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국의 대선이야기]무쇄신·무감동 민주통합당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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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이상하다. 전략도 없고 결기도 느껴지지 않는다. ‘김대중·노무현·재야시민’ 세력 3자가 모여 만든 가설 정당이기 때문인가. 한명숙 대표 등 지도부의 지도력보다는 세력간 지분 나눠먹기로 정국을 운영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기우일까?

임종석 사무총장.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느닷없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들고 나온 것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냥 정권심판론으로 가면 7:3의 일방적 우세구도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을 ‘한·미FTA 폐지’를 들고 나가는 바람에 잘해야 5:5의 혼전 양상을 자초해버린 것이니 심각한 판단미스라 아니할 수 없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한·미FTA 폐기론’을 받아치자 민주통합당은 국면전환을 서둘렀다. 한명숙 대표가 직접 나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측근 비리를 집중 공격함으로써 실종될 뻔했던 정권심판론을 되살리려 했다. 그러나 한번 내놓은 ‘한·미FTA 폐기론’이 그렇게 쉽게 사라질 리는 없는 법이다.

‘한·미FTA 폐기론’ 주장으로 민주통합당은 애써 쌓아올린 지지율을 상당히 까먹었다. 새누리당의 추격을 허용하게 된 것이다. 

국면전환이 절실히 요구됐던 바로 그때 민주통합당은 공천을 시작했다. 그러므로 1차, 2차 공천발표에는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하고 일거에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특단의 승부수가 들어 있어야 했다. 선거 정국을 전략적으로 주도해나가는 정당이라면 그래야 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1, 2차 공천은 “충격도 없고, 감동도 없는” 하나마나한 공천이었다. 공천을 받은 대부분의 후보들이 전·현직 국회의원들이라는 것을 보면서 변화, 쇄신, 희망을 떠올린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심각한 것은 이 명단에 1심 유죄판결을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과 그 전날 불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이 포함된 것이었다.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되어야 한다는 헌법정신을 가볍게 생각하자는 뜻이 아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어느 때보다도 도덕성과 개혁성이 강조되는 공천 초기 국면의 주도권을 이 두 사람의 공천 때문에 놓쳐버렸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국면전환과 공세적 정국운영이 필요할 때 오히려 공격거리를 제공하는 또 다른 전략적 오류를 범한 것이다.

이화영 전 의원.

모바일 국민참여 경선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투신자살 사건은 공천국면 전반에 걸쳐 민주통합당에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안겨 주었다. 당장 민주당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야심차게 준비해 온 모바일 경선에 대한 기대와 신뢰에 금이 간 것이 아프다.

민주통합당은 압도적으로 유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쫓기는 신세가 됐다. 국면 반전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처지에 빠져버렸다. 왜 이렇게 된 것인가. 문제는 하나, 리더십이다. 민주통합당에는 확정적인 대선주자가 없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있으나 야권 전체가 문재인 고문의 리더십에 의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한명숙 대표가  관리형 대표인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므로 더 이상의 강한 리더십을 기대할 수도 없다. 이것이 민주통합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자충수만 두다 선거국면의 주도권을 박근혜 위원장에게 빼앗긴 이유다. 과연 민주통합당은 실종된 리더십을 빠른 시간 내에 복원시킬 수 있을 것인가. 민주통합당의 운명은 바로 여기에 달려있다.                               
               
<정치평론가·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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