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탐색]보물선 돈스코이호 쫓는 권력 재벌 탐사가 …보물선을 둘러싼 막후 움직임

보물선 톤스코이호를 쫒는 권력 재벌 탐사가
원희복 지음·공명·1만6000원

2000년 12월 20일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가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돈스코이호는 러일전쟁 때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이다. 러시아 발틱 함대의 전쟁자금을 옮겨 실은 돈스코이호에는 영국제 소버린 금화와 러시아 금화, 금괴 등이 담겨 있었다. 이것들의 가치는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으로 평가됐다.

이 배를 발견한 것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해양연구소다. 탐사에 대한 비용 70억원은 동아건설이 댔다. IMF사태로 구멍난 국가재정에 기여를 하겠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했다.

이 보물선 프로젝트에는 IMF사태 이후 침체한 국민 분위기를 반전하고 싶었던 정권의 필요성과 이를 통해 재기를 모색하려 했던 동아건설의 막후 움직임이 결합해 있었다. 또한 동아건설은 내부 검토 결과 돈스코이호 탐사내용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하면 별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거기다 관련한 해상 프로젝트까지 수주하면 침체된 국내 건설경기까지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활로였다.

그러나 이 보물선이 발견되자마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러시아와 일본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등 외교문제가 빚어졌고, 퇴출시키려 했던 동아건설의 주가가 폭등했다. 게다가 보물선을 둘러싸고 투기자본의 머니게임까지 가세하면서 보물선의 발견은 복잡한 국제문제로 비화했다.

신간 탐색

지은이는 돈스코이호 발견 당시 해양수산부를 출입하며 이를 취재했던 현장 기자다. 지은이는 1905년 돈스코이호가 배를 일본 해군에게 내줄 수 없다며 스스로 침몰을 택했던 20세기 초반의 역사부터 돈스코이호 발견으로 재기를 모색했던 동아건설이 결국 재기에 성공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된 2000년 초반의 한국사까지 훑어내고 있다. 보물선의 발견이라는 만화에나 나올 법한 흥미로운 사실 뒤에는 정치·사회·역사·외교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