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넷]여승무원 옷의 비밀?

1월 초, 각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한 항공사 여승무원 복장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졌다. 이 복장 사진이 최초로 유포된 것은 지난해 8월. 퍼질 당시 붙은 이름은 ‘비행기 여승무원 복장의 비밀’이었다. 비밀이란 도대체? 답은 블라우스 하단에 팬티가 달린 것이다. 그러니까, 상의와 아래에 입는 내의가 일체형이다. 논란은 이것이다. “도대체 저 옷을 어떻게 입고 벗나요?”

많은 누리꾼은 팬티형으로 되어 있는 아랫부분에 찍찍이나 똑딱이 단추가 달려 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그런데 공개된 사진을 보면 그런 거, 없다. 비슷한 맥락에서 ‘요의’를 느꼈을 때 화장실은 어떻게 해결할까.

1월 초, 각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여승무원복. 중국 동방항공사의 스튜어디스복으로 확인됐다. | 클리앙

먼저 규명되어야 할 점. 저 승무원 복을 입는 항공사는 어디일까. 사진을 보면 애초의 출처는 중국판 카카오스토리쯤으로 말할 수 있는 웨이보다. 중국 항공사일 가능성이 있다. 둘째로, 여승무원복은 ‘알고 보니’ 모두 저런 식으로 디자인된 것일까. 실제 그럴 것 같기도 하다.

국내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홍보팀에 문의해봤다. “편하기는 하겠네요. 상의가 삐져나오진 않을 테니. 실제로 저런 것은 본 적이 없는데.” 저런 식으로 스튜어디스 블라우스를 디자인한 경우는 이 관계자가 아는 한 지금까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저 항공사는? “잘 모르겠지만 역시 중국 쪽일 듯 싶은데….”

더 검색해봤다. 스튜어디스 제복을 전문으로 하는 한 블로그에서 답이 나왔다. 중국 동방항공의 여승무원 제복이며,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 ‘크리스찬 라크로’가 디자인했다는 것이다. 사실일까. “우리 유니폼 맞습니다. 지금도 제가 입고 근무하고 있는데요.” 동방항공 관계자의 말이다.

그런데 이 항공사 관계자는 누리꾼이 자사 스튜어디스 제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정적인 이야기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포털 게시판에 퍼져 있는 사진을 봤는데, 삭제 요청을 할 생각입니다.” 워낙 많이 퍼져 있어 삭제하기가 쉽진 않아 보인다.

아무튼 애초의 게시판에서 누리꾼이 제기한 의문은 해소되지 못했다. 저 옷은 어떻게 입고 벗을까. “사진으로 보았을 때 이 유니폼은 중국 전통의상인 차파오와 거들이 함께 붙어 있는 여성용 속옷인 올인원을 변형하여 만든 의상으로 보입니다. 그림으로 볼 때 여밈은 더블코트와 같이 중앙에서 옆으로 트임이 있고, 스냅단추를 단 거 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앞을 열어서 착용했다면 이해가 가실 겁니다.” 이기오 서울문화예술전문학교 교수의 말이다.

그는 대통령 전용기 여승무원 복장을 디자인하고, 전 세계 항공기 승무원 유니폼을 비교분석한 논문을 쓴 적이 있는, 말하자면 ‘여성승무원 복장’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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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동방항공사 디자인은 기능성과 심미성을 매우 강조한 디자인으로서, 동양적 의미를 가진 연꽃을 모티브로 삼아 중국의 상징인 홍색을 현대적으로 결합한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흔히 ‘대륙의 무엇’ 식으로 폄훼해서 볼 일이 아니라는 뜻이 되겠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