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페이스북코리아가 궁금하다

감정조작 사건 공식입장 블로그에도 안 올려… 직원들 파격 대우 연 1000억 매출설, 업계선 갸웃

이번 ‘페이스북 감정조작 사건’과 관련해 공표된 공식 입장을 찾을 수 없는 것은 페이스북의 한국지사인 페이스북코리아가 운영하는 블로그, 페이지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 내에서 사용자 공식 페이지는 facebook이다. 이 페이지의 설명에는 “사용설명서 및 페이스북 팁&소식탭을 먼저 확인하라”는 메시지가 있지만 해당하는 탭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국내페이지 소개’라는 항목은 있다. 하지만 이 항목을 열어보면 그냥 비어 있다.

올해 5월 28일, 페이스북코리아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캐피탈파워 빌딩 23층에 새 사무실을 열었다. 이날 대외적으로 개방된 사무실에 다녀온 한 기자는 조용범 사장의 자리를 가장 인상적인 것으로 꼽았다. “23층 전 층을 다 임대해 쓰고 있는데, 사장 자리가 한가운데다. 솔직히 판옵티콘 생각이 났다. 누가 물어보니 조 사장은 ‘아무도 안 앉으려 하니 가운데에 앉게 됐다. 미국 사무실의 마크 저커버그 자리도 한가운데다’라고 답했다.”

페이스북 코리아 사무실 전경.. 방문객들이 사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 페이스북 제공

다른 글로벌 IT기업처럼 페이스북의 대우도 파격적이다. 연간 15일에서 20일을 유급으로 쉴 수 있다. 거기에 회사 자체 휴일이 또 10일이다. 언제나 식사가 가능하도록 사무실 한편에는 요리사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 페이스북코리아 근무자는 페이스북 소속이다. 페이스북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페이스북코리아는 독립법인이 아닌 지사”라고 밝혔다. 전 세계 어느 지사에 근무하더라도 작업 효율성을 위해서는 다른 지사에 가서 똑같은 지원을 받으며 근무할 수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코리아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한 IT업계 인사는 “솔직히 말해 방판조직 아니냐”고 말했다. 페이스북코리아의 활동이 국내 페이스북 사용자와의 소통보다는 주로 광고와 판매에 치중되어 있다는 평가다. 페이스북의 홍보와 커뮤니케이션은 일본사람이 맡고 있다. 후미코 히다카씨다. 일본과 한국의 홍보책임을 겸임하고 있다. 후미코씨는 한국말을 할 줄 모른다.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영어로 이뤄진다.

지난 5월 28일 조 사장이 밝힌 페이스북 직원 수는 25명이다. <주간경향>은 조 사장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과 글을 바탕으로 이 중 16명의 페이스북코리아 소속 직원의 개인 페이스북을 확인했다. 특이한 것은 페이스북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도 정작 페이스북은 비공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 아예 ‘친구신청’을 막은 사람도 여럿이었다.

페북하는 직원 적고 ‘친구 차단’도
일부 IT 관련 전문지는 “지난해 페이스북의 매출이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것은 사실일까. 한 대기업 홍보 총괄책임자는 “페이스북 광고를 하는 회사 중 그나마 큰 회사가 SKT나 에버랜드, 도미노피자와 같은 회사나 화장품 회사인데 그 경우도 연간 광고비 집행이 10억원이 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같은 ‘큰 손’을 더하더라도 1000억원은 과장된 수치라는 것이다. 페이스북 측 관계자를 여러 번 접촉한 적이 있는 이 인사는 이렇게 자신이 받은 인상(?)을 덧붙였다. “대부분 미국에서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굉장히 미국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다. 이를테면 저녁에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한국식 소통문화에 대해서는 이해를 못하는 편이다.”

페이스북 매출과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한 IT 전문가는 “지난해 글로벌 IT기업의 역외탈세 문제가 유럽에서 논란이 되었는데 페이스북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글로벌 회사의 한국지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한국에서 막대한 수입을 올리면서도 대부분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내는 세금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일각에서 그런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지난해 글로벌 IT기업의 역외탈세 문제가 이슈가 된 이래 꼼꼼히 관리를 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