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모바일 경쟁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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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송금·조회·이체는 물론 가입·해지, 각종 자산관리까지

‘앱 하나로 승부를 건다.’

은행권 모바일 경쟁이 뜨겁다. 인터넷전문은행에 자극받은 시중은행들이 보다 간편해지고 다양해진 기능들을 모바일에 추가하면서 모바일뱅킹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송금·조회·이체는 물론 금융상품의 가입·해지, 각종 자산관리가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어플리케이션(앱) 통합 플랫폼을 통해 첨단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굳이 은행 영업점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손 안의 금융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은행권, 모바일 경쟁 뜨거워졌다

모바일뱅킹 이용자 수는 단기간에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8년 1분기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을 보면, 올해 1분기 모바일뱅킹 가입자 수는 9477만2000명이다. 전년 동기(7733만6000명) 대비 무려 1743만6000명이 늘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이용자 수를 합하고 동일인이 여러 은행에 가입한 경우를 중복 합산한 숫자이지만, 단순히 가입자 수만 급증한 건 아니다. 모바일뱅킹 이용건수와 이용금액도 크게 늘었다. 1분기 기준 하루 평균 모바일뱅킹 이용건수는 6739만건, 이용금액은 5조3946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3개월 전보다 각각 14.6%(861만건), 20.0%(8984억원) 증가한 수치다.

신한 쏠 등 대출 추천부터 투자 상품까지

모바일뱅킹의 폭발적 성장 배경에는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4월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했고, 7월에는 카카오뱅크까지 문을 열었다. 편의성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 비대면 상품 출시, 해외 송금수수료 인하 등 경쟁을 유발시켰다.

이에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선점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존 S뱅크, 써니뱅크 등 6개 앱을 통합한 모바일뱅킹 플랫폼 ‘쏠(SOL)’을 지난 2월 출시해 7월 말 현재 가입자가 600만명을 돌파했다. 여러 앱의 다양한 기능들을 하나로 묶어 은행 업무를 한눈에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첫 화면은 대부분의 업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친숙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구축했다. 회원 가입은 휴대폰 본인 인증으로 가능하다. 로그인 방식은 지문, 홍채, 패턴, 간편번호, ID 등 원하는 방식으로 다양화했다. 지난 7월 오픈한 부동산 플랫폼 ‘쏠랜드’에서는 로그인만으로 우리 집 최근 실거래가와 주변 인기단지 매물, 아파트 분양정보, 전문가 추천 경매정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쏠에서는 사용자의 재직 여부와 소득상황을 따져 가장 유리한 신용대출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과 리브(Liiv), 리브온 등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 KB스타뱅킹에서는 조회·이체부터 금융상품 가입·해지, 자산관리가 가능하다. ‘모바일 생활금융 플랫폼’을 표방한 리브에서는 ‘리브 모임’, ‘리브 경조사’, ‘리브 더치페이’ 등을 통해 현금거래와 같은 일상 업무를 볼 수 있다. 리브 가입자들은 공인인증서와 보안매체 없이 이름만 알면 편리하게 송금이 가능하다.

은행권, 모바일 경쟁 뜨거워졌다

우리은행에는 ‘원터치 개인’과 ‘위비뱅크’가 있다. 원터치 개인은 공인인증서나 보안매체 없이도 지문 및 홍채 인증을 통해 로그인이 가능하며, ‘위비뱅크’는 중금리대출, 간편송금, 위비페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생체인증 고도화, 블록체인을 활용한 신인증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향후 앱 사이즈는 경량화하고 단말기 해상도를 최적화해 편의성을 확대하는 한편, AI, 챗봇,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적극 활용한 스마트뱅킹을 구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의 ‘원큐 뱅크’도 생체인증 로그인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의 앱에서 이체와 금융상품 및 펀드 가입, 대출 신청과 연장, 퇴직연금과 공과금 납부, 환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스마트뱅킹 앱은 7월 말 기준 1300만명(농·축협 포함) 이상의 가입자가 이용하는 NH농협은행의 대표적인 앱이다. 간편비밀번호로 1일 500만원 한도까지 이체 가능하며, 예·적금 및 펀드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12월쯤 NH스마트뱅킹 앱을 중심으로 금융상품 마켓, 퇴직연금, 스마트인증, 스마트알림 앱을 통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11월에는 AI 기반의 금융 상담이 가능한 ‘올원챗봇’과 저렴한 가격에 농축산물을 살 수 있는 ‘농축산물 특가상품 전용관’ 등 새 기능을 탑재한 ‘올원뱅크 3.0버전’을 출시한다. 기업은행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통합 뱅킹 앱 ‘아이원뱅크’를 내년 상반기까지 새롭게 개편할 계획이다.

고령층 등 금융 소외계층 역차별 우려도

모바일뱅킹에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7월 말 기준 최저 연 3.01%인 신한은행 ‘쏠편한 직장인대출’ 등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대출은 평균 연 3.38~3.72% 수준이다. 반면 적금 금리는 높은 편이다. 우리은행 ‘우리 웰리치100 여행적금’은 최고 연 4.7%, 신한은행 ‘쏠편한 선물하는 적금’은 최고 연 3.0%, 국민은행의 ‘KB스마트폰 적금’은 최고 연 2.8% 등이다.

한편 은행들이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영업점을 줄이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모바일뱅킹에 서툰 고령층이나 지점이 적은 지방의 고객 등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역차별 현상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은행 점포 수는 2014년 말 7383개에서 지난해 말 6772개로 급격히 줄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은행 지점 폐쇄절차 등에 대한 모범규준’을 만들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지점을 폐쇄하기 전 영향평가를 해야 하고, 고객과 이해관계자에게 폐쇄 사실을 미리 알리는 한편, 폐쇄 이후 대체 지점이 없을 때는 우체국 점포망 활용 등 대체수단을 마련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안광호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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