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연극 전기수

연극 전기수
일시 11월 19일~12월 7일 장소 시월 소극장 관람료 2만5000원

병조판서 장붕익의 잔칫날, 전기수 업복이 나타나 입담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전기수는 조선 후기에 나타난 소설을 읽는 전문 입담꾼을 뜻한다. 업복의 말발에 감탄한 사람들은 그의 말에 따라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업복의 묘사가 얼마나 실감났던지, 주인공이 죽는 대목에서는 한 사내가 칼을 집어들고 업복에게 달려들 정도였다. 업복의 밀솜씨에 매료된 장판서댁 정실부인 민씨는 업복을 방으로 들여 소설 듣기를 청했다. 민씨의 규방에서 오랫동안 끊겼던 웃음소리가 터져나온다. 장붕익의 후실 허씨도 장판서를 설득한 끝에 업복을 데려다가 소설을 읽힐 수 있었다. 업복에게 푹 빠진 허씨는 업복을 유혹하기에 이른다. 업복은 허씨를 조종해 정실 민씨를 쫓아낼 계획을 세우고, 장판서댁 사람들은 소설 속 인물처럼 업복의 말대로 움직이게 된다.

이업복은 조선 후기의 야담집 ‘청구야담’에 등장한다. 이업복을 비롯한 전기수들은 주로 양반집 여성이나 기생들을 상대했다. 여인들은 춘향전, 금병매 등 유명 소설들의 외설스런 장면들을 주로 요구했다. 당시 뽀얀 살결에 여성스러운 말투와 글씨체를 갖고 있던 유명한 남성 전기수가 있었다. 사대부집 여성들은 그를 내실까지 불러들였다. 이야기가 음란한 장면으로 넘어갈 즈음, 이 전기수는 본색을 드러냈다. 수많은 여성들이 피해자가 됐지만 시대 분위기상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했다. 당시 형조판서 장붕익이 이 사실을 알고 해당 전기수를 처단해 사대부 여성들의 명예를 지켰다고 전해진다. 070-4355-0010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
일시 11월 21일~이듬해 3월 1일 장소 대학로 소리아트홀 1관 관람료 3만5000원

26년간 무대에 오른 시사 코미디극이다. 대통령 취임 특사로 풀려난 두 늙은 도둑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미술관에 잠입하다 붙잡힌다. 하필 ‘그분’의 미술관이었다. 수사관은 이들의 ‘사상적 배경’을 철저히 수사하기 시작한다. 02-3672-0900

뮤지컬 도로시밴드
일시 11월 14일~이듬해 2월 15일 장소 대학로 SM아트홀 관람료 R석 4만원 / S석 3만원

‘오즈의 마법사’를 기반으로 한 웹툰이 원작인 뮤지컬이다. 동화 속 다섯 인물이 도로시밴드의 다섯 멤버로 재탄생했다. 각기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있는 멤버들은 같은 목표를 향해 길을 떠난다. 02-766-7667

공연 호세 카레라스 내한공연
일시 11월 22~23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관람료 VIP석 44만원 / R석 33만원 / S석 22만원 / A석 11만원 / B석 5만5000원

세계 최고의 테너 호세 카레라스가 사랑을 주제로 4년 만에 내한공연을 한다. 카레라스는 전성기 시절 백혈병을 얻었으나 이를 극복하고 ‘세계 3대 테너’의 칭호를 얻었다. 뉴욕 메트 오페라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소프라노 캐슬린 킴이 함께 출연한다. 02-2038-8727

전시 곁을 거슬러 도시를 손질하기
일시 11월 20일~12월 10일 장소 금천예술공장 관람료 없음

도시공동체를 예술작품으로 표현한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 금천구 주부들의 모임인 금천미세스는 지역주민들의 사연을 모은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연기백 작가는 수십년간 여러 겹으로 뒤덮인 쪽방 도배지를 벗겨내는 작업을 통해 지역을 거쳐간 공단 노동자들의 역사를 표현했다. 02-807-4800

<백철 기자 pudmak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