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모바일 결제시장 변화의 파고

우버는 전 세계 각지에서 기존 운송사업자인 택시 사업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소비자들이 우버에 열광하고 뜨거운 반응을 보내면서 2009년 3월에 설립한 우버는 최근 매출 급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우버를 미국 출장 때 종종 애용해 본 필자로선 우버의 가장 편리한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결제의 편의성을 들겠다. 우버를 이용하면 목적지까지 이동하고 나서 기사에게 요금을 물어보고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를 하는 과정이 생략된다. 스마트폰을 통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고 이메일로 결제 내역을 통보받을 수 있다.

영수증에는 출발지, 목적지, 운전자, 이동시간과 거리, 그리고 상세한 이동경로가 구글지도 위에 표시되어 나타난다. 만일 요금 내역에 의심이 생기면 확인 요청을 하고 환불받을 수도 있다. 요금분할을 통해 동승객들끼리 요금을 편하게 나눠낼 수도 있고,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통해 수요가 적은 특정 시간대에는 가격이 더 싸지는 변동 요금제로 합리적 요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

사실 이미 세상은 디지털로 변했는데 아직도 오프라인에서 거래를 할 때 필수적인 화폐의 교환은 지극히 전통적이다. 화폐를 꺼내 계산을 하고 거스름돈을 주고 받는 과정을 신용카드가 대체하긴 했지만, 그마저도 온라인 결제와 비교하면 원시적이다. 카드를 꺼내 긁고 서명을 한 후 영수증을 받는 과정은 지루하고, 받은 영수증은 처치 곤란이다.

모바일 차량 이용 서비스 우버는 결제의 편의성으로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세상 모두가 온라인상에서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보안이라는 미명 아래 몇 번의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는 신용카드 수준의 원시적 결제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국경 없는 컴퓨터 기반의 웹, 더 나아가 모바일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한국 사용자들도 이전엔 경험해보지 못한 편리한 결제를 통해 기존 온라인 결제의 불편함을 자각하고 있다. 게다가 결제 편의성을 무기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해외 결제 사업자들에 비해 역차별을 받는 국내 모바일 결제 사업자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결제 관련 규제의 빗장도 서서히 풀리고 있다. 이미 변화를 미리 알고 모바일 결제사업을 준비한 국내외 사업자들은 최근 다양한 서비스를 발표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미국에서 블루투스 기반의 비콘을 오프라인 상점에 설치해 이를 이용한 오프라인 결제를 준비해온 페이팔과 중국에서 O2O 기반의 서비스들을 손쉬운 결제와 연계해 제공해 온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의 카카오는 게임 유통과 카카오플러스의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선 새로운 수익모델의 일환으로 개인 간 송금을 지원하는 뱅크월렛, 신용카드를 등록해두면 공인인증서 없이 쉽게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등을 준비하고 있다.

국경을 넘나든 결제 서비스(크로스 보더)를 제공하는 글로벌 거대 기업과 모바일 서비스 기반의 고객 접점을 가진 플랫폼 기업의 금융시장에 대한 도전에 기존 금융사와 카드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은 특히 국내 금융사에 중요한 수익모델인 수수료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고객 접점을 빼앗아가 추가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을 어렵게 만든다. 특히 플랫폼 기업이 소비자와 가맹점, 양쪽으로 고객 접점을 확보한 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보편화되면 지금의 금융사는 더 큰 위기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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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결제시장은 현실 속으로 깊숙이 침투한 스마트폰으로 인해 기존 온라인 결제가 오프라인과 융합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변화의 파도가 높다. 이 파도를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한 지혜, 그리고 도전이 필요하다.

<김지현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겸직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