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음주 후 간 해독법

술을 마시면 가장 힘든 장기는 간(肝)이다. 인체가 알코올을 분해·배설하여야 하는데, 2~10%만 호흡이나 땀·소변에 섞여 몸 밖으로 배출되고 나머지 90% 이상은 모두 간에서 분해된다. 그러므로 습관적인 알코올 섭취는 간을 망가뜨릴 수 있다.

문제는 간은 아주 심각한 상태까지 가지 않으면 거의 자각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피곤하고 팔다리에 힘이 없다. 자꾸 졸린다. 소화가 잘되지 않고 입맛이 없다’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음주를 하게 된다면 그 대처 및 관리법을 잘 알아 간 손상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첫째, 한 번의 과음보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마시는 것이 간에는 더 나쁘다. 술을 한 번 마시면 최소한 2~3일은 쉬어야 한다. 2~3일 정도면 정상인의 간은 충분히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다. 둘째, 수면을 충분히 취하는 것이 좋다. 간이 제일 왕성하게 일할 때는 잠잘 때이다. 보통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의 혈액이 간으로 들어간다.

셋째, 한방의 술해독법을 따른다. 땀을 내는 것과 소변 배출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적당한 목욕이나 사우나로 땀을 적당히 내주면 해독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반드시 술이 다 깬 상태에서 해야 하며, 술이 덜 깬 상태에서는 심장질환이나 쇼크가 올 수도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따뜻한 물을 마셔야 더 효과가 빠르다.

음주 후에는 콩나물국이나 배춧국, 북엇국, 귤껍질차 등이 해장에 도움이 된다. 단백질이 부족해지지 않게 적당량의 육류나 생선, 콩, 두부 등의 식물성 단백질 섭취도 바람직하다. 음주 후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위와 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적당히 먹는 것이 요령이다. 간 건강에 좋다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시술 등은 조심해야 한다.

건강설계

봄에는 우리 몸에 영양이 부족한 상태이기 쉽고 기(氣) 또한 허약하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피로가 더 심하고 후유증 또한 크다. 봄의 정취를 느끼며 한 잔 기울이는 것은 운치가 있지만 ‘과유불급’이라 했으니 살랑살랑 다가오는 술의 유혹 앞에서 절제력을 발휘해 보자.

<변희승 여의도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