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스마트시티 사업은 과연 ‘뉴 노멀’인가

“변화는 갑자기 오는 게 아니라 10년 동안 쌓였다 터지는 거다.”(2017년 11월 30일)

“우리는 이걸 제공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왔다. 하루 아침에 짠하고 제공할 수는 없다.”(2011년 7월 21일)

발언한 사람은 다르지만 유사한 말을 하고 있다. 이 발언의 주인공은 공교롭게도 같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그 회사는 아마존웹서비스(AWS)다. AWS는 아마존닷컴이라는 거대한 전자상거래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그 기반 정보기술 인프라를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다. 1995년 아마존닷컴을 설립한 지 10년 후인 2006년 이런 서비스를 외부에 공개했다.

전자 발언의 주인공은 앤디 제시 AWS CEO이고, 후자는 보너 보겔스 최고기술책임자(CTO)다. 지금 보이는 그 기술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니고 수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로소 일반 기업 혹은 개인들이 쓸 수 있도록 다가왔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앤디 제시 CEO/amazon photo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상황이다. 12월은 원래 그렇다. 연말 연시, 시시각각 급변하는 테크 분야에 대해 어떤 자세로 바라봐야 할까 고민하다 보니 저 두 사람이 한 발언이 떠올랐다. AWS는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HP 같은 회사를 물리치고 AWS 시장에서 4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전혀 다른 업종에 있던 이가 새로운 시장도 개척했고 시장을 이끌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클라우드가 테크 분야의 ‘뉴 노멀’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국가적 시범사업으로 스마트시티 조성을 제안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스마트시티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11월 16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2018년 국토교통부 전체 예산은 40조4000억원가량이다. 매해 이 예산 범주에 들었다고 생각하면 지난 10년간 400조원이 넘는다. 스마트시티 하면 과거 정보통신부나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빼놓을 수 없다. 이름이 자주 바뀌는 이 부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유비쿼터스 시티 일명 ‘U시티’라는 이름으로 스마트시티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성과는?

일개 기업 하나와 정부 부처가 하는 일에 대해 단순비교는 어불성설인 건 맞다. 하지만 궁금해진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수많은 그 시범단지들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미래로 다가와 있는가? 지난 20여년간 도시 혹은 주택 관련한 영역에서 ‘테크’는 분양가 인상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철저히 부역해 왔다. 철저한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 유시티니 스마트시티들이 선정되었다.

IT 칼럼 구독

이 정부의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은 ‘U시티’가 출발점이었다. 20년간 기술이 축적되어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킬 ‘무기’가 준비되어 있다고 믿어도 될까. 이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창한 구호가 하늘을 찌르는 상황에서 더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스마트시티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정부의 수많은 육성사업은 과연 ‘뉴 노멀’인가?

<도안구 테크수다 발행인 겸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