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는 웰컴크레디트와 리드코프가 장악

최근 대부업계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TV CF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한채영이 등장해 눈길을 모은 러시앤캐시 CF 장면.
일본계 대부업체는 작년 국내에서 2000억 원이 넘는 사상 최대 순익을 거둬들였다. 어지간한 중소형 시중은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들 업체도 위기가 있었다. 2003년 카드대란의 직격탄을 맞고 3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고 엄청난 이익을 실현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2004년 166억 원, 2005년 1352억 원 등으로 매년 흑자 폭을 확대하는 추세다.
2006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7개 업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619억 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은 3월 결산 법인 등 감사보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나머지 업체를 포함할 경우 일본계 대부업체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2000억 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본업체 작년 2000억 원대 순익
국내 대부업 시장은 아프로그룹과 산와머니가 양분하고 있다. 러시앤캐시 브랜드로 잘 알려진 아프로그룹은 아프로소비자금융 342억 원, 프로그레스(9월 결산) 323억 원, 파트너크레디트 103억 원 등 계열사 대부분이 큰 흑자를 냈다. 3월 결산법인인 퍼스트머니와 여자크레디트 등을 포함할 경우 그룹 전체 흑자 규모는 1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러시앤캐시의 신용대출을 이용한 고객 수는 무려 2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가장 많은 고객이 선택했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고객이 대출신청을 하면 ‘차 한잔 마실 시간’인 30분 만에 심사와 송금을 완료한다는 프로세스도 이 업체가 특장으로 내세우는 영업방식이다.
![[커버스토리]제일교포계 러시앤캐시- 일본계 산와머니 국내 대부업시장 양분](https://img.khan.co.kr/newsmaker/722/cover4-2.jpg)
산와머니 역시 2005년 716억 원의 흑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 852억 원으로 흑자 폭을 키웠다. 이 두 업체의 지난해 순익 규모를 합칠 경우 SC제일은행의 순익(1546억 원)을 상회한다. 반면 토종 대부업체 1위인 웰컴크레디트는 지난해 순익이 68억 원에 불과했다.
국내 10위권에 드는 대형 대부업체는 대부분 일본계 자금이다. 업계 5위인 ‘유아이 크레디트’와 6위 ‘스타크레디트’, ‘밀리언캐쉬’(10위권 밖) 등은 재일동포 강영훈·상훈·길훈씨 3형제가 이끌고 있다. 7위 미래 크레디트와 8위 하트캐싱도 나카무라 마사키, 나카무라 분쿄 등 일본명으로 대주주 등록이 돼 있지만 형제간인 재일동포 이창수, 이문경씨가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아프로그룹은 1998년 7월 일본 중견 대부업체 아에루가 국내에 설립한 A&O 인터내셔널이 전신이다. A&O그룹은 프로그레스, 해피레이디, 파트너크레디트 등 총 7개 업체를 운영하며 세력을 넓혀왔다. 2004년 재일동포 출신인 최윤 당시 원캐싱 회장이 중심이 된 JNK컨소시엄에 인수, 통합되면서 사명이 아프로그룹으로 바뀌었다. 2006년 7월 현재 전국 지점은 32개. 아프로 측은 “대부업법 제정 이후 우리가 5년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산와주식회사는 본사가 일본에 있다. 한국지점이 생긴 것은 2002년 8월이다. 대표이사도 일본인(시미즈 쓰요시)이다. 본사는 대부업 외에도 호텔 경영, 골동품 판매, 부동산 매매 및 중개 등 여러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내에는 대부업 부문만 진출해 있다. 서울에 8개를 비롯, 전국에 33개의 지점이 분포해 있다.
산와머니 1억 달러 자금유치 성공

한채영에 이어 러시앤캐시 CF모델로 나선 배우 김하늘, 개그맨 이병진.
산와머니는 2005년 초부터 지점을 빠르게 확장하는 등 공격경영에 나섰다. 2006년 메릴린치로부터 1억 달러 자금을 유치받아 실탄도 풍부하다. 특히 산와머니는 본사가 지급보증을 서고 일본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들여오기 때문에 다른 업체보다 조달금리가 낮다. 현재 대부업계 조달금리 평균은 연 20% 수준. 대부업계 관계자는 “산와머니는 연 8%대로 자금을 들여와 수익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재일동포를 비롯한 일본 자금이 국내 대부업계에 급속히 유입되고 있는 것은 일본과 비교해 높은 이자율 때문이다. 일본은 대부업 이자 상한을 29.2%에서 20%로 낮출 예정이어서 연 66%의 이자를 보장받는 한국 대부업계는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다.
국내 여신전문가들은 일본계 자금의 러시 이유를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낮은 자금조달비용’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금융연구원 보고서는 “일본계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한 대형 대부업체의 평균 조달금리는 연 10% 이하로, 전체 대부업체 평균인 2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밝혔다. 영세 토종 대부업체에 비해 조달비용 경쟁력이 2배 이상인 셈이다.
금융연구원 이건범 연구위원은 “일본계 대부업체의 경우 오랜 경험과 심사기법이 탁월하다”고 진단한다. “상대적으로 우량한 고객을 선별하기 때문에 토종 영세 대부업체와의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리드코프 코스닥 상장 인지도 높여
토종 대부업체의 선두주자는 웰컴크레디트와 리드코프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대부업체는 리드코프가 유일하다. 인기배우 최민식씨가 광고에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이 회사는 코스닥 상장업체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면서, 인지도와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넓혀가고 있다.
리드코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4억7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85.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6억3600만 원으로 전년비 88.5% 늘었고, 매출액은 7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1% 증가했다. 또 지난해 자산총계는 9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 늘었다. 리드코프는 순익과 자산이 대폭 증가한 데 대해 “소비자금융 영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이익과 자산규모가 급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리드코프를 코스닥 상장 1호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한 측면도 있다. 리드코프는 석유사업과 휴게소사업을 근간으로, 우회상장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부업계 3위인 웰컴크레디트가 사실상의 코스닥 상장 1호 테이프를 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부업에 뛰어든 지 올해로 4년째를 맞고 있는 웰컴크레디트는 비교적 견실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쏠쏠한 경영성적을 올리고 있다.
2002년 10월 51억5000만 원의 자본금으로 설립해 지난해 8월 말까지 대출채권 자산을 418억 원으로 늘렸으며, 지난 2월 말 613억 원까지 다시 확대했다. 자본금도 지난해 6월 114억 원에서 12월 131억 원으로 늘렸다. 지점망은 지난해 8월 천안지점을 개점하면서 본사를 포함해 모두 9곳이며,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8억 원이다.
<한기홍 편집위원 glutton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