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칼럼]‘세컨드폰’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가

최근 국내 이동전화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이동전화 이용자는 2011년 4978만명에서 2014년 5681만명으로 급증세를 이어갔다. 이동전화 보급률도 2011년 105%에서 2014년 113%로 3년간 8%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3년간 성장률의 절반이 2014년 한 해에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이동전화 보급률이 급격히 성장한 것은 세컨드폰, 테블릿 PC, M2M 등 다양한 멀티디바이스의 사용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이동전화 한 대만 사용하던 시대는 가고 여러 대의 이동통신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KT 경제경영연구소가 2014년 10월 실시한 ‘이동전화고객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세컨드폰 이용자의 비중이 7.1%였는데, 이것이 이동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한 대의 이동전화로 만족하지 못하고 두 대를 사용할까? 세컨드폰 이용자의 43%는 업무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세컨드폰을 구입했다고 응답했다. 2개 이상의 번호가 필요해서 세컨드폰을 구매했다는 사람도 22%나 되었다. 결국 법인폰 등 업무 전용폰을 쓰는 이용자들의 65%가 사적 용도를 위해 세컨드폰을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용산구의 대형 쇼핑몰 내 휴대폰 매장에 걸린 이동통신 3사의 로고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 강윤중 기자

세컨드폰이 주로 사적 용도를 위해 구매되고 있다는 것은 세컨드폰 이용자의 인구특성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세컨드폰 이용자의 54%가 30~40대였으며, 남자의 비중은 67%에 달했다. 직업군으로 보면 사무직·기술직이 42%인 반면, 자영업은 7%, 영업·서비스직은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폰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30~40대 사무직 남성들이 세컨드폰의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세컨드폰 이용자는 어떤 세컨드폰을 원할까? 세컨드폰 선택 시 고려요인을 살펴보면, 저렴한 통신요금, 다양한 요금제 종류가 1·2위로 나타나 세컨드폰 구매 시 최우선 고려요인은 역시 ‘비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통신비 지출이 가계소비의 4%에 달해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저렴한 세컨드폰을 찾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한편, 세컨드폰의 음성통화 품질에 대한 니즈는 3위인 데 비해 데이터통화 품질에 대한 니즈는 10위로 나타나, 음성통화를 위해 세컨드폰을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컨드폰 이용자들의 이용요금 분포를 살펴보면, 세컨드폰 보유자들이 자신들의 메인폰을 8만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한 비중은 18%로, 비이용자들의 8만원 이상 고가요금제 가입 비중인 12%에 비해 6%포인트나 높다. 반면, 세컨드폰의 경우는 5만원 미만 저가요금제 가입 비중이 71%에 달하고 있다.

즉 대부분의 세컨드폰 이용자들은 메인폰은 고가요금제, 세컨드폰은 저가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는 것이다. 세컨드폰을 구매할 때 이용하는 유통채널도 메인폰을 구입하는 채널과는 매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메인폰과 세컨드폰 모두 오프라인 매장인 대리점과 판매점의 비중이 65% 이상으로 비슷하게 높았으나, 메인폰의 경우 오픈마켓을 통해 구매하는 비중이 3위를 차지한 반면 세컨드폰은 통신사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는 것이 3위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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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폰은 이동전화 보급률 113%로 과포화 상태에 이른 이동통신시장에 새로운 성장동력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컨드폰 이용자들의 지속이용 의향은 60%였고, 세컨드폰 추천 의향 역시 50%를 훌쩍 넘고 있다. 과연 세컨드폰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동전화시장에 어떤 새로운 이용행태를 만들어낼까 무척 궁금해진다.

<유태열 kt경제경영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