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저희의 결론은….” 한 인터넷 교육 관련 업체 유모 부장의 말이다. “…그 광고는 저희와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내부적으로 조사를 해봤는데, 어느 누구도 그런 문구로 올렸다는 것이 확인되지 않았어요.”
혼자 보기 아까운 구인광고. 설 연휴가 끝난 월요일,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서 화제를 모은 게시물 제목이다. 구인광고는 이런 문구를 담고 있다. “…회사는 상사가 말하면 직원이 ‘네, 알겠습니다’를 좋아합니다. 직원이 불만이 많고, 인상을 쓰고, 말이 긴 거 싫어합니다. 다혈질, 덜렁대고, 성격 급한 것 자체도 너무 싫어합니다.(후략)” 글을 올린 이가 게시한 다음 캡처에는 ‘회사가 안 뽑는 사람’의 리스트가 나열되어 있다.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 주위 사람에 돈 꾸고 잘 안 갚는 사람….’
2월 23일 ‘혼자 보기 아까운 구인광고’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올라온 글. 해당 업체는 그런 내용의 구인광고를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일간베스트저장소
이 ‘구인광고’는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다른 커뮤니티에 펌된 이 게시물에 대한 반응. “인사 담당자가 저 지경이니 회사 수준 알 만하네.”, “저 회사 최소 사장몬 정회원”, “사장몬께서 알바에게 호되게 당하셨나. 왜 그러지.”
사장몬이란 최근 ‘알바가 갑이다’라는 알바몬에 대항(?)해 만들어졌던 자영업자 사장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다. 해프닝 끝에 사장몬 카페는 폐쇄됐다.
그나저나 저 회사는 도대체 어떤 회사일까. 애초 올라온 게시글엔 회사명이 없다. 다음과 같은 언급은 있다. “하는 업무는 서류입력 업무와 간단한 민원응대 업무입니다. 자꾸 어떤 일을 하는 거냐고 물어보면 난처합니다.” 회사 이름은 없었지만, 담당자 연락처는 캡처 이미지에 노출되어 있다. 이메일 등을 단서로 검색을 해보면 한 인터넷 교육업체가 나온다. 다른 구인 글은 저 글에 비하면 비교적 정상적으로 보이는(?) 업무소개 글이 올라와 있다. 그 담당자와 통화했다. “제가 올린 것은 아니에요. 지점들이 있는데, 어차피 한 군데에서 신청을 받아야 하니 제 이름과 연락처를 올리는 것이고… 제가 올리지 않은 것은 확실합니다.” 사실, ‘혼자 보기 아까운 구인광고’가 ‘오늘의 유머’에 올라오기 전 구인구직 사이트 등에 실제 올라온 글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앞의 ‘혼자 보기 아까운 구인광고’에 대해서는 이런 반응도 있었다. “제 생각엔 저건 구인광고가 아니라 전에 일했던 직원 저격 글인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자작 글?
처음으로 돌아가 첫 게시자의 다른 게시 글을 살펴보았다. 2013년 6월에 취업했다는 글에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콜센터 일이 진짜 스트레스’라는 글이 나온다. 글 내용을 보면 교육 관련 인터넷 상담일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일을 그만두고 워킹홀리데이를 갈지 고민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니까, 애초에 글을 올린 사람은 최소한 관련 업계에 종사했던 사람이다. 다시말해 이 글은 자신이 일했던 회사를 그만두면서 ‘한 번 엿먹어 봐라’ 하고 당한 걸 비꼬아 올린 글일까? 아직 속단할 단계는 아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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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숙취’ 해소 될까?
“민심은 옳다…나부터 반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