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국회 개혁입법연대, 가능할까

‘국회 내 개혁세력’ 157석으로 개혁입법 완성 가능… “현실적으로 어렵다” 평가도

“촛불 이후 세상이 바뀌었는데 바뀐 것은 대통령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2년 후 총선이 있다. 국회는 바뀔 것이다. 그렇다고 국민들에게 2년을 앞두고 눈 꼭 감고 가만히 참고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말이다. 지난 7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이제 뭘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는 주제의 긴급좌담회 자리에서 나온 발언이다.

7월 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 주최로 열린 '개혁세력의 과제와 개혁입법연대 긴급좌담회'에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왼쪽 세 번째)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는 민주당 압승으로 끝났다. 압승을 견인한 것은 문재인 정부다.

여의도 정치 실패, 국회 내 적폐 야권 때문?

문재인 대통령 집권 후 지난 1년. 국회, 더 정확히 말해 여의도 정치가 실종됐다는 말이 나온다. 손혁재 정치평론가는 <주간경향>과 통화에서 지난 1년의 정치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청와대가 앞서 가면 정부가 맞춰서 쫓아갔다. 당은 구경만 한 것이 아니냐.” 당은 집권당인 민주당을 말한다. 민주당이 앞장서 개혁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21일 국회 의원회관. 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국회의원 157명 앞으로 ‘친전(親傳)’이라는 도장이 찍힌 봉투가 전달됐다.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이 보낸 서한이다. <주간경향>이 입수한 이 친전의 내용은 “국회의 모든 개혁세력은 촛불혁명의 최종적 승리를 위해 개혁입법연대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 천 의원 자신이 소속한 정당은 참패했지만 ‘국회 내 개혁세력’이 157석 이상이 되었고, 또 국회 내의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위원장직과 함께 다수파를 점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적폐세력의 방해가 있더라도 20대 국회 임기 안에 모든 개혁입법을 완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개혁입법연대 또는 진보개혁벨트. 주로 과거 민주당 계열 야권 인사들로부터 나오는 주장이다. 앞서의 긴급좌담회도 천 의원이 주최한 자리였다. 라디오방송 등을 통해서 개혁입법을 위해 진보개혁벨트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온 박지원 의원은 이날 이렇게 말했다. “대북문제나 적폐청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완전히 성공했다. 이제 개혁과 민생경제에 대해 다시 돌아볼 때가 됐다. 과거 내 경험에 따르면 임기 후반에 들어서면 대통령 또는 청와대만의 힘으로는 개혁을 추진할 수 없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1년간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기시감이 드는 대목이다. 14년 전 17대 국회 때다. 탄핵 후폭풍으로 전국적으로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압승했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을 기점으로 원내 다수 여당이 되었던 열린우리당 초·재선 그룹을 중심으로 4대 개혁입법을 제시했다. 당시 4대 개혁입법이란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과거사진상규명법, 언론관계법의 폐지나 개정이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4대 국론분열법’이라는 프레임으로 맞섰다. 4대 개혁입법의 연내 처리를 두고 여야는 첨예하게 맞섰다. 결국 연내 처리는 실패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국가보안법은 찬양고무죄 부분 삭제 등의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역시 당시 여당 강경파와 시민사회의 반대로 개정은 좌절되었다. 사립학교법은 ‘개정 무효 장외투쟁’까지 벌인 당시 한나라당의 강력 반발로 개정까지 3년을 끌었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서 시위하는 ‘희귀사진’을 남긴 것이 이 사립학교법 개정을 둘러싼 대립이었다. 개정안마저 사학재단 측과 한나라당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 ‘애초 추진 취지는 실종된 누더기 개악이 아니냐’는 비판을 낳았다. 기시감이란 이런 것이다. 이른바 민주진보세력이 지방선거 결과에 취해서 오버페이스 하는 것이 아닐까.

정치권이나 시민사회에서 문재인 정부 1기 국회에서 개혁입법 ‘실종’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국회기구는 법제사법위원회, 법사위다. 국회 주변에서 법사위의 별명은 ‘법死위’다. 아무리 시급하고 중요한 개혁안을 담은 법안이라도 법사위를 통과 못하면 끝이다. 1기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개혁드라이브를 뒷받침하는 개혁입법을 못한 것은 20대 국회 전반기에 이 법의 무덤, 법사위 위원장을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맡아 법 통과를 저지했기 때문이다. 국회 원구성 협상 때 법사위원장을 원내 제1야당에 맡기는 것은 관례다. 명문화된 것은 아니다. 관례가 만들어진 것은 통상적으로 원내 다수당인 여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밀어붙이는 날치기를 막기 위한 것이다.

‘법死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는 20대에 발생한다. 지난해 촛불민심을 반영한 법안들, 이른바 경제민주화 상법개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 방송법 개정안 등은 당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구 새누리당 측의 반대로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심지어 다른 상임위에서 넘어온 민생법안들마저 법안을 다룰 제2법안심사소위 역시 위원장을 맡은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적극적으로 소위를 소집하지 않음으로써 공전됐다. 올해 들어서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연루의혹을 받는 권성동 의원이 “법사위원장이라는 직위를 방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버텼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 1기에서 ‘국회의 실종’은 국회 탓만 할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노회찬 대표는 “지난해 대선이 치러진 10일 후, 청와대에서 열린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그 후 상설협의체는 현재까지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협치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그 후 행보에서 구체적 논의의 진전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앞서 좌담회에 참석한 선학태 전 전남대 교수는 “높은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현재만 볼 것이 아니라 당선될 당시 41%의 지지를 받은 소수파 대통령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의 지난 1년을 평가해보면 매우 유감스럽게도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프레임워크를 탈피하는 데 인색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따지자면 진보좌파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인데, 야당과의 충돌로 정치문법을 바꾸고 제도개혁을 이루는 데는 실패했다”며 “남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 중재자로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국내 보수세력과 화해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북한 노동당과 화해가 가능하겠냐’는 등 이율배반과 자기모순에 빠졌다는 비난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방선거가 선거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 정초선거가 아니냐는 평가가 있지만 엄밀한 의미로 지방선거 결과로 중앙정치는 바뀌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진짜 정초선거는 2020년 4월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총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안국동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지난 6월 13일 오후 당선이 확실시되자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 김기남 기자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가 근본적인 틀을 바꾸는 정초선거가 아니냐는 분석이 많은데, 진짜 정초선거는 2020년 4월에 치러지게 될 총선”이라며 “말하자면 중앙정치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로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압승으로 드러난 이번 지방선거 결과도 뜯어보면 기초단위에서 3·4인 선거구제를 확대하는 것으로 결정한 시·도별 선거구확정위원회 결과를 시·도의회에서 2인으로 바꿔 민주당, 자유한국당 양당이 90% 이상을 차지했다”며 “기득권 양당정치가 붕괴해야 정치개혁이 가능한데,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종에 대해 진지한 반성은 어디에서도 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욱 한림대 교수는 “경제민주화나 복지국가와 같은 과제는 문재인 정부가 3~4년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며, 30~40년 걸릴 프로젝트”라며 “현재의 승자독식 체제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같은 정부가 들어서면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다당제에서 좌파, 중도좌파, 중도우파가 골고루 정부에 참여해 장기적으로 끌고가는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민주진보 블록에 의한 장기집권’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정치문법 바꾸는 데 실패했다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7월 3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지금은 원 구성 협상을 우선해야 할 때이며 개혁입법연대는 그 다음 논의대상”이라고 밝혔다. 천 의원 등은 원 구성 단계에서부터 개혁입법연대가 만들어져야 다음 총선까지 남은 1년 6개월 동안 성과를 낼 수 있는 개혁입법 처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이 민주당을 개혁입법연대로 강제할 지렛대가 있을까. 최 교수는 개혁입법연대와 함께 선거제도개혁연대와 같은 ‘투트랙’을 추진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지금 상황은 과거 민주당이나 야권 등에서 제기했던 ‘비례형 연동제도’와 같은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도 살아남기 위해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민주당이 협조적이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선거제도개혁연대를 꾸리겠다고 압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18개 상임위 위원장 전원을 개혁입법연대가 차지해 개혁입법 속도전을 낸다”는 안에 대해 정치평론가들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주간경향>과 통화한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개혁입법연대라는 틀을 만들면 제도적 성과를 만드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당장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상가임대차보호법과 같은 민생법안인데, 이런 법들이 꼭 자유한국당이나 조·중·동 때문에 그동안 통과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윤 실장은 “결국 반자유한국당으로 연대나 연합을 하자는 것인데 새로운 비전이나 실체를 찾기 어렵다”며 “박근혜라는 사람은 이미 끝났는데, 진보라면 앞으로 나가야 하지 않나. 홍준표 심판도 이번 지방선거로 끝났는데 국민들에게 김성태 심판이라는 명분이 먹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손혁재 정치평론가는 “개혁세력연대는 현재 지리멸렬한 상태인 자유한국당이 가장 바라는 구도”라며 “민주진보 대 보수진영으로 정치가 나뉘면 현재는 여러 야당 중 의석이 많은 정당일 뿐인 자유한국당이 보수정치 진영의 중심에 서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의 책임운영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87년 민주화와 88년 여소야대 체제 이래 의석수에 따라 상임위 위원장을 배분하는 것이 국회 운영과정에 만들어진 민주적 과제다”라며 “113석의 자유한국당이 배제된다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극단적 투쟁밖에 없는데 서로 다른 정파가 만나 때로는 양보와 타협을 해야 하는 민주적 원리로부터 퇴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치 실종, 야권 책임이 크다

2004년 이른바 ‘4대 개혁입법’ 추진 당시 시민사회 측 인사로 깊숙이 관여한 정대화 상지대 총장은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은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MBC 인터뷰를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 신념을 밝히면서 추진과 논란이 시작된 것으로 기억한다”며 “시민사회 입장에서는 당연히 개혁입법 추진을 환영했고 독려했지만, 지금에 와서 평가해보면 개혁과제를 실현할 만한 권력적·정치적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진행했던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면 정치가 죽을 수 있다. 당장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충분한 사회적 여론을 만들 필요가 있다. 당이 혼자 가도 실패한다. 지금은 여당과 개혁성향 야당, 정부, 국민이 함께 가는 개혁연대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해 5월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회동에 참석한 여야 원내대표들이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청와대 사진기자단= 경향신문 서성일 기자

“대통령이 공언한 당·정·청 상설협의체가 아직까지 만들어지지 않고 협치가 실종됐다”는 지적과 관련,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여권 관계자는 “당시 협의체에 실체가 있는 정당의 원내대표를 참여시키자는 데 합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후 자유한국당과 나눠지기 전 국민의당이 반대해 열리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두 정당이 실체가 있는 원내정당, 즉 정의당 참여를 반대해 협치를 위한 상설협의체가 구성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1기 문재인 정부에서 개혁입법 제도화가 부족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 이 관계자는 “야당이 전혀 대화할 자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분당 전 국민의당은 원내에서 캐스팅보트를 어떻게 쥘 것인가에만 관심을 보였고, 자유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듯 전통적 지지층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2등 전략에만 올인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개혁제도 입법이 안된 것은 청와대나 민주당의 책임이라기보다 자유한국당과 구 국민의당과 같은 야권 책임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개혁입법연대를 추진하는 것은 당으로서는 당연하고 청와대도 그런 입장에 동조할 것”이라며 “여권 당대표 선거과정에서부터 개혁입법연대에 대한 논의가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120석에 육박하는 자유한국당이 완강하게 반대한다면 입법이 쉽게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 등의 근본적인 반성이나 자기 노선에 대한 성찰 없이 개혁입법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률안 통과 157석이면 가능하다?

“국회법,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심각한 오해가 퍼져 있다. 나조차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진 이후에는 180석 이상이 되어야 소수파 반대를 물리치고 법안을 통과할 수 있는 걸로 알았다. 아니다. 반대파를 넘어 모든 입법을 성공시킬 수 있는 최소의석은 180석이 아니라 157석이다. 156석도 아니고 정확히 157석이다. 법조항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관련 전문가들 자문도 받아본 결과다.” 천정배 의원의 말이다.

법률안이 최종 공표되기까지는 몇 가지 단계를 거친다. 우선 해당 상임위를 통과해야 한다. 다음으로 거치는 것이 법사위다. 법사위를 통과한 법은 다시 본회의, 즉 전체회의를 통과해 의결되면 효력을 발휘하는데, 여야의 무한대립 등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회선진화법은 법안에 반대하는 ‘소수파’가 법안을 저지할 수단을 두 가지 제공하고 있다. 첫째는 안건조정회의이고, 두 번째는 무제한 토론, 이른바 필리버스터다. 그런데 천 의원에 따르면 두 가지 방법을 취한다고 소수파가 법안 통과를 저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의사진행 방해’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건조정회의는 상임위 심사기간을 90일간 지연할 수 있을 뿐이고, 본회의의 무제한 토론도 임시국회의 경우 최장 30일인 당해 회기 동안만 안건 처리를 지연할 수 있을 뿐이다. 국회에서 소수파가 입법을 궁극적으로 무산시킬 수단은 전혀 없다.” 그러니까 소수파는 모든 수단을 다 써도 4~5개월 입법을 지연시키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왜 157석일까. 300명 국회의원 중 국회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299명은 각기 다른 상임위에 배치된다. 총 18개인 상임위 중 5개는 겸임할 수 있는 상임위고, 나머지 13개는 아니다. 299명 국회의원들 모두는 상임위원회에 배치되는데, 그 중 일부는 5개 겸임상임위에 중복 배치된다. 157석의 개혁입법연대가 이뤄지면 1명을 국회의장으로 뽑고 나머지 156명이 상임위로 배치되는데, 반대파는 최대로 잡아도 143명이다.(299-156=143) 개혁연대 측과 반대파는 13석 차이가 나는데, 중복을 제외한 13개 상임위에 의원들을 골고루 분산배치하면 모든 상임위에서 1석 이상의 다수파를 형성할 수 있다. 겸임 상임위 역시 1석 이상 차이 나게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문재인 정부 또는 개혁세력이 추진하는 법안의 상임위 통과는 설령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일사천리로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상임위원장과 국회의장은 모두 본회의에서 선출하므로 157석이 뭉치면 의장과 18개 전체 상임위원장을 차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천 의원의 주장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