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킹덤 (キングダム/ Kingdom)
제작국 일본
제작연도 2019
감독 사토 신스케
출연 야마자키 켄토, 요시자와 료, 하시모토 칸나, 나가사와 마사미 외
장르 액션
상영시간 134분
개봉 2020년 4월 29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주)도키엔터테인먼트
기원전 245년 전국시대의 중국. 전쟁고아 ‘신’(야마자키 켄토 분)은 팔려온 농가에서 비슷한 또래의 ‘표’(요시자와 료 분)를 만난다. 천한 노비 신분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천하대장군이 되어 세상 위에 우뚝 서는 것뿐이라는 데 의기투합한 둘은 틈틈이 검술을 연마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숲을 지나다 우연히 두 사람의 연습장면을 목격한 장군 ‘창문군’(타카시마 마사히로 분)은 표를 궁으로 데려가고, 홀로 남은 신은 언젠가 다시 표를 만나 함께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신념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어느 날 밤, 큰 상처를 입고 죽음을 목전에 둔 표가 신 앞에 나타나고 지도와 검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신은 표의 부탁대로 지도를 쫓아 길을 떠나고 타고난 운명을 뛰어넘을 대장정을 시작한다.
연출을 맡은 사토 신스케 감독은 애니메이션 감독·시나리오 작가·게임 제작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인물이다. 1990년대 중반 본격적인 영화 연출을 시작한 그는 <프린세스 블레이드>(2001), <우리 개 이야기>(2005), <간츠>(2011),
<데스 노트: 더 뉴 월드>(2016) 등의 흥행작들을 꾸준히 내놓으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작품 목록에는 유독 만화책을 각색한 작품들이 많은데 그만큼 만화책을 실사화하는 작업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자로 영화계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만화를 실사화한 또 한 편의 작품
이중에서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높인 작품은 2015년 발표된 <아이 엠 어 히어로>였다. 전 세계에서 6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좀비가 창궐한 직후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만화 특유의 개그적 요소·액션·드라마 등 오락영화의 다양한 요소가 적절히 어우러지고, 여기에 과감한 잔혹 묘사까지 더해져 좀비영화 팬들에게 크게 환영받았다.
<킹덤>도 전 세계를 통틀어 판매누계 6400만 부를 기록한 역사만화를 원작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현재 만화책은 단행본으로 57권까지 발간되었는데, 영화는 이중 5권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며 원작자 하라 야스히사는 직접 각색에도 참여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일단 과거 중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이채롭다. 역사 소재지만 치밀한 고증보다는 재미를 우선으로 하는 작품이다 보니 각색이 심하고 현대적인 감각에 충실한 작품이라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원작이 가진 매력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스케일과 방대한 내용으로 실사화는 쉽지 않은 작품 중 하나로 꼽혀왔으나 당시 미국의 소니 콜럼비아 픽쳐스의 대표인 샌포드 파니치의 제안이 영화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뒷얘기가 전해진다.
영화는 무난하다고 평가할 만하다. 애초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만큼 다소 과장된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를 감안한다면 사극 배경의 액션물을 좋아하는 관객들 입장에서는 즐길 만한 요소가 풍성하다. 또 현재 일본에서 주목받는 젊은 배우들의 출연과 여기에 균형을 맞추고 있는 중견 배우들의 연기 경합을 눈여겨보는 것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의 하나다.
일본 상업영화계의 대세 감독
공교롭게 국내에서는 사토 신스케 감독이 2018년 연출한 <이누야시키: 히어로 vs 빌런>도 한 주 앞서 개봉했다. 이 작품 역시 <간츠>로 유명한 오쿠 히로야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영화화한 작품으로 앞서 TV용 애니메이션 시리즈로도 만들어져 크게 성공한 후 실사화까지 이어진 SF 판타지다.
어느 날 공원에서 정체불명의 빛에 노출된 후 몸이 기계로 변하고 놀라운 초능력을 얻게 된 두 남자가 선과 악의 극단에서 마주하게 되는데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인류 말살을 계획하는 고등학생과 이를 저지하려는 중년 남자의 대결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국내 개봉 소문이 있었지만 최근 팽배한 반일 분위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된 극장가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애초 계획보다 늦게 개봉했다. 수입사는 국내 관객들에게는 <아이 엠 어 히어로>의 인지도가 가장 컸다고 판단한 탓인지 ‘히어로 일본 대침공’·‘아이 엠 어 히어로 2: 이누야시키’ 등의 개봉 가제들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지금의 제목으로 확정했다.
적어도 왕성한 활동력과 요즘 국내 개봉 추세로 본다면 최근 일본 상업영화의 대세 감독이라 인정해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제작자 입장에선 기왕이면 개성과 독립성이 확보되는 제목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결국엔 많이 사용된 제목을 낙점하는 경우들도 적지 않다. ‘킹덤’이라는 제목도 대중들에게 꽤나 익숙하다.

넷플릭스
<킹덤>이라는 제목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킹덤>(1994)이다. 원래 미니시리즈로 기획되어 상영시간이 5시간에 육박했던 이 작품은 1997년 제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되어 심야상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후 극장가에 심야상영 열풍을 일으켰다.
정통 액션영화도 있었다. 2007년 제이미 폭스·크리스 쿠퍼·제니퍼 가너를 주연으로 피터 버그 감독이 연출을 맡은 <킹덤>은 폭탄테러로 동료를 잃게 된 FBI 요원이 테러범을 잡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날아가 겪게 되는 위험과 활약을 그렸다.
요즘 젊은 세대라면 <킹덤> 하면 넷플릭스 드라마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사진) 조선시대에 창궐한 좀비를 소재로 올해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된 이 작품은 전편에 이어 세계적 호평을 이끌어내며 흥행했다.
올해 4월 초 개봉한 <킹덤: 아메리칸 좀비>는 이런 드라마 <킹덤>의 선풍적 인기에 묻어가려는 국내 수입사의 의지가 역력히 읽힌다. 원제목인 ‘My Uncle John Is a Zombie’인 이 작품은 좀비와 인간이 공존하는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 영화로 인기인으로 등극한 좀비 노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웃지 못할 소동을 그린다. 저예산 영화가 가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B급 영화 특유의 뻔뻔함으로 밀어붙이는 영화다.
이번에 개봉하는 사토 신스케 감독의 영화 <킹덤>은 원작이 된 만화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경우다.
<최원균 무비가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