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톱스타 황정민을 전면에 내세운 납치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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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영화의 많은 부분이 황정민의 연기로 채워진다. 기획 단계부터 다른 배우들의 오디션까지 제작에 많은 부분 적극적으로 관여한 그는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제목 인질(Hostage: Missing Celebrity)

제작연도 2021

제작국 한국

상영시간 94분

장르 액션, 스릴러

감독 필감성

출연 황정민, 김재범, 이유미, 류경수, 정재원, 이규원, 이호정

개봉 2021년 8월 18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외유내강

㈜외유내강

인기배우 황정민은 새로운 작품의 제작발표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 납치된다. 교외의 허름한 창고 안에 결박된 채 감금된 그는 자신을 납치한 패거리가 최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엽기적 납치 살인사건의 범인들임을 알고는 거액의 몸값에 순순히 타협한다. 하지만 거래완료 시간은 반나절 남짓으로 제한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탈출을 시도하려는 황정민과 몸값을 쟁취하려는 납치범 간의 속고 속이는 신경전은 피비린내 나는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너무 흔하고 단순해 무성의하게까지 보이는 <인질>이란 제목에 대한 의문과 비아냥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인질>은 기획 단계의 가제였다. 이후에 황정민이 원톱인데다 실명으로 등장하고 있으니 그의 이름을 직접 차용한 제목도 고려했단다. 하지만 제목에 배우 이름이 들어간단 이유만으로 코미디를 예상하는 주변의 반응이 다반사였고, 오랜 고심 끝에 결국 현장에서 익숙해진 <인질>이 최종제목으로 확정됐다.

실제로 영화는 진지하다 못해 살벌하기까지 하다. 얼핏 <살인의 추억>(2003), <올드보이>(2003), <추격자>(2007)처럼 한동안 깊은 궤적을 남기며 세계시장에서 한국 상업영화의 전매특허처럼 인정받아온 잔혹 범죄 스릴러의 전통을 재현하는 모양새로까지 보인다.

시작부터 냉혹한 폭력과 냉소적 기운이 휘몰아치는데 사이사이 가벼운 유머조차 맘 편하게 웃을 수만은 없다.

유명배우와 범죄 스릴러의 절묘한 화합

이 작품을 통해 장편 데뷔식을 치른 필감성 감독은 <룸 211>(2002), <어떤 약속>(2011) 등의 단편을 통해 기량을 인정받았다. 장편을 준비하던 중 유명배우가 납치된 실제사건을 접하고 <인질>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황정민의 참여가 확정되며 제작은 급물살을 탔다.

감금된 인물이 주인공인 만큼 주무대인 산속의 허름한 창고는 미술에 특별히 공을 들여 세팅했다. 더불어 이런 협소한 무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최선의 아이디어와 시도들을 병행해야만 했다. 1970년대 할리우드 범죄물에서 영감을 얻은 도심 차량 추격 장면이나 최대한 하나의 장면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한 숲속 도주 장면 등 사이사이 최대한 역동적인 장면들이 배치된 것도 이런 전략의 일부다.

이 작품은 황정민의 얼굴만을 강렬하게 부각한 포스터부터 여느 작품들보다 배우 한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지대한 작품임을 숨기지 않는다.

실제로 영화의 많은 부분이 황정민의 연기로 채워진다. 기획 단계부터 다른 배우들의 오디션까지 제작에 많은 부분 적극적으로 관여한 그는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완벽한 가공의 인물을 만들기보다 아무래도 본인 스스로를 연기하는 것이 훨씬 어려웠다는 그는 영화 속 장면 대부분이 결박된 채 감금된 설정인 탓에 최대한 표정만으로 감정을 드러내야 하는 육체적 한계는 물론, 과격한 액션신까지 열정적으로 소화해낸다.

신인감독과 배우들의 성공적 데뷔잔치

관객들을 즐겁게 하는 의외의 볼거리는 주변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신인배우들의 선전이다.

감독은 작품의 현실감을 위해 최대한 관객들에게 낯선 얼굴들로 작품을 채우고자 했다고 한다. 이는 제대로 관객들을 만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재능 있는 배우들에게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바람과도 상통했다. 1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급으로 발탁된 김재범, 이유미, 류경수, 정재원, 이규원, 이호정 등 젊은 배우들은 촬영 전부터 합숙훈련을 하며 팀워크를 다졌다고 한다. 세트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고 동선부터 연기의 세세한 부분까지 협의하고 리허설하며 작품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

제작사 ‘외유내강’은 3주 앞서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를 공개해 선전하고 있다. 그 여세가 사그라지기도 전에 새로운 신작을 연이어 공개하고 있는 것인데 충무로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다.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계 전반의 지형도가 흔들린 탓도 있겠지만 그만큼 결과물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저기서 포착되는 작위적 우연이나 크고 작은 비약들이 아쉽기도 하지만 작품 자체의 협소한 인지도나 기대에 비해서는 꽤 잘 빠진 상업영화다.

배우가 자신을 연기한다는 몽환적 매력

넷플릭스, 영화 <차인표>

넷플릭스, 영화 <차인표>


작품 안에서 배우가 자신을 스스로 연기한다는 것은 꽤 매력적인 설정인가보다. 생각보다 많은 작품이 이런 설정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길 시도했다.

이런 설정의 형태나 목표는 몇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영화 속에 유명인이 양념처럼 얼굴을 내미는 경우. 워낙 많아 따로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두 번째는 배우를 극 안에 동일한 인물로 등장시켜 허구를 현실과 좀더 가까워 보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장 클로드 반담의 <JCVD>(2007), 브루스 캠벨의 <마이 네임 이즈 브루스>(2007), 얼마 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차인표의 <차인표>(2019) 같은 작품들은 오락성에 무게를 싣는다. 이번 작품 <인질>도 그렇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공포영화의 대표작 <나이트메어>의 7번째 속편으로 사실상 최종편 <뉴 나이트메어>(1994)에서는 배우뿐 아니라 감독을 비롯한 대부분의 스텝이 실명으로 출연한다. <베를린 천사의 시>(1987)에서 출연한 피터 포크는 촬영차 독일을 방문한 할리우드 스타이자 전직 천사로서 주인공에게 혜안을 선물하는 중요한 인물을 연기한다.

세 번째는 배우들의 확장된 삶을 통해 보편적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경우다.

제목부터 <존 말코비치 되기>(1999)인 작품 속에서 배우 존 말코비치는 다양한 인간군상과 욕망을 투영하는 매개체이자 주체가 된다. <더 콩그레스>(2013)에서 로빈 라이트는 가까운 미래를 사는 몰락한 배우로 등장한다. 외모와 과거의 화려한 경력을 디지털화하겠다며 거액을 내미는 영화사의 제의는 유한한 육체에 갇힌 그녀에게 많은 번뇌를 안긴다.


<최원균 무비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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