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팔려고 1만2개나 준비했는데, 나가버렸으니 어쩔 수도 없고….” 한 누리꾼의 코멘트다. 10월 8일, 한 쇼핑몰이 내건 광고가 누리꾼의 주목을 받았다. 샴푸 광고다. 업체가 내건 메인 카피는 다음과 같다. “소녀시대 샴푸라서 준비했는데 나가버리면 어떡하냐.” 그리고 내건 사진모델. 두 손을 머리 앞으로 모으고 있는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의 사진이다.
누리꾼의 화제를 모은 소녀시대 전 멤버 ‘제시카’를 내세운 샴푸 광고.
제시카 소녀시대 ‘퇴출’을 둘러싼 논란은 연예전문 매체에 맡겨두자. 여기서는 ‘저 광고가 나오게 된 사연’을 알아보자. 일단 딱하긴 하다. 화제를 반짝 모은 뒤 이 프로모션은 종료되었다. 기자가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팔린 개수는 74개였다.(현재는 이 아이템 자체가 삭제되었다) 9928개가 남았다. 화제를 모았지만 ‘구매’로 연결되진 않았다. 저 광고문구는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물건을 내놓은 회사에 연락해봤다. 화제가 되었다는 것을 잘 모르는 듯했다.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돌아온 반응. “저희로서는 나쁘게 들릴 수밖에 없네요. 계약이 만료되지 않은 것은 맞는데, 예민한 시점에 그렇게 문구를 잡은 것은 우리에겐 도움이 안 될 것 같은데요.” 어어. 듣고 싶던 답은 이게 아닌데. 계속되는 설명. 소녀시대는 회사의 ‘본사’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을 맺을 당시에는 제시카도 멤버였던 것은 맞다. 회사 측은 소녀시대의 소속사인 SM과 계약을 맺으면서 초상권과 개인서명 등이 들어간 서류를 넘겼다. “제시카가 제명된 후 단체사진은 어쩔 수 없고, 단독사진은 지웠던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어떻게 광고가 저렇게 나왔는지 알 수 없네요.”
누리꾼들로부터 ‘약 빨고 만든 광고문구’라는 소리를 들었던 저 광고문구는 처음 화제를 모았던 그 쇼핑몰에서 만든 것으로 최종 확인되었다. ‘지구에서 가장 친절한 고객센터’라더니, 여러 차례 용건을 남기고 페이스북 담당자에게 메시지로 용건을 남겼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다. 거의 퇴근시간에 가까워서야 그 쇼핑몰 관계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 관계자는 쇼핑몰 이름은 기사에서 거론하지 않기를 간청했다. “상품 담당자들로서는 사이트가 핫하고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든 문구인데, 아무래도 이게 내부적으로 이슈가 되니까 만든 분께서 곤혹스러워 하는 것은 사실이네요.”
이 관계자는 “현재는 그 프로모션이 종료되어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기자가 사전에 메모한 주소로 들어가 보니 상품판매는 중단되었지만 여전히 URL은 살아 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사작성 시점엔 최종 삭제되었다. 그렇다고 안 파는 것은 아니다. 해당 쇼핑몰에서 샴푸 상품명으로 검색하면 “언제 어디서나 물 없이도 보송보송 산뜻하게!”라는, 상품의 특성을 강조하는 다소 밋밋한 제목으로 바뀐 소녀시대 샴푸를 만날 수 있다. 프로모션 상품이 아니라서 조금 비싸진 것이 아쉽긴 하다. 새로 만든 광고에서도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소녀시대 샴푸이지만, 논란이 되었던 배경의 제시카 단독 사진은 여전히 희미하게 살려놨다. 본사의 클레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를 디자인한 분의 버티는 ‘뚝심’이 느껴진다. 건투를 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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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국민이 바뀌란 소리냐?
대통령 말씀에 또 답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