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한국형 아마존이 되길 원하는가?

지난 6월 SK텔레콤은 자회사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에 5000억원의 외부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독립법인으로 분리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앞으로 11번가를 한국형 아마존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한국형 아마존 전략에 기대를 갖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냐하면 아마존은 다른 커머스 기업들이 모방하기 아주 어려운 독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마존을 모방하려는 기업은 아마존의 킬러앱(Killer App)이라 할 수 있는 ‘프라임(Prime)’ 멤버십을 모방해야 할 것이다. 회비(연간 119달러)를 납부하고 회원이 되면 무료 배송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프라임 멤버십은 2005년부터 시작됐으며 현재 가입자 수가 1억명이 넘는다.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 사이트

소비자들이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역시 무료 배송이다. 아마존은 전세계 8000여개 이상의 도시에 사는 프라임 가입자들에게 당일 또는 익일 배송을 배송비 없이 제공한다. 단돈 몇 달러짜리 물품 단 한 개를 사더라도 말이다. 또한 30여개 도시에서는 ‘프라임 나우(Now)’라는 명칭으로 2시간 배송을 제공한다.

프라임 가입자들에게만 파는 상품들도 있으며, 프라임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물품 구입금액의 5%를 적립금으로 제공한다. 또한 프라임 가입자는 아마존의 클라우드에 무제한으로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다. 아마존은 프라임 가입자에게 무료로 영화와 드라마를 제공하며, 아마존은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영화와 드라마도 만들고 있다.

아마존은 프라임 가입자를 위한 음악서비스도 제공한다. 프라임 가입자는 광고 없이 200만개 이상의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있다.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수천여 개의 플레이리스트가 만들어져 있으며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서 간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프라임 가입자에게는 서적, 잡지, 오디오북 등의 전자책도 무료로 제공한다.

물론 모든 영화, 드라마, 음악, 전자책 등이 다 무료로 제공되는 건 아니다. 아마존이 프라임 가입자들을 위해 준비한 라이브러리 하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그 양이 결코 적지 않으며 제공된 콘텐츠는 횟수나 분량에 관계없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프라임 가입자들에게 제공되는 여러 혜택들이 많지만 지면관계상 다 소개를 하지는 못했다.

더욱이 아마존의 쇼핑 및 콘텐츠 서비스들은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에코 기기들과 가상비서 알렉사(Alexa)로 탄탄하게 연동되어 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시장의 1위 사업자로서 최종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서비스들에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아마존은 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프라임 가입자들은 아마존에 대한 충성도가 아주 높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프라임 가입자는 아마존에서 연평균 1300달러 이상을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프라임 가입자가 아닌 소비자가 아마존에서 연평균 구매하는 금액의 두 배에 달하는 지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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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경쟁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아마존 프라임과 경쟁해야 할 것이다. 한국형 아마존이 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아마존 프라임과 비슷한 서비스를 갖춰야 할 것이다. 과연 국내에서 어떤 기업이 그 어려운 걸 해낼지 지켜보도록 하자.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