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미네르바 박대성씨 옥중 기고문

“강요받는 침묵사회로 가고 있다”

인터넷에 정부 정책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전기통신법 위반)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미네르바 박대성씨가 자신의 재판에 대한 입장과 표현의 자유 문제에 대한 기고문을 ‘Weekly경향’에 보내왔다. 박씨는 글에서 허위 사실 유포라고 할 때 금전적 이득이나 정치적 목적 등 목적성이 있어야 하지만 자신은 그런 목적이 없었고, 자신이 쓴 글이 시장에 영향을 미쳐 공익을 해했다는 검찰의 주장도 성립하기 어려운 억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의 구속·재판이 한국 사회가 행정력에 의한 침묵 사회로 가는 징표이며, 우리 사회가 맞이하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언론을 통제하여 호도하는 경찰국가로 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했다. 박씨의 기고는 ‘Weekly경향’이 요청해 변호인 측이 구술받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편집자 주>

나는 지금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재판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허위 사실 유포라는 사실적 행위 자체는 반드시 그 목적성을 동반한다. 왜냐하면 목적성이 없는 행위 사실 자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목적성 측면에서 볼 때 개인적 차원에서 첫째, 나는 인터넷에 글을 쓰는 행위를 이용해서 그 어떠한 금전적 이득도 취한 바가 없다. 둘째, 그와 더불어 나는 현재까지 그 어떠한 정치 활동이나 정당에 가입하여 활동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검찰이 주장하는 대로 내가 쓴 글이 공익을 해쳤는가. 나는 정부의 대외지급금액을 외국환 평형기금에서 환전해주던 제도를 중단한다는요지의 글을 7월 30일 올렸다.‘외화예산환전업무 중단’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비록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외화예산환전업무중단’이라는 객관적인 사실, 팩트 그 자체는 사실이며, 외환보유고의 감소를 우려한 것일 뿐이다. 이것이 공익을 해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2월 29일 부분에 대해서도 말하겠다. 첫째, 내가 퍼뜨린 루머 때문에 거래량이 늘어나 공익을 해쳤다는 주장이다. 단순히 루머에 의해서 환율의 가격 결정, 매커니즘이 결정된다면 그것 자체가 수급에 의한 정상 시장 기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이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둘째, 만약 개인이나 중소기업의 개별 1단위 거래 금액이 전부 똑같이 동일하다면 개인 거래량 증가에 따른 외환보유고 소진이라는 변수가 성립한다고 볼 수도 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소리다.

셋째, 외국인의 주식·채권 거래, 국내 영업 중인 외국계 은행 지점의 자국 송금 수요와 계절적 요인의 특성상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들의 해외 송금 수요가 몰리는 것을 고려할 때, 단순히 거래량 증가에 따른 외환보유고 소진이라는 부분은 이해하기 어렵다.

넷째,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을 동일시하여 루머에 의한 거래량 증가 부분을 설명할 때 주식시장에 대해서 루머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국내에서 발생한 루머에 기인하여 그러한 유발 요인이 생겼다고 설명할 수 있다. 그렇지만 외환시장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 같은 해외 경제 변수나 국가신용등급의 변화에 따른 외국인 투자 자본의 유·출입, 무역수지의 흑자나 적자에 따른 환율 변동 요인,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로 인한 환율 변동 요인에 의한 것 등 다양한 변인이 있다. 또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을 비교할 때, 상호 연관성을 고려하는 부분은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주식 매수나 매도를 통한 환율 상승이나 하락 부분에 대해서 고려하는 것이다. 단순히 루머에 기반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단순 비교 자체는 심각한 논리적 왜곡이며, 수급 요인에 의한 외환시장 기능을 왜곡하는 것이다.

내 사건과 표현의 자유 문제에 관해서, 나는 우리 사회가 행정력으로 강요받는 침묵 사회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문제의식을 갖는 국민이 많은 사회라야 미래가 밝다고 믿는다.

개방 사회에서 공권력을 남용하면 왜곡된 법치주의로 간다. 경제적 어려움을 언론을 통제하여 일시적으로 호도하고, 정권의 정책을 합리화한다면 결국 경찰국가화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