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천국에 다녀온 소년-‘천국’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주)

제목 천국에 다녀온 소년 (Heaven Is for Real)

제작연도 2014년

제작국 미국

러닝타임 100분

장르 드라마

감독 랜달 월러스

출연 그렉 키니어, 켈리 라일리, 코너 코럼

개봉 2014년 7월 12일

등급 전체 관람가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이를 둔 토드 버포(그렉 키니어 분)는 작은 지역교회의 목사이자 평범한 가장이다. 넉넉지 못한 환경으로 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는 교회에서 설교를 하는 것 외에도 고장 난 차고 문을 수리하고 소방관으로 활동하는 등 생계를 위해 부지런한 삶을 산다. 하지만 4살배기 어린 아들 콜튼(코너 코럼 분)이 급성맹장으로 사경을 헤매게 되면서 큰 시련에 처하게 된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나고 콜튼은 건강을 회복하지만 이후 자신이 수술대에 누워 있던 짧은 시간 동안 천국을 다녀왔다고 고백하면서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은 새로운 혼란에 빠지게 된다.

천국에 관한 이야기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실재에 대한 의문은 어쩔 수 없이 종교적 영역을 관통해야 하고, 이는 꽤나 복잡하고 민감한 한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국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과연 내세라는 것이 존재할까? 그것에 대한 해답이 명확히 증명된다면 지금까지 지탱되어 왔던 사회체계는 물론 개개인의 삶 전반을 통치하고 조율해 오던 모든 것이 전복될 것이다.

이 작품이 지혜로운 것은 종교영화의 정체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단순하게 천국의 존재를 고집하거나 종교적 믿음만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그것을 바라보는 평범한 사람들의 갈등과 혼란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런 관점은 매우 현실적으로 보인다. 어린아이가 고백하는 천국의 경험을 가장 먼저 의심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목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다. 진실에 다가서려는 그의 노력은 점차 그를 믿고 신뢰했던 주변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돈독했던 아내와의 관계조차 흔들리게 하지만 그는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천국’에 대한 의문이란 결국 현실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큰 신념, 즉 구체적 대상을 떠난 본질적 ‘믿음’ 그 자체에 대한 의문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는 보다 보편적 시각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제시하는 데 주력한다.

그래서 만약 영화의 소재만 보고 천국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나 구체적인 묘사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극적이나마 보다 거시적이고 보편적인 관점의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여지는 분명하다.

<아이언 마스크>, <세크리테리엇> 같은 작품을 통해 안정적인 연출을 선보인 랜달 월러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원작의 본질을 꿰뚫는 소박한 연출로 이야기 자체가 지닌 종교적 선입견을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주연 배우들의 담백하고 차분한 연기도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어내는 데 일조하고 있다. 특히 천국에 다녀온 소년 콜튼을 연기하는 코너 코럼의 존재는 이 영화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콜튼의 캐스팅을 위해 제작진은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힘겨운 오디션 끝에 코럼을 발견했다. 첫 연기라고는 믿기 힘든 천진난만한 꼬마배우의 매력에서 관객들은 쉽게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터치스크린

이 영화는 국내에도 ‘3분’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어 있는 동명의 원작도서를 기초로 하고 있다. 실제 저자가 아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2011년 출간 당시 발행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며 화제를 모았는데, 뉴욕타임즈에서 175주간 베스트셀러 순위를 기록했고, 세계적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는 종합순위 1위는 물론 최단기간 260만부 밀리언셀러 기록 등을 세웠다.

<최원균 무비가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