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지도’를 만드는 이유
<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책> 제임스 체셔, 올리버 우버티 지음·송예슬 옮김·윌북 2만8000원
1854년 영국의 의사 존 스노는 콜레라가 창궐한 런던의 거리지도를 만들었다. 지도 위에 콜레라로 죽은 이들의 집을 검은 사각형으로 표시했다. 그 사각형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몰려 있었고, 그 중앙에 공용펌프가 있었다. 지도 위에 데이터를 뿌림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던 콜레라의 최초 발생 지역을 알아냈다. 19세기 말 찰스 부스는 런던의 빈곤 수준을 조사해 가구 단위로 빈곤지도를 제작했다. 필라델피아의 흑인 운동 지도자 듀보이스가 여기서 영감을 받아 모든 흑인 가정의 위치를, 그 사회계층에 따라 색상으로 구분한 빈곤지도를 만들었다. 지도 위에 나타난 인구통계학적·경제적 패턴은 정책 결정에 유용한 도구가 됐다. 지도는 맨눈으론 볼 수 없는 중요한 진실을 나타낸다. 보이지 않는 것을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보여줘야 그 존재를 파악하고, 행동을 취할 수 있다. 지도 제작자와 디자이너인 두 저자가 4년간 이 지도책을 만든 이유다. 이들은 빅데이터와 지리정보시스템, 데이터 시각화 기술로 지도 위에 패턴과 상황을 드러낸다. 이는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데 도움을 준다. DNA 흔적으로 과거 인류의 이동경로를 쫓으면서 민족주의가 실체 없는 믿음임을 알려준다. 빙하의 유속지도엔 빙하의 연간 이동속도가 400m 이상인 경우 붉은색으로 표현된다. 북미 주노 빙원 한가운데의 타쿠 빙하가 그렇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굶어 죽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모두가 지도 위에 흔적을 남기는 시대가 됐다면서, 그 데이터를 만든 주체가 우리라면 그 데이터를 어떻게 쓸지도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도 위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는 국가와 기업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갖춰야 할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청와대의 나무들
박상진 지음·눌와·2만5000원
대통령의 비밀스러운 정원이었던 청와대, 그 안의 나무를 소개한다. 청와대 전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눴다. 각 수종을 대표할 만한 나무를 골라 지도에 표시해 독자들이 직접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각 나무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사진과 설명을 곁들여 이해를 도왔다.
▲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
김봉중 지음·다산초당·1만8800원
저자는 거대하고 복잡한 미국사를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역사 무대에서 주목받은 도시 이야기를 택했다. 30개 도시의 역사와 문화가 퍼즐처럼 맞춰지면서 거대한 미국사의 모습을 선명히 알 수 있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미국적 가치가 모습을 드러낸다.
▲웹툰 내비게이션
조익상 외 지음·냉수·1만8800원
독보적인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은 웹툰의 세계를 소개한다. 볼 게 없다고 무시하는 사람도, 반대로 볼 게 너무 많아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웹툰을 폭넓게 이해하고, 나날이 확장하는 웹툰의 세계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는 법을 알려준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