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운동 중 무릎 ‘뚝’ 방치 마세요

직장인 박모씨(31)는 회사 워크숍에서 족구를 하다 무릎 부상을 당했다. 날아오는 공을 받으려 급하게 방향 전환을 하던 중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무릎에서 ‘뚝’ 하는 파열음과 함께 극심한 통증으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지만 통증이 참을 만해지자 ‘곧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찜질과 파스로 버텼다. 그런데 얼마 뒤 삐끗하면서 넘어졌는데 이후 무릎에 부종과 통증이 생겼고, 무릎을 굽히는 것은 물론 정상적으로 걷기도 힘들었다. 뒤늦게 병원을 찾은 박씨는 전방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십자인대 파열은 무릎의 위, 아래 관절을 X자 모양으로 단단히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십자인대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십자인대 파열은 주로 운동 중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축구나 농구, 야구 등 격렬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강도 높은 운동이나 격렬한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흔히 발생하는 관절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운동 중이나 후에 ‘툭, 뚝’ 하는 파열음이 들리거나 무릎 관절이 빠지거나 어긋나는 느낌이 들 경우, 24시간 동안 무릎이 붓고 통증이 있는 경우, 쪼그려 앉기가 힘들고 정상적인 걸음걸이가 어렵다면 십자인대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의 경우 무릎 통증은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방치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무릎 관절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반월상 연골판 파열, 물 차는 증상, 조기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십자인대가 늘어났거나 손상 부위가 작을 경우, 적절한 고정치료와 시기에 맞는 재활운동을 해야 인대기능을 최대로 살릴 수 있다. 보존적 치료에도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인대 재건술이 불가피하다. 인대 재건술은 파열한 인대를 대신할 새로운 인대를 넣어 본래 기능을 할 수 있게 하는 수술로, 잔존 조직의 회복 등을 위해 오랜 시간 방치되기 전에 진행해야 한다.

건강설계

십자인대 손상은 운동 중 순식간에 발생하는 부상이므로 예방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평소 허벅지 근육을 강화해두면 무릎의 불안정성을 보완해줄 수 있다. 또 운동 전에는 허벅지와 대퇴사두근, 햄스트링 부위를 스트레칭하면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된다.

<글·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