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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베스트 원]대한광업진흥공사의 암바토비 니켈광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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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자원 개발 교두보 확보

암바토비 니켈 채광을 위해 나무 등 장애물을 제거하는 포터작업이 한창이다. <광진공 제공>


떠오르는 태양 아래 속살을 드러내는 광활한 대지, 변화무쌍한 하늘의 문양 그리고 석양에 빛을 가로막는 정글…. 아프리카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상상해봤음직한 장면이다. 인간의 손길을 거부한 원초적 자연에 대한 막연한 동경일지는 모르지만.

아프리카 본토에서 수백㎞나 떨어져 있는 인도양의 섬, 마다가스카르에서 동경 어린 자연을 거부하면서 열사와 맞서는 공사 현장이 있다. 2006년 말 착공한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 광산 공사 현장이다.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불도저와 덤프트럭이 요란한 굉음을 내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광산 규모는 무려 여의도보다 1.3배나 넓은 143.72㎢이다. 공기 마감은 2010년. 암바토비 프로젝트는 한국이 개발하는 최대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다.

국내 소비량 4분의 1 공급
암바토비 니켈 광산은 뉴칼레도니아 SNL, 인도네시아 소로코 등과 함께 세계 3대 니켈 광산이다. 총 매장량은 1억2500만t. 대한광업진흥공사(광진공)는 채굴을 본격화하는 2010년 이후 매년 생산량(6만t)의 절반을 15년 동안 수입하는 권리를 확보했다. 국내 니켈 시장의 수급 상황과 니켈의 용도를 살펴보면 그 가치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한 해 국내 니켈 소비량은 12만t이다. 한 해 소비량의 4분의 1을 이 광산에서 공급, 자원자금률 25%를 확보하게 됐다. 2003년 당시 당 니켈 국제 가격은 9640달러였다. 지금(8월 말 현재)은 무려 1만7528달러다. 5년 만에 거의 2배가 오른 것이며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암바토비 니켈 채광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하는 경남기업의 석탄열병합발전소. <광진공 제공>

채광권 확보 자체가 엄청난 국익이 된 것이다.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사업참여회사 책임자회의에 참석차 일본에 머물고 있는 김명철 광진공 암바토비 사업팀장은 “광진공은 15년 뒤에도 사업참여사라는 유리한 입장에서 재계약할 수 있다”면서 “자원의 안정적 수급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니켈은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인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스테인리스강, 특수합금강 등을 만드는 데 주로 쓰인다. 지난 8월 한국 자동차업체에서 24만여 대를 생산했고 이 중 16만5000여 대를 수출했다. 이런 수요가 한국을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4대 니켈 소비국으로 만들었다.

암바토비 니켈 광산은 한국 컨소시엄(KAC)과 캐나다 셰리트, SNC 라발린, 일본 스미토모상사 등 4개 회사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원개발 사업이다. KAC에는 주관사인 광진공과 대우인터내셔널, 경남기업, STX가 참여하고 있다. KAC의 지분은 27.5%(캐나다 셰리트 40%, 일본 스미토모상사 27.5%,SNC 라발린 5%)이다.

사실 광진공의 치밀하고도 의욕적인 사전 준비와 해외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열망이 없었다면 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광진공이 이 사업에 뛰어들 당시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던 셰리트사는 중국 ㅅ철강회사를 공동사업자로 참여시키기로 내정한 상태였다. 뒤늦게 사업에 뛰어든 광진공은 ㅅ철강회사가 광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점을 간파했고 중국 기업의 허점을 면밀히 파고들었다. 드디어 ㅅ철강회사를 공격할 소재를 찾아냈다. 계약 조건에 ‘중국정부승인조건부’라는 ‘단서’가 붙어 있었던 것이다. 김명철 팀장은 “ㅅ철강회사가 이 계약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략 포인트로 잡았다”면서 “이 부분을 내세워 셰리트사와 스미토모상사를 끈질기게 설득했다”고 회고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셰리트사가 ‘9월까지’라는 시한을 두고 사업계획, 기술력 입증, 프로젝트 파이낸싱, 정부 보증 등의 조건을 충족시키면 KAC 참여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거기서 사업권을 획득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미 광진공은 국제 판단 기준에 따라 철저히 대비책을 마련해놓고 있었다. KAC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대책도 갖고 있었다.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전체 사업비 21억 달러의 3분의 1 정도인 6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놓은 상태였다. 김명철 팀장은 “이미 중국으로 내정된 계약을 뒤집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웠겠느냐”면서 “2006년 10월 10일 계약서에 사인하던 당시 벅차오르던 감격은 지금도 주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플랜트 사업 수주 부수적 성과도
암바토비 광산에서 동쪽으로 220㎞ 떨어진 토아마시나에는 또 다른 공사가 한창이다. 암바토비 광산 채광에 필요한 막대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만드는 석탄열병합발전소 공사 현장이다. 198만㎡의 광활한 부지에 세우는 발전소 건설은 경남기업이 맡고 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덤프트럭, 불도저, 레미콘, 크레인 등 건설 장비는 모두 한국산이다. 이 공사는 KAC의 광산투자가 없었다면 사업권을 따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광진공 강천구 홍보실장의 말이다. 경남기업은 니켈 제련에 쓰일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45㎿급 3기) 건설 외에도 플랜트 부지 정지공사를 맡았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암모니아 저장, 분배 시설 건설, 전기 장비 조달 사업을 수주했다. STX도 석회석 저장고 건설을 수주했다. 모두 7개 사업에서 3억9200만 달러어치를 수주한 것이다. 김신종 광진공 사장은 “한국의 현금투자분 4억3700만 달러의 89.7%에 달하는 3억9200만 달러를 프랜트 사업 참여를 통해 회수할 수 있는 성과를 얻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명철 팀장도 “암바토비 프로젝트는 국내 기업의 기술력과 금융 공기업의 공신력 있는 보증이 합작해 탄생시킨 ‘한국형 자원개발의 모델케이스’”라고 평가했다.

마다가스카르항공은 최근 한국어 홈페이지를 열었다. 한국어 홈페이지를 통해 운항 스케줄 및 운임을 조회하고 예약할 수 있다. 불과 수백 명이 왕래하는 한국을 위한 마다가스카르공화국의 배려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국이 아프리카 자원개발에 진출할 수 있는 확실한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평가한다면 속단일까.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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