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고객만족도 13년 연속 1등의 비결

요즘 경영 분야에서 가장 뜨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고객 만족(CS·customer satisfaction)이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 환경 때문일 것이다. 기업은 고객을 위해서는 간이라도 빼줄 듯이 공격적 홍보 전략을 펴고 있다. 고객 만족도 모자라 고객 감동, 고객 희열, 고객 졸도, 급기야 고객 사망(?)에까지 이를 지경이다.

올해 공공행정 부문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우편서비스가 역대 최고 점수로 1위를 차지했다.

말로만 고객을 까무러치게 만들겠다고 해서 진짜 고객의 마음이 움직일 리는 없다. 고객 스스로 얼마나 만족감을 느끼는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수치화해야 서로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만족 정도를 이렇게 지수로 나타낸 것이 고객만족도(CSI)다. 국내에서는 몇몇 기관이 각자 개발한 모델을 이용해 CSI를 측정하고 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한국산업고객만족도’(KCSI), 한국생산성본부의 ‘국가고객만족도’(NCSI), 한국표준협회의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기획재정부의 ‘공공서비스고객만족도’(PCSI)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기관의 공공행정서비스도 고객 만족의 대상인 것은 당연하다. 요즘 정부와 정치권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친서민 정책’ ‘친서민 행정’ ‘친서민 행보’ 등이 바로 기업으로 치면 ‘고객 만족 경영’(CSM)인 셈이다. 실제로 각종 CSI 조사가 대부분 공공행정서비스 부문을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우체국의 핵심 업무인 우편서비스는 고객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까. 우편서비스를 포함한 공공행정서비스의 평가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발표하는 NCSI와 KCSI로 판가름이 난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조사는 우편서비스를 포함한 행정기관의 공공서비스를 평가하는 양대 지수로서 전통과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9월 29일 발표된 KCSI 조사 결과는 우정인에게는 가슴 뭉클한 것이었다. 48개 제조업과 44개 서비스업, 1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우편서비스가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수위에 오른 것이다. 우편, 전력, 수도, 등기소, 철도, 지하철, 고속도로, 세무서, 치안, 교육 등 10개 공공서비스 가운데 우편이 77.2점으로 1위, 전력이 76.6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최하위는 교육서비스로서 49.9점을 받았다. 이 조사는 면접원이 직접 가구를 방문해 일대 일로 면접하는 방법으로 이뤄진 것이다.

우편서비스에 대한 이번 성적은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다. 1999년 이후 13년 연속 1위를 해왔기 때문이다. NCSI에서도 우편서비스는 10년 동안 한 번도 1위를 빼앗긴 적이 없다. 우정사업본부는 공공행정서비스 부문의 평균 점수(66.8)보다 10.4점이 높은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한 데서 이번 평가의 의미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 올해부터 ‘감동의 우편서비스, 모두가 행복한 생활금융’을 내세우며 친서민 행정서비스를 편 결과라고 보기 때문이다.

CS는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2%를 우정사업본부는 지역사회와의 소통에서 채웠다. 우편과 예금·보험 상품 등의 고유 사업 외에 서민경제를 돕기 위한 지원 활동, 녹색공익사업, 우정사회봉사단과 집배원 365봉사단의 사회공헌 활동 등 국민과 꾸준히 스킨십을 해온 게 CS 부문 2관왕 10년 독주의 비결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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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취임한 후 친서민 행정서비스를 표방해온 김명룡 우정사업본부장은 “고객이 보내주신 신뢰와 사람에 감사드리며, 우체국이 가장 편안한 생활의 쉼터가 되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동호 선임기자 hudy@kyunghyang.com>