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2018 남북정상회담’ 기념 우표

남북 간의 단절은 7000만 우리 민족의 비원의 발원지이자 절망의 원천이다. 번번이 실패로 끝났지만 남북대화가 시도되고 재개될 때마다 우리 국민은 비원과 절망의 원통함을 한순간에 날려버릴 듯이 기뻐했다. 남북화해와 평화 정착, 더 나아가 남북통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갈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때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남북정상회담 등 중요한 남북대화의 전기가 있을 때마다 남북회담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담은 기념우표를 발행한 것도,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에 대해 국민이 늘 뜨겁게 호응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4월 27일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하는 우표 400만장을 발행했다.

‘2018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가 발행됐다. 기념우표에는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화의 집 1층 로비에 걸린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그림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를 나누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담았다. 우표전지에는 판문점 도보 다리에서 양 정상이 대화를 나누며 걸어가는 모습이 포함됐다.

사상 최초로 북측의 최고지도자가 남측 땅을 밟았던 ‘2018 남북정상회담’은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제로 개최됐다.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이라는 3대 의제가 포함된 ‘판문점 선언’을 발표, 새로운 남북관계의 기대를 높였다. 이런 훈풍은 역사상 최초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으로 이어져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중대한 전기가 마련된 ‘2018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장면을 기념우표에 담았다”면서 “이 뜻깊은 순간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의 출발선으로 역사 속에서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기념우표는 9월 18일부터 2박3일간 진행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세 번째 만남을 앞두고 발행돼 그 의미를 배가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전직 두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때도 기념우표가 발행됐음은 물론이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6·15 남북공동선언문’을 작성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를 기념해서 한반도 지도에 새싹이 트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디자인한 우표를 발행했다.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여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북한도 평양 순안공항에서 두 정상이 손을 잡은 모습을 담은 우표를 발행했다. 남한 기념우표의 공식 명칭은 ‘제1차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인 반면, 북한은 ‘력사적 평양 상봉과 북남 최고위급 회담 기념우표’였다. 특히 북한은 2005년 남북공동선언문 발표 5주년 기념으로 2005년 두 종류의 소형시트를 발행하기도 했다.

2차 남북정상회담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일명 ‘단절의 노란선’인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어 평양을 방문하면서 이루어졌다. 노 전 대통령의 육로 방북은 우리 국민에게 대륙으로 뻗어나갈 길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켰다. 남한의 우표는 한반도 상공을 날아오르는 하얀색 비둘기로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하얀 비둘기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고 더 나아가 남북의 화합이 하늘로 향한 오색 띠를 타고 인류 평화로 이어지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북한은 1차 남북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두 정상이 악수하는 모습을 담았다. 특이한 것은 북한 우표의 정식 명칭이 ‘북남 수뇌 상봉 기념우표’로 바뀐 점이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