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민주당, 안철수와 단일화 묘수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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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안 원장 대선 출마에 관한 실체가 없어 각종 시나리오만 무성

9월 16일 민주통합당 경선 일정이 마무리된다.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해도 9월 23일에는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된다. 경선 이후 예측되는 다음 일정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과의 단일화다. ‘신당창당론’ ‘국민후보추대론’ ‘무소속출마론’ 등 안 원장의 출마선언 방식을 둘러싸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것은 없다. 단일화 협상의 상대인 안 원장의 정치적 실체가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안에서도 단일화 방식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만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원장의 대변인격인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아직은 국민의 의견을 열심히 듣고 있는 단계다. 지금은 향후 야권단일화와 같은 정치일정이나 정당일정에 대한 답변을 할 만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충북 경선에서 인사하는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 | 강윤중 기자



여론조사로는 안 원장 이기기 어려워
민주당 안에서는 안 원장이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를 선언하면서 출마를 포기하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작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안 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했던 방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원장은 이번에 민주당 후보 지지를 표명하고 공동정부에서 총리나 장관을 하면서 차기를 노리는 것이 더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문재인 후보가 제안하고 이해찬 대표가 지지한 ‘공동정부론’의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민주당으로서는 이상적인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안 원장은 어떤 방식으로든 출마할 것이라고 본다”는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의 경험이 있다. 당시 단일화 방식은 100% 여론조사였다. 하지만 현재 지지율 상으로는 여론조사만으로 민주당 후보가 안철수 원장을 이기기는 어렵다. 민주당은 일단 ‘여론조사 불가론’을 앞세우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대선의 후보단일화를 2002년 방식으로 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2년 9월 당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은 10% 이상 차이가 나 있었다. 또한 단일화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이루어져 어쩔 수 없이 여론조사 안을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당시 단일화를 이끌었던 신계륜 의원도 이번 대선 과정의 단일화는 2002년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2002년 이후 10년이 지났다. 정치 또한 발전한 만큼 단순 지지율만 가지고 후보단일화를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 주체인 각 후보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집권 후 청사진을 보여주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 단일화를 준비하는 구체적인 조직은 아직 없다. 아직 민주당 경선이 진행 중이며 안철수 원장이 공개적으로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진성준 의원은 “당 차원에서 안 원장과의 단일화 문제를 준비해야겠지만 아직은 그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할 수는 없다”며 “현재까지 별도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대선기획단이 만들어지고 나서 기획단 안이나 기획단 밖 특별조직 형태로 단일화를 담당하는 조직이 만들어진다. 아직 경선이 진행 중이라 대선기획단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구체화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진 의원은 “대통령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해야 한다는 대원칙만 있다. 단일화 방식은 담판이 될 수도, 경선이 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방식이 있는 만큼 아직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지율 격차 10% 이내 돼야 단일화 의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 강윤중 기자

단일화 방식은 대선후보의 의사에 따르는 만큼 현재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문재인 후보 측에서 단일화 방안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캠프 측 선대본부장인 이목희 의원은 “경선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안은 없다”면서도 “다만 단일화의 관건은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지지율 격차가 어느 정도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경선 이후 얼마나 안철수 원장을 따라잡느냐가 단일화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단일화가 가능한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지지율 격차를 최대 10%로 내다봤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자당 후보를 내세우지 못해 ‘불임정당’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대선후보까지 못 내게 된다면 집단탈당 등으로 민주당의 존립 자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하는 ‘안철수발 정계개편’의 최대 희생양이 민주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단일화 과정에서 안 원장보다 떨어지는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을 ‘조직’으로 뒤집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지율 차이가 크게 나게 되면 설령 민주당에 유리한 단일화 방식이 채택돼 판세를 뒤집는다 해도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지지율 격차가 최대 10% 이내여야 후보간 단일화 경선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10% 이상 벌어지게 되면 단일화 방식을 정하기가 애매해진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서는 단일화의 추진력과 협상력을 갖기 위해 안 원장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자당 후보의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8월 29일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여론조사는 민주당으로서는 고무적이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자구도에서 박근혜 후보가 42.3%로 가장 앞섰고, 안 원장이 30.4%, 문재인 후보가 22.7%를 기록했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20%를 넘겼고 안 원장과 문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10%포인트 이내로 좁혀져 있다. 이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8월 27~28일 2일간 전국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휴대전화로 실시했다. 표본수는 10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민주당에서는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우려하면서도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이 대선국면에 역동성을 불어넣어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신계륜 의원은 “후보단일화 과정이 대선을 역동적 상황으로 만들어줄 것”이라며 “민주당 경선처럼 밋밋하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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