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 外

정보 과잉 속 인간의 편향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제랄드 브로네르 지음·김수진 옮김 책세상·1만7000원

지구가 6000년 전 단 6일 만에 창조됐다는 창조론을 믿는 이들이 있다. 지구가 원판 모양으로 평평하다거나 세계를 조종하는 외계인 집단이 있다는 주장을 믿는 이들도 많다. 이런 주장들은 인터넷, 소셜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더 힘을 얻고 있다. 정보가 과잉 공급되면 개인은 진실하기보다 정신적으로 편안한 세상을 표현하는 쪽에 마음이 끌리게 된다. 생각하는 수고를 들이기가 귀찮아 적당히 그럴싸한 오답을 찾는 ‘인지적 구두쇠’ 경향에 빠지는 것이다. 음모론을 비판적 사고나 의심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로 용인할 경우 민주적 권리가 도리어 진실을 공격하는 역효과를 낳게 된다. 프랑스 사회학자인 저자는 자유로운 정보의 순환이라는 민주주의의 특성이 오히려 시민을 ‘잘 속는 사람’으로 만들고, 믿는 것과 아는 것이 뒤엉켜 진실을 가리고 있는 현실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쉽게 믿는 사람들의 민주주의’가 진정한 ‘지식의 민주주의’로 나아가려면 먼저 정보의 과잉 속에서 인간이 갖는 편향을 인식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아만다 리틀 지음·고호관 옮김·세종서적·2만원

미국에선 요즘 30년은 간다는 생존식품 세트를 사서 지하 창고에 보관하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산불이 두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지구 최후의 날’ 같은 어두운 미래가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먹거리의 안정적인 확보는 지상과제가 됐다. 저자는 가뭄을 견디는 고대 작물을 복원하려는 이들, 수직농장과 로봇 제초기 사업에 뛰어든 기업가 등 기술과 데이터로 식량위기를 헤쳐나가려는 모험가들을 찾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