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칼럼]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페이스북

페이스북이 올해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 증가한 45억 달러의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했다. 하루 평균 사용자도 지난해 대비 17%가 증가한 10억1000만명에 달했다. 2004년에 설립된 페이스북은 10년이 조금 지난 기업이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SNS) 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것에 존경심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싸이월드, 마이스페이스 등 수많은 SNS들이 등장해 잠시 인기를 끌다 사라져버린 인터넷 역사에서 어떻게 페이스북은 최고의 SNS가 되었으며, 앞으로도 그런 지위를 지킬 가능성이 큰 기업이 되었을까?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올해 3월 열린 F8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원래 플랫폼은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가 되면 꽤 오랜 기간 우월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데, SNS는 상대적으로 그 기간이 다른 플랫폼 사업에 비해 꽤 짧은 편이다. 다른 분야의 플랫폼은 오랜 기간 쌓아온 생태계가 큰 자산으로 작용하는 반면에, 일반적으로 SNS가 가진 자산이라곤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와 그걸 통해 만들어진 휘발성이 강한 사용자 콘텐츠 외에는 특별한 게 없기 때문이다. 즉, 사용자들이 생산해내는 콘텐츠와의 상호작용이 핵심 자산인데, 어떤 이유에서건 이런 구조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모든 게 파도에 휩쓸린 모래성처럼 사라져버리곤 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의 서비스를 다른 SNS들처럼 놔두지 않고,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소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만드는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페이스북은 2007년 처음으로 F8 콘퍼런스(애플, 구글 등이 매년 개최하는 행사와 흡사하다)를 개최하고, 페이스북의 핵심 기능을 이용해 외부 개발자들이 페이스북 기반의 소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과 개발자 사이트를 공개하게 된다. 페이스북이 마치 운영체제와 같은 플랫폼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2007년 당시는 웹2.0 시절로서 웹사이트들이 자신의 기능을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로 제공하는 게 유행이었다. 그럼에도 SNS인 페이스북이 플랫폼을 개방하기로 한 것은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이후 페이스북은 거의 매년 F8 콘퍼런스를 개최하면서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소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기술들을 계속 추가로 공개했다.

페이스북의 소셜 애플리케이션을 모아 놓은 앱센터는 크게 게임스와 앱스라는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지며, 게임스는 액션·롤플레잉·카드·스포츠·보드 등 게임 장르에 따라 구분되고, 앱스에는 서적·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교육·패션·금융·건강·로컬 등 모든 분야가 망라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 게임으로 알고 있는 킹(King)의 캔디크러쉬사가(Candy Crush Saga)는 스마트폰보다 페이스북에서 먼저 선보인 게임이다.

페이스북은 지금도 여전히 자신의 강점을 살리면서 지속적으로 플랫폼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만에 하나 페이스북의 인기가 하락해도 별 상관이 없다. 사진 기반 모바일 SNS 인스타그램(Instagram),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WhatsApp), 가상현실 전문기업 오큘러스VR(Oculus VR) 등을 거액을 들여 인수해 차세대 비즈니스를 꼼꼼히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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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존재하는 한 페이스북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최근의 과감하고 영리한 그의 행보에서 알 수 있듯이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의 뒤를 잇는 최고의 경영자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그는 겨우 1984년생이다. 그의 전체 행보를 다 보면 그가 또 한 차례 사고(?)를 일으킬 것 같은 기운이 느껴진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