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숙원사업 중부권광역물류센터 첫 삽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 기공식’이 지난 3월 30일 대전 남대전물류유통단지 내 건립부지에서 열렸다.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왼쪽에서 7번째)과 권선택 대전시장(왼쪽에서 6번째) 등이 시삽식을 하고 있다. / 우정사업본부

경제가 발전할수록 제품의 질에 못지 않게 제품에 대한 접근성이 중요하다. 아무리 값진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물류망을 통해 적시적소에 배달되지 않는다면 제품의 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물류는 국민의 삶의 질 개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물류는 부의 분배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모든 국민의 일상생활에 근접해 있는 것이 우체국물류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측면에서 3월 30일 대전광역시 동구 구도동 남대전종합물류단지 내에서 열린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 기공식은 의미가 배가된다.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는 오는 2018년 말 준공될 예정이다.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는 축구장 4개 크기의 연면적 2만6631㎡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진다. 연간 2억개의 소포를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소화하고 있는 소포물량의 절반이다. 또 구분된 소포는 우편집중국을 거치지 않고 각 우체국으로 바로 운송돼 처리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국가 물류의 중심이 되는 대전지역에 대규모 우편물류센터를 건설하고, 전국적인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민의 생활편의와 지역 경제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는 우정사업본부의 숙원사업이었다. 홈쇼핑·인터넷쇼핑에서 쏟아지는 물량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전국에 분포한 6개 우편물류센터, 24개 우편집중국, 그리고 대전교환센터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렸다. 우정사업본부는 연간 40억개의 우편물을 소통하고 있다. 편지 등 통상우편물은 10년 넘게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택배 등 소포우편의 처리물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소포우편 증가율에서도 입증된다. 2014년에는 22.5%나 늘어났다. 2015년은 다소 주춤하며 0.01% 감소했다. 2016년에는 다시 12.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연간 40억개라는 엄청난 물량이 전국 3600여개 우체국에 접수돼 우편물류센터와 우편집중국을 거쳐 다시 우체국을 통해 수신자에게 착오없이 배달된다. 만일 서울 서대문에 사는 사람이 경북 영천의 부모님에게 소포를 부치면 그 소포는 서대문우체국에 접수돼 서울우편집중국-대전교환센터-대구우편집중국-영천우체국을 거쳐 부모님에게 배달된다. 여기서 어느 한 부분에 착오라도 생기면 그것은 ‘소포대란’으로 이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편물류센터와 우편집중국의 역할이다. 이곳은 한마디로 우편물의 중간기착장이다. 지역의 우편물을 한 곳으로 모아 최첨단기계를 이용해 분류, 발송하는 곳이다. 우편물류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곳이라는 얘기다. 모든 우편물은 우편물류센터(우편집중국)에서 우편물류센터(우편집중국)로 전해진다.

우편 접수에서 배달까지의 모든 과정은 D+1일, 그러니까 접수 다음날까지 끝내야 한다. 여기서 신속배달의 성패를 좌우하는 곳이 바로 우편집중국이다. 우편물이 가야 할 곳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분류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이를 우체국에서 수작업으로 했다. 겉봉의 주소를 읽고 시·도별로, 또 시·군·구, 읍·면·동별로 나누느라 며칠씩 걸렸다. 우편집중국이 생기고 나선 이런 분류를 기계가 한다. 우편물 겉봉에 쓰인 주소와 우편번호를 기계가 판독해 배송지역별로 나누는 것이다. 통상 우편물은 한 시간에 3만통, 소포는 1만통씩 읽어낸다.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는 이 과정 한 단계를 생락한다. 거기다가 시간당 8만개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그만큼 배달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은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가 2018년 완공되면 매년 10% 이상 증가하는 소포 우편물이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배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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