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여성요도증후군 장기치료 필요

40대 중반의 여성이 필자의 병원에 찾아왔다. 이 여성은 배뇨 직후에도 소변이 남아있는 것 같은 잔뇨감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항상 아랫배가 묵직하고, 실제 소변이 차고 마렵다는 느낌이 들면 아랫배에 쿡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겨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

이미 1년 이상 산부인과와 비뇨기과 여러 곳을 거치며 요검사와 요배양검사를 반복적으로 받았지만 방광염이라며 항생제 처방을 받거나 ‘요검사상 아무 이상이 없다’며 신경성이라는 말만 반복적으로 들었다. 성생활을 하면 더 악화되는 것 같아 부부관계를 피하다 보니, 남편이 “뭐 방광염도 못 고치는 돌팔이 의사들이 있냐”면서 “혹시 방광염은 핑계고 잠자리를 피하는 다른 원인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바람을 의심해 부부 사이도 나빠진 상태란다.

요로감염의 증거 없이 배뇨통, 빈뇨, 절박감, 치골상부통증, 배뇨곤란 등을 호소하는 증상군을 ‘여성요도증후군’이라 한다. 일반 요검사나 요세균 검사, 신장과 방광 등 요로계의 영상의학검사, 방광내시경을 통해서도 별다른 특이소견이 관찰되지 않는다. 원인으로는 출산 여성에게서 임신 기간 중 자궁과 함께 처진 방광, 늘어나고 약화된 요도괄약근, 잦은 방광염, 여성호르몬의 결핍 등에 기인한다는 가설이 있지만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치료기간이 오래 걸리니 조바심내지 말 것을 주문하고 다른 기능과의 상호관계도 이해시켜 주는 것이 우선이다. 중간 중간 반복적인 검사로 방광이나 요도의 결석, 방광종양, 요로결핵, 간질성방광, 방광통증증후군, 요도게실, 요도점막탈출증, 급성요도염, 과민성방광, 방광탈출증, 질염, 음문통과 감별한다. 이를 토대로 증상에 대해 가장 단순하고 비침습적인 치료부터 시작해, 보다 복잡한 치료로 꾸준한 장기치료를 하면 분명히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건강설계

간단한 요검사만 하고 이상이 없어 요도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는 환자 중에, 실제 방광내시경을 해보면 방광 충만 시 통증과 점막출혈 소견을 보이는 간질성방광·방광통증증후군이 발견되거나 클라미디아 같은 성감염도 나타나 치료방향을 다시 잡는 경우가 꽤 있다. 요도증후군이나 신경성이라 생각해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의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 철저한 감별진단부터 선행한 후에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글·김경희 미즈러브 여성비뇨기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