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미래와 그 보완책
<거대한 분기점> 폴 크루그먼 외 지음·최예은 옮김 한스미디어·1만5800원
![[신간]거대한 분기점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385/1385_73a.jpg)
앞으로의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 갈지를 전망한 논설집이다. 세계적으로 높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경제학자들을 비롯해 새로운 시각과 통찰로 주목받는 신진 인류학자, 그리고 사회평론가와 저널리스트까지 여러 분야에서 나름의 식견을 뽐내는 인물들이 지금과 내일의 자본주의를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국에서 시급히 논의 중인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갈피를 잡기 어려운 코로나 이후 시대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2020년이 인류 역사에서 거대한 분기점으로 남을지, 아니면 더욱 빨라지고 있는 기술의 진화에 비춰 볼 때 어쩌면 미래의 속도 속에선 현재의 변화도 그저 지나쳐 가는 하나의 지점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될지 가늠해보려는 시도들이 담겼다.
폴 크루그먼과 데이비드 그레이버 등 그동안의 연구나 저작 등으로 인정받은 8명의 저자가 한계점에 다다른 자본주의의 미래와 그 보완책에 대해 각기 다른 시각을 내놓는다는 점이 책의 특징이다. 인류의 일상과 생활세계, 나날이 돈을 벌어들이고 또 소비하는 데 필요한 직업과 시장이 어떻게 바뀌어 갈 것인가에서 시작해 기울어진 사회 시스템 속에서 점차 양극화되는 구도가 인간의 생각과 감정에는 어떤 변화를 불러오는지를 저마다 색다르게 진단하는 점을 주의 깊게 비교해 볼 만하다. 특히 ‘변화’와 ‘전환’이라는 큰 틀에서는 함께 묶을 수 있는 저자들의 의견이 ‘그래서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를 다루는 해법 측면에서 가장 날카롭게 갈라진다. 그저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노동력이 남아돌 수밖에 없도록 굴러가는 세상, 그래서 끝내 살아남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들을 위해 남아도는 시간을 바치거나 혹은 시간의 주권을 탈환하려는 이들이 맞서는 세상,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모두를 상상하게 하는 책이다.
![[신간]거대한 분기점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385/1385_73b.jpg)
▲기억하는 몸 | 이토 아사 지음·김경원 옮김 현암사·1만6000원
시각 장애, 팔다리 절단, 마비, 말더듬증, 치매 등 장애가 있는 12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장애가 있는 사람의 기억을 다룬다. 저자는 이들 각자가 지닌 신체의 고유한 특성 자체에 관심을 두고 각자의 능력과 가능성에 접근한다.
![[신간]거대한 분기점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385/1385_73c.jpg)
▲파시즘과 싸운 여성들 | 캐스린 J. 애트우드 지음 곽명단 옮김·돌베개·1만5000원
미용사·간호사·시계공·은행원·가정주부 등 각자의 자리에서 양심에 따라 파시스트 세력과의 대결을 다짐하며 저항운동을 벌인 여성 26인의 삶을 사진과 함께 살펴본다. 각 나라와 지역마다 사정은 달랐지만 자신의 신념을 걸고 싸운 이들의 활약상을 그려냈다.
![[신간]거대한 분기점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385/1385_73d.jpg)
▲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 | 마이클 린치 지음·성원 옮김 메디치미디어·1만5000원
특정 정파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이들이 가진 오만함이 정치적 양극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된 원인을 분석했다. 저자는 ‘탈진실’의 시대에 믿고 싶은 대로 사실을 끌어들이는 철학적 문제를 탐구하며 믿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