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기능기부’로 사회공헌

‘현대·코이카 드림센터’ 해외에 열어 기술인력 육성하고 취업 지원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달라졌다. 2000년대 중반 즈음 본격화한 국내 기업의 초기 사회공헌의 다수는 쌀 보내기나 연탄 배달 같은 사회 취약계층에 생필품을 지원하는 위주의 초보적인 방식을 띠었다. 이후 기업들은 이런 활동을 병행하면서도 자신들의 특기를 살리는 방향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펴 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수년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하 코이카) 등과 손잡고 만들어온 ‘드림센터’도 같은 맥락의 활동이다. 당장 필요한 ‘물고기’를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낚시법’을 알려주는 격이다.

2013년 1월 아프리카 가나에 지어진 정비기술학교인 ‘현대·코이카 드림센터 1호’ 개교식 /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은 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의 공업전문대학에 ‘현대·코이카 드림센터’를 완공했다. 현대·코이카 드림센터는 베트남에 자동차 정비 전문가와 건설분야 전문가를 육성해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현대차와 현대건설, 코이카, 플랜코리아 등이 함께 설립한 직업기술학교다. 현대·코이카 드림센터는 이번이 4호다. 여기서 현대자동차와 현대건설이 보유한 기술을 전수해 우수 인력에게는 현지 자동차정비센터나 베트남, 중동 등의 건설현장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가 진행하는 자동차 정비교육은 연간 50명을 대상으로 18개월간의 전문대 학위과정을 진행해 엔진, 변속기, 차체, 전자 등 자동차 정비의 4대 분야를 다루는 자동차 종합정비 전문가를 양성한다.

몽골 노후차량 폐차사업 지원도
현대차그룹은 2013년 1월 아프리카 가나에 3년제 정규 자동차 공업고등학교인 ‘현대·코이카 드림센터 1호’를, 2014년 1월 인도네시아에 ‘현대·코이카 드림센터 2호’를 열었다. 2015년 2월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도 ‘현대·코이카 드림센터 3호’를 열었다. 이번 베트남 드림센터 4호는 현대차그룹이 건설과 자동차 기업 간에 협력한 첫 사례다.

교육과정을 거친 졸업생들에게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정비소 취업을 알선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졸업생 중 우수인력은 현지 현대차 정비센터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캄보디아에는 현대차그룹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90명도 파견해 ‘씨엠립의 프라싸콜 초등학교’ 도서관 건축과 룬타에 종합학교 교실 신축에 힘을 보탰다. 드림센터는 지난해 산업정책연구원이 주최한 ‘CSV 포터상’ 중 전파성 부문에서 수상을 하는 등 CSV 우수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2014년 4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드림센터 3호 착공식. / 현대차 제공

한편, 현대차는 자동차 관련 자원순환활동 차원에서 2014년 5월 몽골에 ‘자동차 재활용 센터(ELV)’ 운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어 기술지원 활동에 나섰다. 코이카의 해외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인 이 센터는 급증하는 몽골의 노후차량 폐차 산업을 지원함으로써 환경문제를 예방하고 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쌓아온 자동차 재활용 및 폐차 처리 기술과 현지 직업훈련센터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한다.

또 현대차는 중국 내 대표 생태 복원 프로젝트인 ‘현대그린존’ 활동도 펴 왔다. 2008년부터 시작된 ‘현대그린존’은 중국의 대표 황사 발원지인 내몽고 아빠까치의 차칸노르 지역을 대상으로 현지 토종식물을 심어 초지를 조성, 중국과 한국의 황사 예방에 큰 성과를 거둔 한·중 합작 사막화 방지사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그린존’ 사업은 중국이 현재 당면한 가장 큰 환경문제인 사막화의 방지에 크게 기여하며 중국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은 성공적인 사회공헌 모델”이라고 말했다.

<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