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찬의 눈]새누리당의 야만적인 막말

세월호 참사 100일이 지났다. 유가족들이 요구한 세월호 특별법은 결국 시한을 넘겼다. 기약도 없이 표류하고 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오만과 야만이 합작한 결과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공천파동에 힘입어 7·30 재·보선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자 태도를 180도 바꾸어 세월호 특별법을 무력화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급기야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기본적으로 교통사고”라고 했다. 뒤이어 한 말은 인용하기조차 두렵다. 천안함과 비교해 세월호 참사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역대 최강의 막말이라 할 만하다. 최근 여당의 기류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비참하다. 한마디로 야만적이다.

지난 100일 동안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세월호를 직접 언급한 문서만 1000만건이 넘는다.(세월호, 여객선, 진도, 팽목항, 안산, 단원고 키워드로 검색했다) 하루 평균 10만건이 작성되거나 유통됐다는 얘기다. 통상 특정 키워드가 하루 3만건이 넘는 언급량을 기록하면 모든 언론의 톱뉴스가 된다. 그런데 하루 평균 10만건씩 100일이 지속됐다. 참사 이튿날인 4월 17일에는 37만건이 넘었다. 최근 10일 동안에도 70만건이 넘는 언급량을 기록했다. 아직도 진행 중인 전무후무한 규모다. 이 대형 참사를 두고 쏟아내는 새누리당의 막말은 전 세계 정치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같은 당의 심재철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을 반대하는 취지의 카톡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여당은 고사하고 공당 맞는가.

국민들은 물었다. 국가는 무엇인가. 정부는 무엇인가. 정치는 무엇인가. 또 이 사회는 무엇인가. 이렇게 무능한 국가권력과 분노한 국민이 부딪치고 있을 때 정치는 사라졌다. 이 실종된 정치의 주역인 여당이 불현듯 나타나서 막말을 쏟아내며 유가족들의 심장을 짓밟고 있다.

심지어 유가족의 요구를 교묘한 방식으로 왜곡하고 있다. 단지 야당 안에 포함됐던 의사자 지정, 특례입학이나 추모공원 얘기는 유가족이 단 한 번도 요구한 적이 없다. 그런데 마치 그것이 유가족의 요구인 것처럼 물타기를 하면서 여론을 조작하고 있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한결같은 요구는 철저한 진상조사다. 그것을 하기 위한 수사권 요구다. 지위 고하를 막론한 성역 없는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요구하는 것이다.

아이를 잃은 부모들이 단식농성을 한다. 친구들을 보내고 살아온 아이들이 1박2일 도보행진을 한다. 예슬이처럼 희생된 아이들의 흔적이 드러날 때마다 국민들은 아직도 불쑥불쑥 눈물을 쏟는다. 세월호 100일이 지났어도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기 ‘신호와 소음’이 있다. 7·30 재·보선 따위의 여론 흐름으로 세월호 참사가 잊혀진 것이라고 착각하지 마라. 그것은 당신들의 소음이지 세월호의 신호가 아니다. 심지어 아이를 잃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막말을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이른바 ‘국가 대개조’를 운운할 만큼 혹은 그 이상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유승찬의 눈

가족의 눈물, 그것이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신호’이고, 그 ‘신호’에 대한 첫 번째 반응은 철저한 진상규명이어야 한다. 그것은 정치인을 넘어 인간이라면 지녀야 할 최소한의 예의다.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이, 아이들이 희생된 참사 아닌가.

<소셜미디어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