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신경치료 다시 하면 치아 살릴 수 있을까

치아를 최대한 살리고 싶다는 환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치아의 수명과 관련해서는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잇몸이 건강해야 하고, 신경치료도 잘 되어 있어야 하고, 보철도 튼튼해야 한다. 특히 보존과 의사로서 신경 염증, 즉 치아뿌리 주위에 염증이 다시 재발돼 내원하는 환자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때마다 ‘재신경치료를 시도해 볼 것인가, 이 치아를 재치료를 통해서 살릴 수 있을 것인가’를 늘 고민하게 된다.

사과나무치과병원 김현영 부원장

신경치료는 치아 내 신경과 혈관의 염증이 생겼을 때 이를 제거하고 소독해 재발되지 않도록 밀폐하는 치료다. 하지만 모든 신경치료들이 100%의 성공률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약 10%는 염증이 재발돼 재신경치료를 필요로 한다.

신경치료 실패의 가장 흔한 원인은 치아 내 신경관의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로 인해 신경관을 완벽히 밀폐하기 어려운 경우이다. 치아의 신경관 구조는 매우 다양하고, 특히 뿌리 끝 부위는 매우 불규칙하게 얽혀 있다. 또 부적절한 신경관의 형성과 충전, 놓친 신경관, 분리된 기구 등의 요인이 있을 수 있다. 또 신경치료 완료 후 크라운을 하지 않아서, 치근에 균열이나 파절이 있는 경우 등에도 염증이 재발하기 쉽다.

이렇게 신경치료에 실패하고 염증이 재발하면 재신경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때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성공률은 대략 50~60% 정도. 처음보다 훨씬 낮아진다. 요즘은 미세현미경이나 생체친화성 재료가 널리 쓰이고 외과적인 영역까지 확대되면서 성공률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치아를 살릴 것인가, 임플란트를 할 것인가를 결정하기에 앞서 우선 50% 이상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는가, 또 신경관의 뿌리 끝까지 기구 접근이 가능한가 등의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음으로는 치아를 지지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잇몸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신경치료 후 크라운으로 수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 심미적으로 중요한 부분인지, 전략적으로 중요한 치아인지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시간과 비용 및 의지다. 재신경치료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치료 결과도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이 치아를 살리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글·사과나무치과병원 김현영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