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조직문화가 변해야 ‘스마트워크’가 산다

스마트워크(Smart Work)는 이미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약속한 IT비전 중 하나였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내에서 스마트워크는 여전히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다. 스마트워크는 ‘정보기술(IT)을 이용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하는 유연한 근무형태’를 뜻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한국의 노동시간당 생산성은 2012년 기준 OECD 34개국 가운데 28위일 정도로 여전히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스마트워크의 3대 요소는 사람, 공간, 그리고 IT이다. 이 요소들을 살펴보면 스마트워크의 성공요인과 함께 국내에서 스마트워크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를 파악할 수 있다.

첫째,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는 기업은 먼저 직원 개개인의 업무 스타일과 업무 속성, 근무 형태를 분류할 필요가 있다. 직원은 크게 ‘이동형 노동자’(Mobile Worker) 또는 ‘오피스 노동자’(Office Worker)로 나눠진다. 기업은 직원 각자에 적합한 일하는 장소, 협업하는 방식, 필요한 IT 도구 등을 파악해 직원 개개인에 맞는 스마트워크 환경을 제공해주고,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자신의 업무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과 민첩성’을 제공해야 한다. 사소한 내용까지 상사에게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명하복 문화에서 스마트워크는 결코 활성화될 수 없다.

둘째, 업무 공간에 대한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 기존의 1인1좌석제(Fixed Desk)는 사무실 공간이 많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직원의 출장 및 휴가, 외근 시에는 공간이 낭비된다. 반면에 비지정좌석제(Non-Fixed Desk)는 보다 적은 사무실 공간이 필요하므로 공간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더불어 원격근무 또는 재택근무는 직원들에게 근무공간에 대한 다양성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결국 전체 직원들의 만족도 향상뿐만 아니라 회사 브랜드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유능한 핵심 인력을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직원 스스로 자신이 일하는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할 때 스마트워크는 비로소 완성된다.

직장 내 다양한 공간에서 스마트워크를 실시하고 있는 구글 직원들의 모습 | 구글

셋째, 스마트워크를 실제 업무환경에서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조직 및 개인의 IT 활용 능력이 중요하다. 회사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스마트워크를 지원하는 IT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직원 개개인은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 및 각종 도구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스마트워크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를 이용하든지 간에 회사의 업무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업무의 연속성이 보장된다.

사실 스마트워크는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로, 유럽에서는 일하는 방식 및 환경의 변화라는 의미의 NWOW(New Way & World of Working), 북미에서는 ‘동적인 업무방식’(Dynamic Work) 또는 ‘유연한 근무환경’(Flexibility Workplace) 등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기술뿐만 아니라 새로운 업무환경과 그에 맞는 조직문화를 주요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스마트워크를 너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하고 있다. 단지 IT 인프라를 정비하고 직원들에게 스마트기기를 제공하고 스마트워크 센터와 같은 시설을 만들어 놓는다고 해서 스마트워크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채로 스마트워크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및 실망스런 결과만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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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크를 제대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직원 개개인에게 ‘권한 위임에 기반한 자율성’을 제공하고, 자신이 일하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근무공간의 유연성’을 제공해야 한다. 테크놀로지는 그러한 문화를 지원하는 도구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조직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국 기업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