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출향인사]포항 출신 어떤 인물들이 있나

포항은 원래 기가 센 땅이다. 고대 일본 천황 가운데도 포항 출신이 적지 않다.”
강동민 한민족문화연구원 이사장의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삼국유사’에 소개된 연오랑 세오녀 설화다. 삼국시대 당시 포항 출신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고대 일본 천황가의 일부분을 형성했다는 시각이다. 이명박 17대 대통령의 부모가 일제강점기에 일본 오사카 등에서 오래 거주했던 것과 맞물려 묘한 기분을 자아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포항 출신 인물들을 말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존재를 가장 먼저 거론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포항 출신 인사들의 인맥 지도도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맥을 가리켜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정권’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는 등 이명박 정권의 출범과 함께 동향 인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다지 결집력이 강하지 못했던 포항 출신 인물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출마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단합했다. 특히 동향이라는 요인에 더해 이명박 대통령의 또 다른 배경인 ‘재계’라는 요소까지 겹치는 포항 출신 재경 인사들은 ‘표정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정도로 강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왼쪽으로부터)이명박·이병석·김정행·손봉호

(왼쪽으로부터)최시중·박남철·박화요비·강원래

포항 출신으로 현재 이름이 알려진 기업의 CEO는 약 40~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초·중·고등학교 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권두철 가야CC 대표를 비롯해 김찬두 두원그룹 회장, 이재황 궤도공영그룹 회장, 박인주 (주)제니엘 대표, 최정륜 모텍코리아 사장, 손기락 스마트카드 부회장, 이태구 포스코건설 전무이사, 이춘우 부림약품(주) 회장, 박영환 고려제지 대표이사, 최주형 극동엔지니어링 회장, 김정치 인천도시가스 사장, 황동환 (주)중앙고속통상 대표, 이휴원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포항 출신 재계 인사들이다.

이 가운데 김찬두 회장은 14대 국회에서 신한국당 전국구 의원을 거쳤으며, 이재황 궤도공영그룹회장은 13대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인주 (주)제니엘 대표는 2005년 이코노믹 리뷰에서 한국의 CEO로 선정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동지상고 12년 선배인 이휴원 부행장은 지난해 연임 결정 당시 재계의 관심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권 출범 후 포항 출신 정치인맥 급부상
이명박 대통령 시대가 열린 것과 함께 포항 출신 정치 인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최시중 한국갤럽 전 회장은 원래 기업 CEO였다가 정치 분야로 방향을 돌린 경우다. 이 부의장은 코오롱 대표이사를 끝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국정원장 후보로도 거론되는 최 전 회장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전 회장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 갤럽조사의 신빙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모두 팔고 물러났다. 하지만 최 전 회장은 이 당선인에게는 ‘형 같은 친구’로, 한국갤럽 회장의 경력을 활용,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 당선인 지지층, 관망층, 반대층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정확한 선거전략을 세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정몽준 의원을 영입하는 데도 막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이병석 의원이 포항 출신이며, 3김시대에 독특한 정치적 위상을 갖고 있었던 이기택 전 의원도 포항 출신이다. 이밖에 포항여고를 졸업한 이송죽 전 서울시 의원이 포항 출신 여성 정치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학계에서도 포항 출신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동덕여대 손봉호 총장은 학계 인물이기는 하지만 기독교 분야에서도 시민운동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독특한 캐릭터로 대중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인물이다. 이밖에 김정행 용인대 총장은 한국 유도계의 ‘거목’으로 국제 무대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밖에 정인환 연세대 명예교수, 박두만 명지대 명예교수, 권오량 서울대 사범대 교수, 이규환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박정하 서울대 음대 교수, 박정석 배재대 교수, 장준익 한국안보전략연구소장 등이 포항 출신 학계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소망교회 인맥이 주목받고 있지만, 여기에도 포항 출신들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 선배이자 소망교회 창립 멤버인 이상정 무림교역 회장과 이진우 변호사가 그들이다. 둘은 포항고 선후배 사이로 소망교회 장로를 지냈다.

특히 이진우 변호사는 어려서부터 이상득·이명박 형제와 포항제일교회를 함께 다닌 사이다. 두 형제가 기업인이던 1980년대에 이진우 변호사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회의원(11·13대)을 지냈고 서울시 공무원이던 이상정 회장은 이동식 화장실 사업으로 성공했다.

행정 관료들의 경우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포항 출신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최시중 씨 외에도 외교 및 의전팀을 맡은 박대원 인수위 비서실 보좌역은 포항고와 연세대 정외과를 거쳐 알제리 대사를 지낸 고위 외교관 출신이다.

인수위에서 박대원 보좌역과 같은 업무를 맡은 권종락 보좌역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거쳐 전 아일랜드 대사를 지낸 경력을 자랑한다. 이춘식 인수위 비서실 정무보좌역은 이명박 대통령의 중학교 후배로 한나라당 당직자 및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거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두터운 인연을 과시해왔다. 김두진 인수위 비서실 요원은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거쳐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 시절 경호요원으로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서울시에 파견되어 근무하다가 이명박 대통령의 시장 퇴임 시 경감직을 사직하고 안국포럼에 합류했다.

이창균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정책연구실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이 당선인의 활동을 도왔고, 주낙영 행정실 실무위원은 경상북도 국장, 행정자치부 균형발전기획관을 거쳤다. 조재정 사회교육문화분과위 전문위원은 노동부 공공기관 비정규직 대책추진단장에서 인수위로 파견됐다.

이강덕 법무행정분과위 전문위원은 경찰대 1기생으로 경북경찰청 차장이며 이상휘 비서실 요원은 포항해양과학고 출신으로, 서울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일정을 맡았다. 황명석 경제1분과 실무위원은 포항 대동고 출신으로 포항시 사무관을 거쳐 이명박 대통령을 돕는 일에 뛰어들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박명재 행자부장관은 포항 장기가 고향으로 경상북도 행정부지사와 행자부 기획관리실장,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거쳐 참여정부의 주요 인물로 활약했다.

문화예술계에도 포항 출신들이 눈에 띈다. 클론의 강원래, 박화요비 등이 대중음악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탤런트 이휘향도 포항 출신이다. 이밖에 순수문학 쪽에서는 시인 박남철 씨가 한국 해체시의 거목으로 문단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문<객원기자> rotack@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