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郵政)이야기]우체국쇼핑이 사랑받는 이유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주부들은 장보기가 겁난다고 한다. 설을 앞두고 채소와 육류, 과일 등 제수용품의 체감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설 차례상을 준비하는 데 드는 비용은 4인 가족을 기준으로 25만원 선이 될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추석보다 1만원 정도 줄어든 것이다. 선물 비용은 더 줄었다. 17만원 선으로 지난 추석보다 4만원이나 낮아졌다. 그래도 설 차례상 준비와 선물, 세뱃돈까지 합하면 가구당 60여만원이 훌쩍 넘을 것이라고 한다. 얄팍해진 지갑은 실속 있는 소비를 부르게 마련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직거래 장터를 찾는 사람이 느는 것도 그런 이유다. 특히 싸고 질이 뛰어난 우리 농수산물만 취급하는 직거래 장터인 우체국쇼핑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은 더 커지고 있다.

설을 맞아 실시하는 ‘우체국쇼핑 설맞이 할인대잔치’에도 고객이 줄을 잇고 있다. 1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에서 과일 등 제수용품과 한우 등 고급선물을 비롯해 지역특산물 7196개가 판매된다. 이들 상품은 전국 3600여개 우체국 창구와 우체국 쇼핑몰(mall.epost.kr), 우편고객만족센터(1588-1300)에서 최대 30%까지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우체국쇼핑은 올해로 30년째를 맞는다. 사람으로 치면 가정과 사회에 모든 기반을 닦는다는 이립(而立)에 해당한다.

설을 맞아 실시하는 ‘우체국쇼핑 설맞이 할인대잔치’가 10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행사에서 과일 등 제수용품과 한우 등 고급선물을 비롯해 지역특산물 7196개가 판매된다. | |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체국쇼핑은 농수산물 시장이 개방된 1986년 농어촌 지역경제 활성화와 판로 개척을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데 우체국 배달망을 활용하자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순창 고추장, 완도 김 등 9개 업체, 11개 지역특산품을 소포로 배달했다. 말 그대로 ‘부가적인 우편서비스’ 수준이었다. 매출도 1100만원에 불과했다. 1999년 본격적인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발전을 거듭했다. 현재 전국 우체국 물류망을 통해 지역특산물 9800여종이 판매되고 있다. 2000년부터는 생활용품과 제철식품 등도 상거래에 포함시키면서 취급품목이 무려 11만여개로 늘어났다. 우체국쇼핑에 입점한 업체 수도 5년 전보다 5700여개가 늘어나 현재 9000개가 넘는다.

우체국쇼핑 성장의 저력은 무엇보다 ‘품질관리’에서 나온다. 지난 한 해 소비자 민원발생률이 0.08%에 불과했다. 물론 이 수치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그만큼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얘기다. 고객만족의 선행조건은 품질이다. 우체국쇼핑의 품질관리는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우체국쇼핑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매년 갱신절차를 받아야 한다. 또 상품 선정과정도 까다롭기는 마찬가지다. 우체국쇼핑에 입점하기 위해선 위생상태·원산지 현지실사→전문가와 소비자의 현장조사→국가공인 검사기관의 품질 점검을 통과해야 한다. 특히 선물이 많은 명절 기간에는 불시에 생산현장을 방문해 위생과 품질에 이상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제품은 최고의 신선도를 유지한 상태로 전국 3600여개의 우체국 물류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즉시 전달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쇼핑몰에 비해 현저히 가격이 싼 것도 우체국쇼핑의 경쟁력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수수료다. TV홈쇼핑 수수료는 판매액의 15~20%에 달한다. 인터넷 쇼핑몰은 8~15% 수준이다. 우체국쇼핑은 4%에 불과하다. 30년째 변화가 없다. 1986년 농수산물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의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 만든 취지를 한마음으로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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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쇼핑이 사랑받고 있는 진짜 이유인지도 모른다.

<김경은 출판국 기획위원 jj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