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우체국의 사회공헌엔 특별한 게 있다

요즘 기업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국민을 위해서, 소비자를 위해서, 지역사회를 위해서, 소외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어떤 사업을 할지 궁리하고 그런 활동을 홍보하는 일을 전담하는 업무 단위도 생겨났다.

돈이 안 될뿐더러 돈이 들어가기만 하는 이런 활동을 기업이 경쟁적으로 하는 까닭은 이윤 창출의 원천인 지역사회를 보전하고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2012년도 공익사업 킥오프 행사에서 우정사업본부 직원들과 어린이들이 사랑과 나눔이 널리 퍼지기를 기원하며 나팔을 불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에 관한 한 우정사업본부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지난 2월 21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김명룡 본부장과 조흥식 공익사업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외부 사회복지 전문기관 대표들과 함께 ‘2012 우정사업본부 공익사업 킥오프’ 행사를 개최한 데서도 그런 의지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우정은 국가 행정이면서 공공서비스이고 공익사업이다. 그런데 규제라든가 사유지 수용과 같은 업무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민원을 발생하는 일이 드물다. 전국 구석구석까지 닿는 우체국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연중 집배원이 가가호호 방문하며 주민과 긴밀하게 스킨십을 하고 있다. 집배원은 벌금을 부과하고 세금을 징수하고 어떤 조치를 내리는 공무원이 아니라 뭔가를 주러 오는 ‘사랑의 메신저’로 국민 인식 속에 자리잡고 있다. 집배원은 어느 나라에서나 소방관과 더불어 가장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직업군으로 꼽힌다.

이처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정분야의 사회공헌활동은 특별한 점이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올해 공익사업 목표로 내세운 게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딱! 밀착한 나눔 실천’이다. 3600여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한 지역맞춤형 자원봉사 활동을 확대하겠다는 게 김명룡 본부장의 말이다.

우정사업본부는 1995년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공익활동을 시작한 이래 매년 그 예산을 늘려 왔다. 지난해까지 소외 아동·청소년, 여성 노숙자, 이주 여성, 무의탁 노인, 장애인, 저소득계층 등 44만5323명에게 총 342억원을 지원했다고 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20% 증액한 81억4700만원의 예산을 사회공헌활동에 배정했는데, 주로 앞에 언급한 저소득·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원 방식이다. 우정사업본부에는 집배원365봉사단 등 전국적으로 500여개의 봉사단이 있고, 4만3000여 직원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사회공헌활동의 큰 자산인 이들 자체 자원봉사단을 활용하는 게 첫 번째 방식이다. 이를테면 집배원365봉사단이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자원봉사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각 지역의 소외이웃과 우체국 직원 간의 일대 일 자매결연으로 매월 10만원씩 지원하는 방식도 있다. 우체국의 장점인 거미줄 같은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한 ‘지역밀착형’ 자원봉사가 가능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특별한 점은 우체국예금·보험의 활용이다. 소액서민보험제도인 ‘만원의 행복 보험’을 통해 위험 보장의 사각지대에 있는 차상위 소득계층이 1년에 1만원만 내면 사망보험금과 상해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그 예다. 저소득 계층의 경제생활 안정 지원을 위해 ‘이웃사랑 정기 예·적금’ ‘우체국 새봄자유적금’ ‘우체국 더불어 자유적금’ 등 특별 우대금리를 적용한 예금상품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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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우정그룹, 캐나다우정공사, 도이체포스트, 영국 로열메일그룹, 프랑스 우정국 등 각 나라 우정사업 주체들도 국영이든 민영이든 각자 사정에 맞는 사회공헌활동을 펴고 있다. 공통적인 것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활동이다. 우정사업본부도 우체국 현수막을 재활용하는 그린업사이클링 사업과 산림보호, 환경보전, 에너지 절약 등 녹색공익사업에 지난해에 이어 2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신동호 선임기자 hud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