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우주 담은 천체 우표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우리는 별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별을 잊고 살아간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다. 휘황찬란한 도시의 불빛이 하늘의 별을 삼켜버렸다. 별을 볼 일이 있어야 별을 따는 법이다. 별을 잊고 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별 볼 일이 많지 않은 요즘도 별은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있다. 어린이에게는 미지의 호기심으로, 젊은이에게는 사랑의 노래로, 그리고 장년 이상의 어른에게는 추억의 낭만으로 숨쉬고 있다. 어느 누구나 한 번쯤은 밤하늘의 별을 세기도 하고 별과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을 법하다. 소설과 같은 문학에서는 꿈과 사랑이 되어주기도 했다.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 속에 목동의 스테파네트 아가씨처럼. 목동은 말한다. “수많은 별들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려와 나의 어깨에 기댄 채 잠들어 있다”고.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3월 21일 발행한 천체우표 10종. / 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3월 21일 발행한 천체우표 10종. / 우정사업본부

필자도 새삼 맑고 깊은 날 봄날 밤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별자리를 찾는다. 어두워진 눈에는 성긴 별빛이 더욱 희미하다. 그래도 상관 없다. 정녕 필자가 찾고 싶은 것은 별이 아니라 아름다웠던 추억인지도 모른다.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3월 21일 발행한 우주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천체사진 우표가 더욱 반가운 이유다. 우표는 오로라, 말머리성운, 삼각형자리은하, 보데은하, 시가은하, 오리온성운, 러브조이혜성, 플레이아데스성단, 장미성운, 은하수 등 한국천문연구원 천체사진 공모전 수상작으로 구성돼 있다.

오로라는 태양 폭발이 있을 때 발생한 엄청난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 대기와 부딪혀 빛을 내는 현상이다. 말머리성운은 오리온자리에 있는 성운이다. 발광성운 앞을 가로막은 먼지 구름이 검은 말머리 형상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암흑성운이다.

삼각형자리은하는 은하계에서 약 270만 광년 떨어져 있다. 400억개의 별들이 은하 중심을 따라 공전한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 중에 가장 멀리 있는 심원천체다. 보데은하와 시가은하는 약 12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큰곰자리 부근에서 관찰할 수 있다. 오리온성운은 겨울의 대표 별자리인 오리온자리 부근에서 관측할 수 있는 성운이다. 밤하늘에서 가장 밝고 큰 성운이며 수많은 별이 태어나고 있는 요람이기도 하다. 러브조이혜성은 푸르스름한 빛을 내뿜는다. 이 혜성은 2015년 1월 30일 태양과 가장 가까운 곳을 지나갔다. 8000년 주기로 지구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레이아데스성단은 지구에서 444 광년 떨어져 있다. 청백색의 성운으로 휩싸여 있다. 황소자리 부근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일곱 개의 자매별’, ‘좀생이별’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장미성운은 중심부 별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 폭풍과 복사에너지, 그리고 우주의 가스와 먼지구름이 붉고 아름다운 장미꽃 형상을 만들어냈다. 은하수는 우리은하에 속한 수백억 개의 별들이 하얀 띠처럼 보이는 것으로, 영어로는 밀키웨이(milky way)라고 한다.

마치 신비로운 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신비로운 느낌을 더하기 위해 스티커우표로 발행되며 형광잉크를 사용했다. 어두운 곳에서 비추면 천체의 윤곽이 드러난다. 전지 여백에 삽입된 QR코드를 통해 각 천체의 다양한 사진과 설명도 자세히 볼 수 있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

우정이야기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