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오색찬란한 처용무, 우표 안에 ‘쏙’

처용은 통일신라시대 관리다.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 처용설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설화에서 처용은 동해 용왕의 아들로 나온다. 신라 49대 헌강왕을 따라 서울로 와 일을 도왔다고 한다. 처용이 당시 울산지방에 있었던 호족의 아들이라는 설, 신라에 내왕하던 아라비아 상인이었으리라는 추측도 있다.

처용무를 소재로 한 기념우표 / 우정사업본부 제공

익히 알려진 처용설화에는 ‘역신’이 등장한다. 처용은 아내와 사람으로 변한 역신이 함께 누워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처용은 두 사람을 보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역신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처용 앞에 꿇어앉고선 “내가 당신의 아내를 사모해 잘못을 저질렀으나 당신은 노여워하지 않으니 감동스럽다. 앞으론 당신의 모양을 그린 것만 보아도 문 안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사람들은 처용의 모습을 담은 부적을 문에 붙였다. 귀신을 물리치는 용도였다.

처용무는 처용설화를 기반으로 한 궁중무용이다. <삼국유사>에 실린 신라 49대 헌강왕 때의 설화를 토대로 만들었다. 가장 오래된 궁중무용으로 알려져 있다. 처용무는 궁중에서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기 위해 음력 섣달그믐날 복을 구할 때 췄다.

5명이 동서남북과 중앙의 다섯 방향을 상징하는 옷을 입고 춤을 춘다. 동쪽은 파란색, 서쪽은 흰색, 남쪽은 붉은색, 북쪽은 검은색, 중앙은 노란색이다. 음양오행설 정신을 기반으로 해서 악운을 쫓는다는 뜻을 담았다.

처용무의 춤사위는 화려하고 현란한 편이다. 무용수들의 활기찬 동작을 볼 수 있다. 통일신라에서 고려 후기까지는 한 사람이 춤을 췄다. 조선 세종(재위 1418∼1450) 때부터 5명의 무용수로 꾸렸다. 성종(재위 1469∼1494) 때에는 궁중의식에 썼다. 조선 후기까지 노래 가사나 음악이 조금씩 변주돼 전승됐다.

처용탈은 팥죽색이다. 치아는 하얗다. 납 구슬을 단 주석 귀고리도 달려 있다. 검은색 모자엔 모란 2송이, 복숭아 열매 7개가 꽂혀 있다. 각각의 색깔과 장식에 의미를 담았다. 팥죽색과 복숭아 열매에는 잡귀를 물리친다는 의미가 있다. 하얀 모란은 기쁜 일로만 나아간다는 뜻이다.

처용무는 1971년 1월 국가무형문화재(제39호)로 지정됐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는 2009년 등록됐다. 사단법인 처용무보존회가 처용무 전승에도 힘쓰고 있다. 처용무보존회에 따르면 현재 120여명의 이수자가 활동 중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처용무를 소재로 한 기념우표 60만장의 판매를 11월 18일부터 시작했다.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남사당놀이(2017), 제주해녀문화(2018), 매사냥(2019), 씨름(2020), 줄타기(2021) 등을 매년 기념우표로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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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용무 기념우표는 가까운 우체국이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에서 구매할 수 있다.

<김원진 전국사회부 기자 one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