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BBK 수사라인 꼼꼼한 ‘특수통’들

명동성-김홍일-최재경 이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주축

왼쪽부터 명동성 서울중앙지검장, 김홍일 중앙지검 3차장검사, 최재경 중앙지검 특수1부장.

폭풍의 눈 ‘BBK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사들은 어떤 이들일까.
BBK 사건의 수사라인은 ‘명동성 서울중앙지검장-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최재경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일선검사 10여 명과 수사관 40여 명’으로 이어진다. ‘BBK 사건 특별수사팀’이란 최재경 특수1부장 이하 일선 검사와 수사관들을 말한다. 최재경 특수1부장이 특별수사팀의 주임검사 겸 팀장이다.

명동성 서울중앙지검장(55·사시 20회)은 BBK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임채진 새 검찰총장이 임명되면서 지검장 자리에 앉았다. 그는 전남 강진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일부선 “비고려대 출신으로 구성”

특수1부의 김기동 부부장검사와 박철웅 검사.

명 지검장은 1998년 서울지검 특수3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농림부 간부들의 수억 원대 뇌물수수 사실을 밝혀내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한 적이 있다. 농림부가 무리하게 전산 사업을 추진하다가 예산 300억 원을 날리는 과정에서 간부들이 관련업체로부터 ‘떡값’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

그는 또 기아그룹 김선홍 전 회장의 공금횡령 사건, 이신행 전 의원의 비자금 조성 사건 등을 무난히 수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치밀하고 정확해, 민감한 사안을 처리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검찰 내부 평가다.

김홍일 3차장검사(51·사시 24회)는 강력계를 오래했다. 충남 예산 출신으로 충남대 법대를 나온 그는 기자들 사이에서 ‘입이 무거운 차장검사’로 유명하다. 매일 아침 수사 상황을 전하는 브리핑에서 기자들과 ‘선문답’을 하기 일쑤다. 말 한마디 허투루 하지 않을 정도로 신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별수사팀의 팀장인 최재경 특수1부장(45·사시 27회)은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독종검사’ ‘칼잡이’ 등의 별칭이 따라다닌다. 경남 산청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검사생활 대부분을 특별수사 분야에서 했다. 동기 가운데서도 엘리트로 꼽힌다.

최 부장검사는 끈질기고 집요한 수사로 유명하다. 지난해 대검 중수부 1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현대·기아차 비자금 사건을 수사해 정몽구 회장을 구속시켰다.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때는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 거물급 금융인사들을 줄줄이 기소했다.

‘수사에는 끈질기지만 논란에 잘 흔들리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 부장검사가 청구한 영장을 법원이 줄줄이 기각해, 법-검 간 ‘영장 갈등’이 불거졌을 때도 그는 논란에 뛰어들어 흥분하기보다 묵묵히 수사를 밀어붙였다.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최 부장검사에 대한 신임은 각별했다. 정 전 총장은 지난 여름 제이유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를 마무리지은 뒤 짧은 휴가를 즐기고 있던 그를 불러내, ‘정치적으로 민감한’ 대선주자 고소고발 사건을 맡겼다. 2004년 최 부장검사가 사표를 냈을 때는 당시 대구고검장이던 정 전 총장이 서울로 올라와 만류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번 수사팀에는 특수1부 검사 전원, 금융조세조사1부 장영섭·김형석 검사, 첨단범죄수사부 김후곤 검사, 형사2부 김양수 검사가 포함돼 있다. 특수1부 검사들은 지난 8월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차명재산 의혹을 수사한 바 있다. 특히 특수1부의 김기동 부부장검사와 박철웅 검사는 (주)다스와 이 후보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한편 특별수사팀을 두고 일부에서는 고려대 출신인 이명박 후보를 의식해 ‘비고려대 출신’으로 꾸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별수사팀은 내부적으로 보안 유지 각서까지 써가며, 외부와 접촉을 삼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내용이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 이례적으로 특별수사팀 검사들 모두 검찰청 10층 ‘보안구역’ 내에서 모여 수사를 하고 있을 정도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