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AI 스피커 국내 시장의 승자는

2017년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아마존은 AI(인공지능) 스피커 에코 시리즈를 대대적으로 할인해 판매했다. 가장 작고 저렴한 에코닷(Echo Dot)은 정가인 49.99달러에서 20달러를 할인한 29.99달러에 판매해, 국내의 해외직구족들도 많이 구매했다.

AI 스피커는 기존 블루투스 스피커의 기능에 클라우드 기반의 음성비서 서비스가 추가되어 있는 기기로, 해외에서는 스마트 스피커라고 하는 반면에 국내에서는 주로 AI 스피커라고 한다. AI 스피커의 원조인 아마존 에코는 2014년 11월 첫선을 보인 후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해 2017년 말까지 누적 판매대수가 약 35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글은 아마존보다 2년 늦은 2016년 11월 경쟁제품인 구글홈(Google Home)을 출시하고 아마존을 뒤쫓고 있으나, 아마존이 약 7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격차가 크다. 애플의 홈팟(HomePod)은 2017년 12월에 출시될 예정이었다가 2018년으로 출시가 연기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인공지능 기반 스타일리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코룩./아마존

AI 스피커 시장의 태동과 성장은 에코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존은 에코의 성공을 기반으로 패밀리 기기들을 다양화하고 있다. 오리지널 에코의 2세대 버전은 음질을 개선하고 크기를 줄이면서 가격을 99.99달러로 낮췄다. 새롭게 출시된 에코플러스(Echo Plus)는 스마트홈 장치 연결의 표준기술인 지그비(Zigbee)를 탑재해 스마트홈 허브 기능을 제공한다.

에코룩(Echo Look)은 카메라를 탑재해 사용자의 360도 전신샷을 찍어주고 이를 분석해 인공지능 기반의 스타일리스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코쇼(Echo Show)는 스크린을 탑재해 미디어 재생 및 영상통화 기능을 제공한다. 에코스팟(Echo Spot)은 원형의 스크린을 탑재한 좀 더 작은 크기의 제품이다.

국내에서도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업체들이 앞다투어 AI 스피커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2016년 9월 가장 먼저 ‘누구’를 출시한 후 누구미니도 출시했으며, KT는 기가지니를 출시했다. 네이버는 지난 3분기에 웨이브와 프렌즈를 차례로 출시했다. 카카오는 지난 11월 카카오미니를 정식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하만과 함께 개발한 AI 스피커를 2018년 상반기 중에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2017년 전 세계에서 총 2400만개의 AI 스피커가 팔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년 대비 300% 성장한 것으로 AI 스피커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Forrester)에 따르면, 2022년이 되면 미국에서만 AI 스피커 이용자가 1억724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숫자로, 현재의 인기와 보급 추세를 볼 때 머지않아 AI 스피커가 생필품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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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업체들이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성공하는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스피커는 대표적인 플랫폼 비즈니스로, 강력한 킬러앱과 콘텐츠 생태계가 연동되어야만 한다. 아마존은 미국 시장에서 그 숙제를 풀었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그러한 숙제를 풀어낸 업체가 1위 기업이 될 것이다.

<류한석 소장/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ryu@peoplewa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