이다.

배달의 명수는 왜 인기가 식었나

공공배달앱의 시작은 군산 ‘배달의 명수’다. 군산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입비, 중개수수료, 광고료가 없는 이른바 ‘3무’ 배달앱을 3월 13일 출시했다. 배달의 명수는 출시 이후, 배달의 민족(배민) 수수료 논란과 함께 주목을 받아 크게 성장했다. 출시 당시 5000여명이었던 가입자는 11만2000여명(8월 25일 기준)까지 증가했다. 가맹점 수도 480여곳에서 1067곳으로 늘었다. 그동안 주문액수는 38억5000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월별 실적을 보면 전망이 그리 좋지는 않다. 배민 수수료 논란이 한창이었던 4월과 5월 주문건수는 각각 2만9837건, 3만9558건이었으나 7월과 8월에는 2만9112건, 2만7000여건에 그쳤다. 주문금액도 4월(7억1400만원)과 5월(9억4700만원)에 급증하다가 6월부터는 내림세다. 7월에는 6억93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대해 사용자들은 취지는 좋으나 민간앱에 비해 불편하고 혜택도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군산지역 맘카페에는 “앱이 자주 다운된다”, “배민이나 요기요에 비해 가맹점이 적다”, “배민이 쿠폰을 자주 줘서 더 좋다”, “어차피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이가 없다”, “식당들이 배민 후기를 신경 쓰기 때문에 배민을 이용한다” 등의 내용이 많다.

군산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수수료만 빼면 민간앱이 편하다”라며 “배민은 주문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주문서가 나오는데, 배달의 명수는 주문 확인 누르고 주소도 하나하나 사람이 입력해야 한다. 바쁠 때는 배달의 명수를 아예 닫아놓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공공배달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배달의 명수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소해야 하는데, 일단 각 지자체가 들고나온 건 ‘민관 협력’ 방식이다. 경기도는 안정적인 플랫폼 운영을 위해 NHN페이코와 함께 배달앱 개발과 운영, 마케팅을 추진한다. 서울시 유니온도 한국간편결제진흥원, 민간배달앱 사업자가 협력한 민관 협력 방식이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편의성을 위해서 앱 개발과 운영은 민간에 맡기고 경기도는 지역화폐 유통망과 데이터 등 공적 디지털 인프라에 투자한다”며 “배달의 명수와 달리 수수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으로 프로모션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수수료는 2%이고, 서울시 유니온은 업체에 따라 0~2% 사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최근 배달앱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켓배달’을 내세운 쿠팡이츠와 낮은 수수료(5%)를 내세운 위메프오가 대표적이다. 닐슨코리아클릭이 지난 6월 국내 배달앱의 월간 순 이용자 수(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준)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쿠팡이츠가 3위, 위메프오가 4위를 차지했다. 3위였던 배달통은 5위로 떨어졌다.

성공하려면 낮은 수수료+α 있어야

특히 위메프오는 ‘착한 배달’을 내세우면서 수수료 외에 광고료나 입점 비용을 받지 않아 가맹점을 빠르게 모았다. 나아가 위메프오는 이르면 9월부터는 수수료 없이 월 8800원 정액만 받는 요금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가맹점은 기존 건당 5% 수수료와 정액제 중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가맹점이 확충되면 자연스레 사용자도 늘어난다.

여기에 카카오 관계회사인 나우버스킹도 8월 6일 수수료 1.5%의 배달서비스 사업계획서를 프랜차이즈협회에 전달했다. 공공배달앱의 수수료 비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나우버스킹은 카카오톡을 통한 ‘챗봇 주문’ 솔루션을 서비스하고 있는 회사다. 나우버스킹의 배달서비스는 별도의 앱 없이 카톡을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자체는 지자체가 가진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지역화폐가 대표적이다. 지역민은 5~10% 할인가로 구매한 지역화폐를 공공배달앱에서 사용할 수 있다. 박씨는 “배달의 명수로 들어오는 주문을 보면 지역화폐 사용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사업자인 지자체는 기존에 구축된 지역화폐 가맹점을 공공배달앱 가맹점으로 끌어올 수 있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지역화폐는 취급하면서 민간앱에 가입되지 않은 소상공인을 공공배달앱으로 끌어모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제로페이 가맹점 인프라를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 제로페이 가맹점은 25만곳 수준이다.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존 정보를 앱에서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오창민 경제공동체 더함 대표는 “예를 들면 식품위생과 안전성 검증, 고용과 세무 성실성, 환경 책임, 원산지 표기 등 광고가 아닌 품질 정보를 (공공배달앱에서)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배달앱 인기업체의 위생 상태는 이미 수차례 논란이 됐다.

김주형 먹깨비 대표는 “지역에서 구축된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어느 정도 점유율만 확보하면 공공배달앱은 성공할 수 있다”며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기존에 내던 수수료 비용으로 다양한 행사를 벌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먹깨비는 서울시 유니온과 경기도, 충북 공공배달앱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다.

이어 김 대표는 “지금은 배달앱 시장에 견제 대상이 없기 때문에 10%대의 높은 수수료에도 소상공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앱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배달앱의 시장 점유율이 30%만 되어도 수수료를 그렇게까지 높게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배달앱 수수료는 배민 6.8%, 요기요 12.5%, 쿠팡이츠 1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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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늬 기자 ha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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