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TV]드라마엔 너무 사랑스러운 음악

선선한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안방극장에는 음악 드라마 바람이 불어온다. 대중음악·클래식 등 음악계를 배경으로 실제 가수들이 등장하고, 음악이 드라마 전반을 지배한다. 음악은 또 하나의 주인공이 된다.

가을 음악 드라마 행렬의 포문은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가 열었다. 17일부터 방송된 이 드라마는 굴지의 연예기획사 아나(AnA)를 배경으로 한다. 상처를 입은 남녀 주인공이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서로 상처를 치유하면서 꿈도 이루는 이야기다.

아나 대표이자 천재 작곡가인 이현욱(정지훈)은 연인을 잃은 후 은둔생활을 한다. 우연히 여자친구 동생이자 천재적인 음악적 감수성을 지닌 윤세나(크리스탈)를 만나 ‘키다리 아저씨’로 나서는 내용이다. 주연인 비(정지훈)와 에프엑스의 크리스탈(정수정)을 비롯해 가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인피니트 엘과 호야, 베스티 해령 등 아이돌 스타도 총출동한다.
이 같은 드라마의 주요 배역은 가수들이 차지한다.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 SBS제공

10월 18일부터 방송하는 SBS 주말드라마 <모던 파머>는 귀농한 4명의 록밴드 멤버들의 꿈과 우정을 그리는 휴먼코미디 드라마다. SBS <결혼의 여신>을 연출했던 오진석 PD와 tvN <롤러코스터>, <푸른 거탑> 등을 집필했던 김기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농촌과 음악이라는 소재를 끌어와 ‘힐링’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기획의도. 그룹 에프티아일랜드의 이홍기와 그룹 AOA의 민아, 김재현 등 가수 출신 연기자들과 이시언, 이하늬 등 노래 실력이 뛰어난 배우들이 가세했다.

다음달 방송 예정인 KBS2 <내일도 칸타빌레>는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화제가 뜨거웠다. 2006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동명의 드라마를 한국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했는데, 원작 팬층이 워낙 탄탄하다. 앞선 두 작품과 달리 대중음악이 아닌 클래식을 주제로 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내용은 클래식에 대한 꿈을 키워가며 열정을 불태우는 열혈 청춘들의 사랑과 빛나는 성장 이야기다. 뮤지컬 배우로 시작해 무대와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활동하는 주원이 남자주인공을,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수준급 노래 실력을 인정받은 심은경이 호흡을 맞춘다. 그룹 타이니지 출신의 배우 도희도 출연한다.

KBS <내일도 칸타빌레> | KBS 제공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과 잘 짜여진 이야기가 만났을 때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천하무적이다. 따라서 한두 곡의 주제곡이 쓰이는 정도가 아니라 음악이 전체 이야기를 관통한다. 드라마 제작사 입장에서는 OST 수입이라는 부가수입도 노릴 수 있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의 OST 첫 주자 로꼬&마마무의 ‘이 노래’는 공개되자마자 온라인 차트 10위권에 오르며 음악의 힘을 과시했다.

만국 공통어인 음악을 무기로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의 안방극장으로 진출하기도 용이하다. K팝 스타들의 주인공 기용은 해외 진출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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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음악 드라마는 새로운 스타의 산실로도 꼽혀왔다. 클래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로 김명민이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했고, 가요계를 무대로 한 <미남이시네요>는 장근석과 박신혜를 한류 스타로 만들었다. 또 <미남이시네요>는 K팝을 소재로 한 드라마 내용과 K팝의 인기가 맞물리면서 일본 내 한류에 불을 지폈다. 이번 음악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한류 스타의 탄생을 기대해보는 것도 좋겠다.

<박은경 경향신문 엔터·비즈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