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TV]또 출생의 비밀, 막장이 아니길

아이가 바뀐다. 한복 명문가의 외동딸(오연서)은 길을 헤매다 차에 부딪힌다. 기억을 잃은 아이는 사고 운전자의 손에서 길러진다. 양엄마는 보리밥을 먹다가 딸의 이름을 보리로 짓기로 한다. 장은비라는 본명 대신 장보리라는 이름을 얻게 된 그는 천덕꾸러기 양딸로 자란다.

보리의 자리는 가난한 친부모의 존재를 속이고 들어간 양딸 연민정(이유리)이 차지한다. 민정은 아름답고 능력도 있지만 출생의 비밀을 숨기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뒤바뀐 아이, 뒤바뀐 운명, 친부모와 양부모 사이의 고민…. MBC 새 주말 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다루겠다고 말한 내용이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내용의 이 드라마는 김순옥 작가가 집필한다. 김순옥 작가의 대표작은 드라마 <아내의 유혹>(2008~2009)이다. 현모양처였던 여자가 남편에게 버림받고 가장 무서운 요부가 되어 예전의 남편을 다시 유혹하여 파멸에 이르게 하는 복수극이었다. 빠른 극 전개와 자극적인 설정을 앞세워 시청률 40%를 넘기며 큰 인기를 끌었다. 중국에서도 리메이크판이 만들어졌다. 인기 많은 한류 드라마지만, 막장의 대표 주자로도 꼽힌다. 얼굴에 점찍고 나타나 다른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여주인공 패러디는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진다.

김순옥 작가는 그동안 집요하게 복수를 다뤘다. 후속편 격인 <천사의 유혹>(2009)은 <아내의 유혹>의 남성판이다. 복수를 위해 원수 집안의 남자와 결혼한 여성과 이를 뒤늦게 안 남편이 또 다른 복수를 감행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섯 손가락>(2012)에서는 악기 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암투 및 복수를 그려냈다. 김순옥 작가 작품에서는 내용보다 장서희, 김서형, 이소연, 채시라 같은 악녀 배역만 주목받았다.

MBC <왔다! 장보리> / MBC제공

김 작가의 신작인 <왔다! 장보리>도 출생의 비밀과 얽히고설킨 인간관계 때문에 막장 드라마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막장 드라마는 아니라고 시청자들을 안심시킨다.

연출을 맡은 백호민 PD는 제작보고회에서 “<왔다! 장보리>는 기본적으로 가족 드라마”라면서 “막장 요소가 있지만 중심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드라마에 극적인 장치가 많고 초반부에 아이가 없어지는 등 막장 요소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20년 만에 아이를 다시 찾아서 같이 살면서 겪게 되는 갈등 요소를 그릴 것이다. 전통 한복이 소재라는 점이 독특하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에 시달렸던 MBC <오로라공주>의 오창석이 이번 작품에도 주연을 맡았다. 그는 “막장 논란에 신경쓰지 않는다”며 “할 수 있는 모든 역할들을 다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와 명예에 대한 야심 때문에 민정과 결혼하는 이재희 역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