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스마트폰 대면 딱 나와, 위조 우표

불과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우표는 편지나 등기, 소포를 부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었다. 환금성이 있어 화폐로서의 가치도 가졌다. 위조지폐보다는 덜 정교한 기술을 갖고 있어도 제작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한때 국내에서 ‘위조 우표’ 사기단이 극성을 부리던 시절도 있었다.

우정사업본부가 위조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우표 2장(오른쪽 위·아래)을 발행했다. 왼쪽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위조 여부를 시연한 모습 / 우정사업본부 제공

2008년 9월 부산지방법원은 일본 우표와 수입인지를 위조한 뒤 일본에서 유통한 혐의(관세법 위반 등)로 기소된 일본우표위조단 총책 윤모씨(당시 45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는 등 위조단 일당 8명에 징역 1년 6개월에서 4년을 선고했다. 실제 유통량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중형을 선고한 것이다.

이들은 일본 내에서 유통을 담당하는 일본인과 공모해 2007년 6월부터 부산 강서구 등지에 인쇄공장을 차려놓고 일본 우표를 제작·유통해왔다. 당시 경찰이 압수한 가짜 일본 우표는 160만장으로 23억원 어치에 달했다. 이들은 머리카락만 한 굵기의 구멍을 내는 매우 정교한 기계인 ‘천공기’를 이용해 우표 절단면도 실제와 같이 위조했다. ‘위조방지 마크’까지는 조작하지 못했다. 2014년에도 등기우편용 위조 우표를 만들어 유통하던 일당이 검거돼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당시 재판부는 “우표나 인지는 화폐에 준하는 사회경제적 기능과 국제적 통용성이라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위조해 유통시키는 행위는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신용질서를 교란하는 극히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했다.

현재는 e메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우표가 갖고 있는 위상이 크게 달라졌지만, 한때는 우표 위조가 큰 범죄였다. 다행히 2014년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우표 위조 범죄가 추가로 발견되지는 않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폰으로 위조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일반우표 2종을 11월 11일부터 판매한다. 이미 미세문자, 시변각 잉크, 지도 모양 천공 등을 활용해 위조가 불가능한 우표를 제작 중이지만 이번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만 있으면 누구나 바로 위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우표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전통악기 ‘대금’과 ‘천마총 관모’를 소재로 한 일반우표 2종의 금액은 각각 1000원과 2530원이다. ‘대금’은 우리나라의 대표 관악기로 국악 독주가 가능하며, 합주에도 두루 쓰인다. ‘천마총 관모’는 경북 경주시 천마총에서 출토된 신라시대 순금 관모로,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관리 중이다. 이 2장의 우표에는 위조 감별이 가능한 우리나라만의 독자적 기술을 적용했다.

우표 인쇄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폰 전용 앱인 ‘수무늬’로 찍어보면 위조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인쇄방식 역시 우리나라의 독자적 기술로, 활용범위가 매우 넓고 위변조 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특수 보안패턴을 적용해 육안으로 위조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수무늬’ 앱을 통해 보면 숨어 있는 우정사업본부 로고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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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우표는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에서 구매할 수 있다.

<류인하 경제부 기자 ac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