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척추관협착증, 허리 펴고 걷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꼬부랑 허리병’은 꼿꼿이 서 있기가 힘들어 허리를 굽히게 되는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허리나 다리 저림 등이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기준 약 148만명에 달한다. 이는 5년 전 99만명에 비해 무려 49.4%나 증가한 수치다. ‘꼬부랑 허리병’이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 퇴행성 질환으로, 환자의 93.7%가 50대 이상이다.

폐경기 후 부쩍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졌다는 최모씨(54)는 허리통증으로 걷는 게 불편해져 가급적 외출을 피해 왔다. 흔한 갱년기 증상쯤으로 여기며 통증을 방치해 왔는데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이 생기자 최씨는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척추관협착증’ 진단이 나왔다.

50대 이후가 되면 노화로 인해 척추나 관절에 불편함이 생기고 활동량과 운동량이 대개 줄어든다. 특히 갱년기를 겪는 여성들이라면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뼈와 관절이 쉽게 약해져 척추질환의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척추관협착증’은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심한 경우 보행장애까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간혹 어르신들이 갑자기 길을 걷다 주저앉아 쉬거나 유모차나 카트 같은 것을 밀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앉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릴 때 그 증상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초기 증상만 제대로 잡아줘도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치료시기를 놓쳐 수술이 불가피하다면 자신의 뼈와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최소침습적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 기존의 최소침습법의 단점을 보완한 ‘2포트 척추 내시경’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피부 절개 없이 2개의 구멍을 뚫어 내시경으로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최신 수술법이다.

건강설계

2개의 경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시야가 넓게 확보되고 기존 수술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위치로 접근할 수 있어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불완전하고 재발률이 높았던 기존 비수술적 치료의 단점을 크게 보완해 척추 치료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으로 수술이 힘든 환자에게도 가능하며, 수술 후 흉터도 작아 회복 속도가 빠르고 입원 기간도 짧다는 게 큰 장점이다.

<글·홍영호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